메뉴 건너뛰기

이슈 [정빛의 그저, 빛] 에스파 '쇠맛'에 파상풍 감염되겠어요
2,437 7
2024.05.23 10:14
2,437 7

에스파.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각종 숏폼 플랫폼에 어울리는 멜로디컬 노래나 이지리스닝 곡이 대세인 현재, 고퀄리티로 꽉 채운 비트의 '쇠맛'이 등장했다. 다소 단조롭고 심심했던 K팝신에 기강이 화끈하게 잡히는 분위기다. 에스파의 신곡 '슈퍼노바'가 '쇠맛 도파민'으로 귓가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13일 공개된 에스파 첫 정규앨범 더블 타이틀곡 '슈퍼노바'는 국내 대형 음원 사이트 멜론 톱100, 핫100 1위는 물론, 일간 차트(5월 20일 기준) 정상까지 꿰찼다. 다른 국내 음원 사이트 벅스, 플로, 지니 등에서도 1위를 석권한 바다. 특히 벅스에서는 발매 직후부터 8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해외 반응도 좋다. 세계 최대 오디오·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는 누적 스트리밍 수치 1800만 회를 돌파했다.

에스파가 막강한 음원 파워를 보여준 셈이다. 특히 '슈퍼노바'는 에스파만의 '쇠맛' 분위기가 한층 더 강렬하게 표현된 곡인 만큼, 많은 것을 시사한다. 최근 이지리스닝 곡이 차트를 점령하는 등 대세로 자리 잡았기 때문. 비교적 퍼포먼스 위주의 '보는 음악'을 선사해 오던 K팝 아이돌 그룹도 최근에는 듣기 '살랑살랑'한 음악을 지향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요즘의 K팝 음악이 획일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콘셉트며 분위기가 다 비슷비슷하다며 아쉽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가 계속돼야 하는데, 그룹들이 유사해지면서 '요즘 K팝이 재미없다'는 불만이다. 오히려 각 그룹의 개성과 정체성을 물씬 드러내던 예전이 지금의 글로벌 K팝을 만드는 데 한몫했다고 보고 있다.

물론 K팝 역시 이윤을 추구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성공 공식을 답습할 수 있다. 가요계에서 처음 잡았던 콘셉트가 반응을 얻지 못하면, 단번에 다시 뒤집는 일도 사실 다반사다.

그런 맥락에서 에스파는 뚝심 있게 정체성을 지켰다. 비슷한 연차의 다른 걸그룹들과 확연히 다른 노선이다. 데뷔곡 '블랙맘바'로 광야 세계관을 알린 에스파는 이후에도 '넥스트 레벨', '세비지', '걸스', '드라마' 등 다소 무게감 있는 사운드로, 이전에는 없던 '쇠맛' 장르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쇠맛'은 '슈퍼노바'에서 더 진하고 깊이 있게 음미할 수 있다.

'슈퍼노바'의 묵직한 킥과 베이스는 '사건은 다가와 Ah Oh Ay/ 거세게 커져가 Ah Oh Ay/ 질문은 계속돼 Ah Oh Ay/ 우린 어디서 왔나 Ah Oh Ay'라는 가사를 점점 더 강조시킨다. 이 구간은 곡에서 총 4번 반복되는데, 파트마다 사운드가 다르다는 점도 흥미롭다.

현재 음악 시장에서는 숏폼의 영향력이 큰 까닭에, 대부분 훅을 강조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이 훅 구간만 잘 따면 그럴싸한 숏폼을 만들 수 있어서다. 그러나 '슈퍼노바'는 곡 사운드의 '기승전결'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들어야 듣는 재미가 더 있다. 4번에 걸쳐 반복되는 이 파트도 구간마다 사운드를 달리해, 곡의 전개를 더 고조시킨다.

해당 파트와 더불어 '원초, 그걸 찾아'라는 가사는 'K팝 근원'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K팝'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칼군무로 노래 부르던 'K팝 문화'가 아닌, 멜로디 위주의 '팝'이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 최근의 K팝 아이돌 노래도 멜로디컬 팝과 장르가 흡사하다는 반응이 많다. 이러한 점에서 에스파는 'K팝 본질'을 꿰뚫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린 어디서 왔나', '원초, 그걸 찾아' 가사가 유독 힘차게 들리는 이유와도 같다.

또 이 가사들은 에스파의 탄생 기원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도 박수가 나온다. 데뷔 당시때 부터 에스파는 작곡가 유영진의 색이 뚜렷한 팀이었다. 그러나 유영진이 SM을 떠난 지금, 에스파는 유영진의 흔적은 지워내면서도 '쇠맛' 정체성은 단단하고 지켜냈다.

이 모든 것에는 멤버들의 실력이 받쳐주기 때문에 '쇠맛' 소화가 가능했다. 최근 라이브 논란이 불거졌을 때, 에스파는 오히려 '역후광'을 본 팀이다. 화려한 퍼포먼스 속에서도 안정감 있는 라이브를 늘 보여줬던 바다. 무엇보다 다른 이지리스닝 곡들과 다르게, 에스파 노래들은 비트와 박자 등이 부르기에는 더 어렵다. 에스파 타이틀곡이 이지리스닝 곡이 된다면, 멤버들의 실력이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에스파의 청량곡, 발라드곡, 멜로디컬곡이 듣고 싶으면 다른 수록곡들을 들으면 된다(에스파는 '수록곡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경쟁사 엔터기업의 내홍 속 에스파가 여러 번 거론됐다. 이는 다른 엔터기업들 역시 에스파의 행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금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에스파 팬들은 오히려 '에스파 밟으실 수수수수퍼노바'라는 밈으로 짜릿하고 영리하게 유희하는 중이다.

이러한 에스파의 기세는 또 다른 더블 타이틀곡 '아마겟돈'으로 이어갈 전망이다. 에스파는 오는 26일까지 '슈퍼노바'로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고, 27일에 정규 1집을 발표한 뒤부터 '아마겟돈'으로 활동한다. '아마겟돈'으로 계속될 에스파의 '쇠맛 도파민'에 벌써부터 파상풍이 걱정된다. 참고로 파상풍은 녹슨철, 못 등에 있는 파상균에 의해 감염되는 병이다.

https://v.daum.net/v/20240523060013604

목록 스크랩 (0)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어스킨 X 더쿠💛] 모!처럼 달!라진 일주일을 선사하는 <디어스킨 리얼모달> 체험 이벤트 206 06.21 81,906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529,935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365,13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776,45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3,029,62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915,27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4 20.09.29 2,822,59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2 20.05.17 3,509,47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5 20.04.30 4,071,74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529,82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43776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에멘탈 식당 입니다~ 05:45 52
2443775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치즈냥 식당입니다~ 05:43 53
2443774 이슈 어제 최신밈 대잔치였던 보이넥스트도어 영통팬싸ㅋㅋㅋㅋ.x 04:52 531
2443773 유머 엄마 아이바오한테서 발기술 제대로 배운 듯한 루이바오 🐼 1 04:46 1,145
2443772 유머 새벽에 보면 엄청 시원해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57편 1 04:44 469
2443771 이슈 허웅이 유명해서 억지로 비난받고 있다는 한 농구 커뮤.jpg 10 04:40 2,400
2443770 기사/뉴스 [SC리뷰] '최파타' 하차 이유 털어놓은 최화정 "일흔에 낮 12시 방송 할 수 없지 않나" (유퀴즈) 3 04:40 1,629
2443769 이슈 태연이 처음엔 싫어했다는 노래들.jpg 10 04:36 1,486
2443768 기사/뉴스 엔비디아 연례 주총 개최...주가는 '잠잠' 04:26 831
2443767 유머 우리집 막내가 쓴 시 볼 사람? 4 04:25 1,111
2443766 이슈 13명 중에 T 1명 F 12명이면 일어나는 일...twt 7 04:08 1,612
2443765 이슈 어제 저녁 중국 판다 4살 수컷 윈촨(云川), 3살 암컷 씬바오(鑫宝)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으로 출발🐼 5 03:55 1,640
2443764 유머 지난주 음방이래도 믿을듯한 20년전 이효리 스타일링 18 03:45 3,152
2443763 유머 무묭이가 들으려고 모아본 여돌 섬머송들 10 03:28 1,174
2443762 기사/뉴스 수도권 대체 매립지 공모 또 무산…"다음 달 4차 공모" 3 03:27 1,182
2443761 이슈 허웅측 기사중 가장 이해 안가는 부분 16 03:27 4,029
2443760 기사/뉴스 KCC 허웅, 사생활 폭로 협박하며 금전 요구한 전 여자친구 고소···“제2의 이선균 사태 발생하면 안돼” 26 03:26 2,977
2443759 기사/뉴스 국과수, 화성 화재 참사 "희생자 전원 질식사" 구두소견 3 03:20 1,393
2443758 이슈 북한의 MZ세대 논란이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인듯 24 03:06 5,333
2443757 이슈 중세 초상화에 노란필터가 유행한 이유 16 03:02 3,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