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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신생아 ‘안저검사’만 했어도”…의료 사각지대서 매년 수천명 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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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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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망막질환 조기 검진 가능한 ‘신생아 안저검사’
정부는 지원 거부하고 분만병원도 모르는 경우 많아
저출산 대책 쏟아내면서 정작 태어난 아이 건강은 외면
전문가 “안저검사로 실명 막고, 병 진행 늦출 수 있어”


이제 갓 30개월이 된 예준이는 앞을 보지 못 한다. 특수 제작된 안경을 써야 간신히 형체를 구분할 수 있는 정도다. 선천성 안질환인 ‘가족삼출유리체망막병증(FEVR)’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탓에 또래보다 발달도 늦어서 일주일에 세 차례 재활센터를 가야 한다. 앞이 안 보이는 대신 말이 빨랐던 예준이는 이제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짜증을 낼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예준이 아빠, 이주혁씨는 아이를 안고 달랠 뿐이다.

 

지난 17일 세종시청에서 만난 이주혁씨는 예준이를 낳자마자 실시한 신생아 검진 항목에 ‘안저검사’만 있었어도 예준이의 시력을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예준이가 태어났을 때 분만병원에서 이씨에게 준 신생아 검진 항목에는 선천성 망막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안저검사’가 없었다. 이씨는 분만병원이 준 모든 검진 항목에 승낙 체크를 했다고 했다.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돈이 아깝지 않았다. 15만원이 들어가는 영양제 주사까지도 모두 체크했다. 하지만 같은 비용이면 할 수 있는 안저검사는 검진 항목에 아예 없었고, 이씨는 예준이의 병을 모른 채 한 달을 보냈다.

 

이씨가 예준이의 눈에 이상이 있다는 걸 안 건 생후 80일이 됐을 때다. 그 전부터 아이의 눈동자가 뭔가 이상하다는 건 알았지만, 영아의 눈 검사를 해준다는 병원이 없었다. 이씨는 “집 근처의 충남대병원은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했고, 청주와 대전의 모든 안과병원에 다 전화했지만 영아는 검사를 안 한다는 대답뿐이었다”며 “지인을 통해 겨우 전주의 한 안과에서 진찰을 받았고, 곧바로 문제가 심각하니 서울대병원 김정훈 교수를 찾아가라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영아의 선천성 망막질환(IRD)을 진찰하고 치료하는 거의 유일한 소아안과 의사다. 그렇게 예준이는 생후 80일에야 제대로 된 진찰을 받았고, FEVR이라는 처음 듣는 병명을 알았다. 병의 진행 상황이 빨랐던 예준이는 이미 시력을 잃은 상태였다.

 

이씨는 “태어나자마자 안저검사를 받았으면 망막이 분리되기 전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을 수도 있었지만, 김정훈 교수님을 만났을 땐 이미 망막이 박리된 후여서 손 쓸 도리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아이의 병이 내게서 유전이 된 거라 더욱 자책감이 크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지금은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지 않는 게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힘을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선천성 망막질환으로 매년 수천명 실명

 

이씨는 소아희귀난치안과질환협회(환우회)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 소아희소난치안과질환의 실태를 알리고, 적절한 치료와 지원의 필요성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씨가 환우회를 만들기 전에는 선천성 안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아이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창구도 없었다.

 

국내 선천성 망막질환 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김정훈 교수와 환우회는 대략 매년 환자가 2000~3000명 정도 발생한다고 본다. 통계청이 매년 집계하는 장애유형별 등록장애인수에서 시각 장애인으로 등록하는 0세에서 19세까지 환자를 선천성 망막질환 환자로 보는 것이다. 작년 기준으로는 2332명에 달했다. 이주혁 대표는 “이 나이대에 시각 장애인으로 등록되는 건 사고나 후천적인 질병보다는 선천적인 요인이 대부분”이라며 “많은 부모가 아이의 병을 어떻게든 치료하려고 장애인 등록을 미루다가 10대에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366/0000993646?ntype=RANKING&sid=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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