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서울 강북구청 소속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공무원들의 이 같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공직사회 특유의 상명하복식 문화를 개선하고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는 방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강북구청 보건소 소속 팀장급 공무원 50대 여성 A씨는 지난 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A씨는 과도한 업무량과 상사와의 갈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이로 인해 지난 3월에는 병가를 신청했는데 이 기간 추가로 휴직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당초 신청한 것보다 휴직 기간이 삭감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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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공직사회 조직문화에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A씨를 포함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공무원은 10명에 이른다. 지난 3월만 놓고 보면 5명에 달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월에는 경남 양산시 보건소에 근무하던 30대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해당 공무원의 유족은 전공의 사태로 강도 높은 업무를 해왔고 이 과정에서 상급자로부터 계속 일할 것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충북 괴산군청에서는 출근한 지 62일밖에 안 된 9급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휴대전화 통화 내용 등을 근거로 상사의 괴롭힘이 있었다며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같은 달 경기 남양주시청에서도 9급 공무원이 근무한 지 3개월 만에 극단 선택을 했다. 지난 4월에는 경기 의정부시청 7급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경기 양주시청에서는 20대 공무원이 투신해 사망했다.
악성 민원인 등으로 인한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3월 경기 김포시 공무원은 악성 민원 전화와 신상공개 피해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단 공무원 사회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만연한 하방식 권위적 문화가 가장 큰 문제"라며 "과거에는 버티고 거쳐야 할 과정처럼 이해됐던 조직문화가 요즘 세대들이 적응하기에는 낯설고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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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