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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선재 제대로 업은 ‘김혜윤’, 그녀와 함께한다면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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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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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그녀가 대중의 시선에 본격적으로 들기 시작한 시점은 ‘SKY 캐슬’의 ‘강예서’다. 팥쥐, 이라이자(일본 애니메이션영화 ‘캔디캔디’에서 캔디를 괴롭혔던 부잣집 딸)의 계보를 잇는다고 보아도 무방한 캐릭터, 예서는 특출난 욕망과 야망, 하필이면 그에 걸맞은 실력까지 갖추는 바람에 인성은 챙기지 못하여, 특유의 독기 가득한 눈빛과 표정이 트레이드마크였다. 

만약 여기에 배우 개인의 매력이 더해지지 않았다면, 왜곡된 우월감과 열등감으로 점철된 질투의 화신, 이라이자급의 캐릭터에서 머물고 말았을 터. 배우 ‘김혜윤’이라는 본체가 뿜어내는, 독기로도 가릴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예서의 모난 부분을 덮으면서, 예서는 팥쥐 혹은 이라이자 계에서 조금 다른 결말을 맡게 되는 캐릭터로 재탄생하는 기회를 맞이한 게 아닐지. 

덕분에 철저하게 미움을 받아야 했던 숙명이, 미운 정이 무섭다고 나름의 애정을 받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니, 어쩌면 예서에게 김혜윤은 구원이었을지 모른다. 그리고서 그녀와 함께 또 몇 작품, 몇 인의 캐릭터를 거쳐 가며 대중이 문득 깨닫는 바는, 김혜윤의 그러한 영향력이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란 사실이다.

이어 출연한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는 상대역인 하루(로운)와 백경(이재욱) 모두, 엄청난 사랑을 받았는데 이 성과가 놀라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만화 속 캐릭터들의 이야기라는, 상당히 비현실적인 윤곽을 지닌 서사라서 보는 이들이 자칫 유치하게 여길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르마저 ‘순정’이었으니 제대로 된 몰입을 끌어내지 못했다면 등장하는 캐릭터들 모두 살아남지 못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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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사의 중심에 놓인 은단오를 김혜윤이 완벽하게 거머쥐었고, 덕분에 해당 작품이 지닌 특이한 세계관, 만화 속 캐릭터들, 그것도 이미 설정값이 정해진 조연에 불과한 캐릭터들이 주어진 운명, 설정값에 반하는 결말을 쟁취하려 애쓴다는 이야기가 묘한 설득력을 얻었다. 개연성을 획득한 것으로 사람들은 이제 한낱 만화 캐릭터들의 이야기에 정처 없이 끌려들어 갈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단오의 상대역인 하루의 ‘로운’과 백경의 ‘이재욱’에게 빠져드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전개였으리라.

사실 여기까지였다면 어쩌다 발견한, 예서의 뒤를 이어 또 한 번의 교복을 입었기에 가능한 성과라고 여긴다 해도 그다지 반박할 여지는 없었겠다. 물론 그녀의 대중적인 작품만 아는 이에 한해서 나온 반응에 불과했겠지만. 아무튼 김혜윤의 연기가 지닌 위력이 다시 한번 증명되는 계기가 찾아왔으니 바로 ‘선재 업고 튀어’다. 여기서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고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임솔’이란 인물이 되어, 있는 힘껏 운명을 거스르는 중에 있다.

그야말로 그녀의 진가가 온전히 발휘되고 있는 게, 현재의 임솔은 30대, 과거의 임솔은 10대로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뛰어넘어야 하는 연기임에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것이다. 그저 10대인 임솔도, 30대의 영혼을 지닌 임솔도 그 나이대에 걸맞은 유려한 장면을 만들어내니 단순히 교복 입은, 청소년 역할만 잘 해내는 배우가 아님을 재확인시키기 충분했다. 

덕분에 사람들은 타임슬립이 가능한 세계관을 지닌 ‘선재 업고 튀어’에 어떠한 어려움도 없이 진입하여 자연스럽게 혹은 자발적으로 임솔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그토록 살리고 싶어 한, 사랑하는 사람인 류선재에게 푹 빠져드는 결론에 이르고 말았으니, 현재 선재를 실재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배우 ‘변우석’이 광범위한 애정을 받는데 있어 김혜윤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란 불가능하겠다.

그만큼 변우석이, 배우 자체가 지닌 매력을 실어 선재를 매혹적인 인물로 만들어내기도 했으나, 사람들이 그에 제대로 발동이 걸리도록 김혜윤의 임솔이 부스터 역할을 했음 또한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니까. 비슷한 현상이 세 번 이상 발생하면 우연은 아니다. 필연이다. 이젠 인정해야 할 김혜윤이 지닌 주목할 만한 영향력으로, 그녀와 함께하는 상대는 제 역할만 잘 해내도 함박웃음을 짓게 될지도. 이 정도면 ‘김혜윤 법칙’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윤지혜 칼럼니스트 




https://www.tvdaily.co.kr/read.php3?aid=1715407599171034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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