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여사님 살려줘요"…2명이 1000인분 조리 '충격 급식' 이 학교
7,233 55
2024.05.13 10:38
7,233 55
지난달 29일 서초구청 홈페이지 '구민의 참여' 게시판에 한 중학교 학부모가 부실 급식이 심각하다는 민원 게시글과 함께 첨부한 급식 사진. 서초구청 홈페이지
지난달 29일 서초구청 홈페이지 '구민의 참여' 게시판에 한 중학교 학부모가 부실 급식이 심각하다는 민원 게시글과 함께 첨부한 급식 사진. 서초구청 홈페이지
" 여사님 그만두시면 급식실은 완전히 멈춥니다. 우리 좀 살려주세요. "


최근 ‘부실 급식’ 논란이 불거진 서울 서초구의 A중학교 교장이 조리실무사들을 찾아 설득하며 한 말이다. 공립인 이 학교는 전교생이 1000명이 넘지만, 급식을 준비하는 조리실무사는 2명에 불과하다. 정원이 9명이지만, 조리실무사들의 연이은 퇴사로 인해 결원이 생긴 것이다.

일용직을 구해서 버티던 학교는 결국 지난달에 학부모 의견 수렴을 거쳐 반찬 가짓수를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온라인에 밥과 국, 순대볶음만 담긴 식판 사진이 퍼지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교장은 “책임감을 느끼고 사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 중이지만 일할 사람이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 A 중학교 급식 관련 가정통신문. 학교 홈페이지
서울 A 중학교 급식 관련 가정통신문. 학교 홈페이지

 

교육 1번지 강남, 학교 급식실에 사람이 없다
‘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의 학교는 역설적으로 부실 급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상당수 학교가 만성적인 조리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조리사 1인당 학생 수는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이 115명으로, 여건이 가장 나은 중부(75명)와 격차가 컸다.


학교 급식실 인력은 영양사와 조리사로 구성된다. 이중 조리와 세척 등의 실무는 팀장(주방장) 격인 조리사 1명과 다수의 조리실무사가 함께 맡는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초등학교는 재학생이 1000명일 경우 최소 6명 이상의 조리실무사를 배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 고광민(국민의힘) 시의원이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에 위치한 총 58개의 초등학교 중 42곳(72.4%)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학교들은 해마다 채용 공고를 내지만 지원자가 오지 않는다. 지난해 강남서초교육청의 조리실무사 채용 경쟁률은 0.2대 1에 불과했다. 141명을 뽑는 자리에 29명만 지원했다. 올해 3월 1일자 채용에서도 서울 전역에서 총 355명의 미달 인원이 발생했는데, 이 중 강남·서초가 135명(38.0%), 강동·송파가 75명(21.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조리사는 아침 7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먼 지역에서 출퇴근하려는 지원자도 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전국적으로도 조리실무사의 채용 경쟁률은 미달 수준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조리사 명모(43)씨는 “채용 사이트에 올라오는 식당 구인글만 봐도 월급은 최소 220~230만원 수준이다”며 “근속수당조차 받지 못하는 신입 입장에선 급식실보다 노동강도가 훨씬 약한 식당 알바가 더 나은 대안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리사 부족은 고스란히 학생 피해로 이어진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영양사는 “퇴사하겠다는 조리사를 설득하고 대체인력을 구하느라 진땀을 뺀다”며 “위생 관리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11년차 조리사인 정모(57)씨는 “일손이 부족할 경우 조리가 좀 더 간편한 카레로 메뉴를 바꾸거나 반찬 일부를 요거트 등의 완제품으로 대체한다”며 “영양 문제도 있고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략-


 

노동 강도 세지만 처우는 '식당 알바' 보다 못해
 
구인난의 원인으로는 노동 강도 대비 낮은 처우가 꼽힌다. 학교 급식실은 많은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세고, 근무 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 지난해에는 조리흄(요리 매연) 노출로 인한 ‘급식실 폐암’이 산재로 인정되기도 했다.


반면, 월급은 ‘식당 알바’보다 못한 수준이다. 조리실무사의 기본급은 최저임금(206만740원)보다 낮은 198만6000원이다. 방학 기간에는 급식실이 문을 닫아 1년 중 3개월은 무급 생활을 감내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노동강도를 낮추고 조리흄 노출을 줄이기 위해 급식 조리로봇 도입을 준비 중이지만, 근본적인 인력 부족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조리과정 중 볶기·튀기기 등을 로봇이 대신하더라도 급식실 운영이 필요한 최소 인력조차 없는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대안으로 민간업체 위탁도 고려하고 있지만, 교육공무직 일자리가 사라지는 만큼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월급을 올려주려고 해도 다른 교육공무직의 임금과 동일하게 묶여있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가 교육공무직 측 단체와 집단교섭을 진행하는데, 교육청마다 예산 규모가 달라 임금 인상안을 쉽게 도출하기 어렵다”며 “특정 직군만을 위한 처우 개선도 다른 직군과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식 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조리사의 열악한 처우를 방치하면 부실급식 사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으로 교육공무직에 대한 낮은 처우 문제를 우리 사회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359827?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5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브링그린X더쿠💚] 민감한 트러블 피부의 썬케어, 브링그린 #민트썬! <브링그린 티트리 시카 톤업 선쿠션> 체험 이벤트 308 00:07 10,001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973,77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712,14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110,896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299,20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6 21.08.23 3,714,00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9 20.09.29 2,573,36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71 20.05.17 3,268,69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0 20.04.30 3,853,20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232,73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21327 이슈 강형욱에게 ( ) 표현을 쓴건 남직원이라 함 1 16:00 460
2421326 유머 은채의 스타일기 ⭐️다음 게스트⭐️ 카리나 2 16:00 143
2421325 이슈 효연의 레벨업 1화 게스트 에스파 닝닝 2 15:59 226
2421324 이슈 뉴진스 하우 스윗 (How Sweet) 뮤비 유튜브에 제한 걸렸다는 썰 14 15:58 748
2421323 기사/뉴스 ‘은폐·조작’ 김호중 소속사 임직원 전원 사퇴…폐업 수순 3 15:57 355
2421322 이슈 에스파 윈터 “라이브 호평? 연습생 때부터 핸드마이크로 불렀다” 11 15:56 384
2421321 기사/뉴스 소유진 "'실명' 이동우 위해 10시간 이상 책 녹음…10권 넘게 선물" 4 15:56 510
2421320 이슈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아서 올려보는 탈덕수용소 성별 10 15:55 1,429
2421319 유머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다가 머리로 착지하는 루이바오🐼 13 15:54 833
2421318 기사/뉴스 [속보] 양구 전방서 20대 군장교 차량안서 숨진 채 발견 14 15:54 1,881
2421317 이슈 에스파 컴백 기념 1센터 주선 웃국자 두명 모임 사진 보기.hyoning 32 15:52 1,280
2421316 기사/뉴스 [단독] 라인 'Keep' 기능 9년 만에 종료...네이버와 거리두기? 15:52 596
2421315 기사/뉴스 경서, 시티팝에 세련미 더했다…'너는 나를 뭐라 부를래' 선공개 15:52 70
2421314 유머 펭수랑 펭티비PD의 놀이공원에서 행복한 사진 8 15:51 576
2421313 이슈 상대방에 대한 느낌이 변하는 순간 6 15:51 756
2421312 이슈 영화 <관상> 대본받고 당황했다는 이정재 26 15:51 2,294
2421311 기사/뉴스 CNN, “집에 숨은 ‘외톨이 청년’ 한국 24만명, 일본 150만명” 3 15:49 615
2421310 이슈 대낮부터 팬들 오열하게 만든 나우어데이즈 현빈 3 15:49 461
2421309 이슈 이제 딱 두달 남았다는 해외 여가수 최초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jpg 13 15:48 2,152
2421308 이슈 려원이 1분 50초동안 컷없이 원테이크로 찍은 장면.twt 15:48 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