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내년에도 버핏을 만났으면"…직접 가 본 버크셔 주총[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6,431 1
2024.05.11 08:08
6,431 1

주총이 열리는 CHI 헬스센터 입장을 기다리는 주주들/사진=필자 촬영

주총이 열리는 CHI 헬스센터 입장을 기다리는 주주들/사진=필자 촬영

 


지난 5월 4일(현지시간) 미국 오마하에서 개최된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했습니다. 뉴스로는 익히 들었지만 약 4만명의 주주들이 주총이 열리는 오마하 CHI 헬스센터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앉는 단상과 가까운 앞자리에 앉기 위해 이날 새벽 3시부터 주주들은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입장이 시작되는 오전 7시까지 차가운 새벽공기를 맞으며 기다리면서요. 필자는 오전 6시 50분에 도착했는데, 운 좋게 비교적 앞쪽과 가까운 2층 관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필자의 오른쪽에 앉은 60대 미국인 주주는 10년차 주주인데, 이날 주총에 참석하려고 오전 5시 15분에 도착해서 기다렸다고 하더군요. 왼쪽에 앉은 30대 캐나다인 주주는 4년째 버크셔 주식을 보유 중이며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주총에 참석한다고 했습니다.

 

참, 이날 주총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습니다. 특히 빌 게이츠는 주총이 끝나는 오후 4시 40분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멍거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설계자'

 

멍거를 위해 기립박수를 치는 주주들/사진=필자 촬영

멍거를 위해 기립박수를 치는 주주들/사진=필자 촬영
 

주총은 작년 11월말 타계한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을 기리는 30분짜리 추모 영상으로 시작했습니다. 추모 영상이 끝나자 버핏이 주주들에게 기립박수를 요청했고 4만명의 주주들이 일제히 일어나 멍거를 기리는 박수를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버핏은 멍거를 '버크셔 해서웨이의 설계자(architect)'라고 칭송했습니다. Q&A 세션에서는 질문에 답변한 버핏이 옆에 앉은 그렉 아벨 부회장에게 자신도 모르게 "찰리?"라고 부르자 4만여명의 주주들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필자는 버핏이 일부러 그런 줄 알았는데, 옆에 있는 미국인 주주에게 물어보니 실수인 것 같다고 하더군요.

 

-생략

 

애플 지분을 13% 줄인 버크셔
 

5월 4일 버크셔 주총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로이터=뉴스1

5월 4일 버크셔 주총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로이터=뉴스1

 


첫 번째 질문은 애플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날 오전 버크셔는 지난 1분기에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을 1억1600만주(=보유 규모의 13%) 매도했으며 보유 지분 평가액이 1354억달러(약 185조원)로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4분기말의 애플 보유 지분 평가액(1743억달러) 대비 22% 급감한 금액인데, 애플 주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마침 이날 팀 쿡 애플 CEO도 버크셔 주총에 참석했기 때문에 버핏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버핏은 막대한 투자 소득에 따른 세금 때문에 애플 주식을 팔았으며 애플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버핏은 최근의 매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버크셔 주식 포트폴리오의 비중 1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버크셔는 애플 주식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할 경우 애플의 최대 주주입니다.

 

"중국에 투자 안하나요?"..."우리는 미국에 집중할 것"
 

5월 4일 주총에서 답변 중인 워런 버핏과 그렉 아벨 부회장/사진=CNBC방송 유튜브 캡처

5월 4일 주총에서 답변 중인 워런 버핏과 그렉 아벨 부회장/사진=CNBC방송 유튜브 캡처

 


이번 버크셔 주총에는 유독 중국인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한 중국인 주주가 버핏에게 "중국 전기차 회사 BYD외에 버크셔가 홍콩이나 중국 회사에 투자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자, 중국인 주주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습니다.

 

버핏이 "우리의 주요 투자는 항상 미국에 집중될 것입니다"라고 답변하자, 이번에는 미국인 주주들 사이에서 더 큰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버핏은 5년 전 일본 5대 종합상사 투자가 매력적인 투자였다고 말했지만, 버크셔의 규모를 고려할 때 외국 시장에서 충분한 주식을 매수하기 힘들다는 점을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로 들었습니다. 버핏은 "만약 정말 큰 투자를 하게 된다면 아마 미국일 확률이 아주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인공지능 사기가 다음 성장산업??

 

인공지능(AI)도 주요 화제였습니다. 이날 버핏이 받은 33개 질문 중 2개 이상이 AI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미국도 사람의 역할이 AI에 의해서 얼마나 대체될지 우려와 관심이 큰 것 같았습니다.

 

버핏은 "나는 AI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I don't know anything about AI)"라고 말하면서도 AI가 핵폭탄에 비교될 만큼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최근 버핏은 부인과 딸도 속을 정도로 AI에 의해 정교하게 만들어진 자신의 이미지와 음성을 봤다며 AI를 이용한 사기가 다음 '성장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핏은 "AI가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가, 매일 확인하지 마세요"…버핏이 추천한 책은

 

5월 4일 주총에서 설명 중인 워런 버핏/사진=CNBC방송 유튜브 캡처

5월 4일 주총에서 설명 중인 워런 버핏/사진=CNBC방송 유튜브 캡처

 


이 밖에 버핏은 여러 가지 조언도 내놓았습니다. 먼저, "멍거가 쓴 '가난한 찰리의 연감(Poor Charlie's Almanack)'은 3~4번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라며 인간의 행동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버핏 자신도 벤자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를 5~6번 읽었으며 매번 더 깊게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 있었다고 덧붙이면서요.

 

또 주주들에게 "여러분들이 매일 또는 매주 주가를 확인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매일 주가를 확인하는 사람들은 아예 주가를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수년 동안 벌어들인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버핏이 친절을 강조한 것도 눈에 뛰는 부분입니다. 버핏은 주주들에게 돈과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다른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세요(Be kind)"라고 말하며 "여러분이 친절해지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만약 여러분이 운이 좋았다면 다른 사람도 운이 좋도록 만들어보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버핏이 베푸는 삶, 나누는 삶을 강조한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생략

 

버핏은 Q&A 세션을 마무리 지으면서 "여러분이 내년에 다시 올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말한 후 "나 역시 내년에 올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장난스런 미소를 띠며 말했습니다. 내년에도 버핏의 지혜를 들을 수 있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036739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이자녹스 X 더쿠💙] 여름 꿀템🔥❄️ 얼려쓰는 비타민 수딩젤! 이자녹스 <비타맥스 아이싱 수딩젤> 체험 이벤트 138 00:12 2,02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330,536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098,51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557,54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789,57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860,16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3 20.09.29 2,745,92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0 20.05.17 3,419,13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3 20.04.30 4,004,42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425,00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34341 이슈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허기 조끼.jpg 27 02:07 1,681
2434340 이슈 세븐 데이즈 _ 내가 그댈 (2002) 1 02:05 84
2434339 이슈 당근마켓 거래취소 사유 4 02:00 1,330
2434338 이슈 9년 전 오늘 발매♬ 게스노키와미오토메. 'ロマンスがありあまる' 1 01:55 146
2434337 이슈 [KBO] 은근 맛집인 크보 유튜브의 크보모먼트 무해설 버전 01:53 607
2434336 이슈 두오모 성당 배경 성당 오빠 변우석.. 39 01:53 1,728
2434335 이슈 [연애남매] 인스타 금지 풀리자마자 럽스타부터 갈겨주는 윤재 (+윤하 좋아요) 126 01:53 6,687
2434334 유머 물 마시고 알아서 입 닦는 강아지 7 01:50 960
2434333 유머 이은지언니 20대때 남친이랑 카페테라스에서 싸우다가 남친 꼴도 보기 싫어져서.twt 4 01:49 2,402
2434332 유머 [KBO] 3번의 키즈데이를 모두 승리로 보답하는 한화이글스 2 01:46 602
2434331 유머 퇴근길 또 제지당하는 변우석 13 01:40 1,667
2434330 이슈 오픈 AI.구글 직원들의 내부고발 폭로 인류멸종도 가능 57 01:40 3,842
2434329 이슈 이거 이제 빠순이들이 밈으로 돌려씀 수고하셈 9 01:36 2,813
2434328 이슈 싸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는 밀라노 변우석 9 01:34 1,344
2434327 팁/유용/추천 조폭고딩) 드라마에서 케미 좋은 윤찬영-봉재현.twt 13 01:33 1,357
2434326 이슈 26년 전 오늘 발매♬ Every Little Thing 'FOREVER YOURS' 01:24 234
2434325 이슈 NCT 공계에 올라온 프라다 청청 재현 15 01:23 1,474
2434324 유머 당근 차단당해서 내친구 울었어 26 01:22 5,914
2434323 이슈 Right Now 뮤직비디오 속 뉴진스가 사랑의 묘약 만들기에 실패한 이유 30 01:17 2,874
2434322 유머 바이크 대회 세레머니.gif 13 01:13 1,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