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한국 떠나는 과학자의 탄식 "늦었어요, 망했습니다"
6,302 34
2024.05.09 22:56
6,302 34
 
"늦었어요. 망했습니다. 복구하는 데 20~30년은 걸릴 겁니다."

카이스트에서 물리천문학을 전공한 후 기초과학자로 일하고 있는 박찬(40) 연구원이 연신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정부와 국회가 올해 R&D(연구개발) 예산을 전년 대비 4조 원 넘게 깎은 여파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었다. 

'정부가 내년엔 삭감된 예산을 원상복구 시켜주겠다고 한다'는 기자의 말에도 "기초과학의 한 세대가 이미 포기하거나 해외로 나가거나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중간 세대가 붕괴해 그다음 세대를 키울 사람이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 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중력파를 관측해 중성자 배열이나 블랙홀의 내부 구조 등을 추론·검증하는 연구를 해왔다. 10여 년을 과학자로 일하는 동안 국내 밖으로 눈을 돌린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올 7월께부터 중국 국책기관에서 일하기로 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R&D 카르텔' 발언과 R&D 예산 삭감의 여파가 그에게도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다니던 곳에서 돌연 '계약이 어려울 것 같다'는 통보를 받고 지난해 12월 계약이 종료됐다. 국내엔 일자리가 없어 해외 100여 곳에 이력서를 낸 끝에 중국행을 결정했다.

박 연구원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안 되니까 가기로 한 것"이라며 "(정부가 해당 분야에) 관심이 없고, 어느 분야가 트렌드이고 대세인지 모르며, 키울 생각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초과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사람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며 "임금을 많이 달라는 게 아니다. 의지와 열정만 꺾지 말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계약 만료 통보... 7월부터 중국 국책기관서 일해"



- 최근 정부가 연구개발 예산을 전년 대비 14.7% 삭감해 논란이 일었다. 중장기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나?

"기초과학 분야에 한정해 말씀드리면 중장기를 생각할 필요도 없다. 당장 기초과학이 괴멸된다. 멸종된다."

- 왜 그런가?

"기초과학의 한 세대가 그냥 다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현 상황으로 설명드리자면, 예산삭감으로 일자리가 사라졌다. 지금 제 나이 때 기초과학을 하는 사람에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이 분야를 포기하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해외로 나가는 거다. 두 경우 모두 국내에는 기초과학을 하는 젊은 사람들은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이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

몇 년 후 예산을 늘리면 되지 않냐고 하겠지만 지금 기초과학 분야를 떠나면 당장 다음 후배를 키울 사람들이 없게 된다. 몇 년 공백이 20~30년의 격차를 만들어낸다. 중장기가 아닌 당장 기초과학 분야 한 세대가 사라지게 되는 거다."

"돈 되는 분야만 지원하겠다는 식... 기초과학 안중에 없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24275?sid=102

목록 스크랩 (1)
댓글 3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톤핏선 X 더쿠🩷] 덬들의 얇착톤업 생기속광을 위한 필수템! 톤핏선 비건 파데프리 핑베 테라조 쿠션 체험 이벤트 397 05.18 39,23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831,131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556,19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946,788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117,46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6 21.08.23 3,654,22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508,04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65 20.05.17 3,214,86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7 20.04.30 3,794,07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176,89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630 기사/뉴스 시흥 신도시 주민들 ‘멘붕’…10억 아파트 반토막, 3년새 무슨 일이 19:14 4
295629 기사/뉴스 전의교협 "대법원 결정 전까지 증원 모집요강 발표 멈춰야" 19:12 19
295628 기사/뉴스 연세대 기숙사 '붕괴' 우려에 학교 측 "내일 정밀 점검"(종합) 19:10 159
295627 기사/뉴스 美 상장 추진 네이버 웹툰엔터테인먼트…모건스탠리 출신 영입 1 19:03 351
295626 기사/뉴스 경찰 "'연인 살해' 의대생, 사이코패스 아니다" 결론 15 18:59 1,324
295625 기사/뉴스 내년 전문의 2천910명 줄어드나 1만여명 전공의 중 현장에 남아있는 건 600여명 9 18:56 326
295624 기사/뉴스 병원 여직원 기숙사서 불법촬영한 20대 남성, 잡고 보니 간호사 5 18:54 691
295623 기사/뉴스 [단독]KBS 손절했는데..'슈퍼 클래식' 김호중 리스크 안고 가나 [종합] 6 18:52 654
295622 기사/뉴스 “3년 뒤”…故 이선균에 이어 김호중 구설수 맞춘 무속인 ‘재조명’ 3 18:51 1,709
295621 기사/뉴스 늙으면 왜, 음식 타박을 할까? 18:50 622
295620 기사/뉴스 "이 X 이름이 뭐냐"..수영장서 손녀 소변 치우던 직원에 욕설한 가족, '벌금 70만원' 10 18:48 1,370
295619 기사/뉴스 산업부, 2600억 투입 첨단산업 이끌 석·박사 2000명 양성한다 12 18:48 421
295618 기사/뉴스 78년 황금사자기 첫 여자선수… 그녀의 모자엔 “즐기자” 2 18:39 684
295617 기사/뉴스 빅5 병원 "전공의 복귀, 거의 없어" 세브란스병원 "복귀 전공의 한자릿수 수준" 서울아산·삼성서울·성모병원 "움직임 없어" 11 18:39 654
295616 기사/뉴스 이동휘 "이제훈·마동석 노력에 묻어가…유재석 만나 닫힌 마음 열어" [MD인터뷰②] 18:33 516
295615 기사/뉴스 "보호장치 없이 인솔 못해"... 양주 주원초 현장학습 싸고 갈등 263 18:23 19,899
295614 기사/뉴스 지역비하에 성희롱 논란까지…피식대학, 구독자 12만명 이탈 42 18:17 3,405
295613 기사/뉴스 충북대병원 교수 첫 사직서 수리…“강력한 사직 의사 드러내” 12 18:12 1,537
295612 기사/뉴스 "병원 갈 때 신분증 챙기세요"‥본인 확인 의무화 12 18:10 1,110
295611 기사/뉴스 ‘컴백 D-1’ MCND, 세계관 확장+명반 예고…‘X10’ 포인트3 [DA:뮤직] 18:08 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