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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섣부른 베팅이었나" K엔터가 인수한 글로벌 음반사·영화사·웹툰 줄줄이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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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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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2021년 전 세계 엔터 업계를 뒤흔들었다. 세계적 팝스타들인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된 이타카홀딩스를 1조원에 전격 인수하면서다. 하이브에 이타카홀딩스를 매각한 프로듀서 출신의 스쿠터 브라운은 하이브 아티스트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이브는 엔데믹으로 공연이 재개되면 이타카홀딩스가 곧바로 600억 이상 이익을 내는 회사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여기에 스쿠터 브라운의 인맥까지 감안하면 1조원의 가격은 비싸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3년 뒤 이 회사는 하이브의 최대 리스크가 됐다. 코로나가 끝나도 실적이 좋아지지 않았다. 연속 적자는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캐시 카우’ 저스틴 비버는 건강상 이유로 투어를 중단했다. 여기에 아리아나 그란데 등 주요 아티스트들이 경영진과 불화로 이탈 조짐을 보인다. 미국 내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전권을 부여받은 스쿠터 브라운은 영업이익이 5억원에 불과하던 절친의 힙합 레이블을 2669억원에 사들여 회사 손실을 더 키웠다. 하이브와 분쟁 중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적자 나는 회사를 1조원이나 주고 사냐”면서 경영진들을 공개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수천억 주고 샀는데…대거 적자전환


하이브뿐만이 아니다. 저금리가 이어졌던 2020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K콘텐츠 기업들은 수천억~수조원의 초대형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M&A를 잇따라 단행했다. 이타카홀딩스(하이브·1조515억원)를 비롯해 피프스시즌(CJ ENM·9200억원), 왓패드(네이버·6974억원), 타파스·래디쉬(카카오·7809억원), 스핀엑스(넷마블·2조5130억원) 등 5곳에 달한다. 유례없이 낮은 금리와 증시 호황 등에 힘입어 앞다퉈 글로벌 영화, 웹툰·웹소설 기업들을 쇼핑했다. 그때만 해도 K콘텐츠 기업들이 글로벌화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이 중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소셜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는 넷마블의 스핀엑스가 유일했다. 이타카홀딩스는 인수 시기인 2021년 190억원 영업이익을 냈다가 곧바로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 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22년 701억원, 2023년 142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CJ ENM이 2022년 사들인 피프스시즌(구 엔데버콘텐츠)도 작년 1179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발표했다. 2021년 카카오가 인수할 당시 적자 폭이 200억원이던 래디시·타파스는 지난해 4252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네이버가 인수한 북미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는 인수 직전 31억원 흑자에서 작년 9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시너지 기대했지만…인력 줄 퇴사


K콘텐츠 기업들의 M&A 실패 원인으론 △면밀한 산업분석의 부재 △임직원 융화 실패 △과도한 가격 책정 등이 꼽힌다. 특히 ‘사람’이 기업가치의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 기업은 문화 차이로 인한 인수후통합(PMI)에 특히 어려움이 많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려다가도 현지 경영진들의 반발에 물러서는 경우도 대다수다. 핵심 인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가격을 높게 쳐줬지만, 인수 후 대거 이탈하는 사례도 많다.


2021년은 할리우드 3대 제작사 중 두 곳이 한국 콘텐츠 기업에 인수된 해이기도 했다. 피프스시즌과 윕(Wiip)이 각각 CJ ENM, 콘텐트리중앙에 매각됐다. ‘기생충’과 ‘스카이캐슬’ 등을 자체 제작한 K콘텐츠 역량에 글로벌 판매망과 영향력을 갖춘 제작사가 결합하면 막대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인수 도장을 찍자마자 미국의 배우·방송인 노동조합과 미국작가조합이 동시 파업에 나섰다. 고정비는 느는데 가동률은 나오지 않아 손실은 대거 쌓였다. 본사에서 임원을 파견했지만, 자존심이 강한 현지 작가와 배우를 자극할까 봐 적극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서지 못한 채 상황을 관망할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1위 욕심에…과도한 ‘베팅’


넘치는 유동성에 기대서 높은 가격으로 사들였다가 금리 인상 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례도 있다. 2021년 당시 네이버가 글로벌 1위 웹소설 업체인 왓패드를 인수하자 카카오는 검토만 하던 래디쉬와 타파스를 동시에 곧바로 사들여 맞불을 놨다. 인수 규모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한참 미치지 못했지만, 웹툰·웹소설 1위 플랫폼이 되겠다는 자존심이 반영된 ‘베팅’으로 풀이됐다. 결국 양사 모두 면밀한 실사를 거치지 않고 인수한 대가를 대규모 적자로 치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당시 인수에 참여한 M&A 조직을 해체하는 등 책임 소지를 묻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성장통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IB 임원은 “초기 시행착오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과도하게 위축되지 말고 세계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차준호/ 하지은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980828?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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