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민희진 욕설·오열에 가려졌다…'뉴진스 카피' 논란 중요한 이유
9,323 37
2024.05.02 07:04
9,323 37

그런데 지난 3월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방시혁 의장이 직접 프로듀스한 아일릿을 두고 민 대표가 “뉴진스의 컨셉트와 마케팅 방식을 그대로 베꼈다”며 ‘내부 고발’ 형식으로 항의한 것. 이에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 민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대표직 사임도 요구받은 민 대표는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항의”라고 반발했다. ADVERTISEMENT 복잡해 보이는 막장드라마 플롯의 핵심은 ‘뉴진스의 문화적 오리지낼리티를 아일릿이 침해했느냐’의 공방이다. 민 대표는 아일릿 뿐 아니라 보이그룹 투어스·라이즈까지 ‘뉴진스 아류그룹’이라며 자신의 오리지낼리티를 주장했고, ‘컨셉트 저작권’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이에 대한 논란은 분분하다. 뉴진스도 데뷔초 90년대 일본 걸그룹 ‘스피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블랙핑크 이후 비슷한 걸그룹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럼 테디는 뭐냐” “시대의 아이콘이 됐으니 아류의 등장은 당연하다” “민희진의 자의식 과잉”이라는 댓글도 많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음악시장에서는 ‘썸띵 뉴’, 즉 새로운 것이 절대적이기에 아이디어와 컨셉트 자체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일릿이 뉴진스의 개념을 카피했다는걸 누구나 인정한다면 민희진도 설득력 있다”면서, 욕설 기자회견을 두고도 “우리나라에서 욕설까지 해가며 자신만만하게 자기 메시지를 전한 사람이 있었나. 그런 배짱으로 만든 게 뉴진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 사태를 아이디어 도용에 대한 인식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화평론가로 활동하는 정지우 변호사는 “아이디어가 저작권 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컨셉트가 표현된 디자인이나 형태, 색감을 구체적으로 따라하면 저작권 침해라는 접근도 가능하다”면서 “저작권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부정경쟁방지법 같은 다른 법으로 아이디어를 보호할 여지도 있다. 아이돌의 컨셉트가 고도의 노력과 창작성을 갖고 만들어진 것이라면 법형식만 따르기보다 폭넓게 보호할 방법을 찾는 게 현대 문화산업의 의무”라고 말했다. 



 하이브가 매출 2조원을 달성하며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혀온 국내외 멀티레이블 체제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절대적인 구심점 없이 한지붕 아래서 매출 경쟁을 하다가 이런 사태가 터졌다는 것이다. 임진모 평론가는 “멀티레이블은 음악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다양성 확보 방식으로, SM이 멀티칼라로 먼저 가동해왔다”면서 “하이브는 다양성이 아니라 돈을 좇다보니 예술적 결핍을 자초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사태로 잠재돼 있던 K팝 위기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 간 경영권 분쟁, 걸그룹 피프티피프티와 소속사 간의 분쟁까지 소개하며 이번 사태가 “K팝 산업을 강타한 여러 분쟁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K팝의 위기는 산업 과몰입으로 인한 예술성 후퇴의 결과일 수 있다. 임 평론가는 “최근 아일릿과 르세라핌의 라이브 논란으로 K팝이 산업적 크기만 생각했지 예술적 깊이를 추구하지 않은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 브리티시 인베이젼이나 헤비메탈이 성장할 때도 시장의 인정과 동시에 예술적 깊이가 있었다. 아무도 K팝의 예술성을 인정하지 않는 지금, 그나마 뉴진스는 나름의 자기 행보를 밟았기에 손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3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원더랜드> 예매권 증정 이벤트 499 05.20 28,40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880,058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613,20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993,24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173,28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6 21.08.23 3,674,95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524,54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65 20.05.17 3,229,66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8 20.04.30 3,809,52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196,10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16368 이슈 더 퍼스트 슬램덩크ㅣ공식 예고편ㅣ디즈니+ Disney Plus Korea 디즈니 플러스 1 16:01 133
2416367 이슈 반박 거의 없을거같은 대형 제외 그 당시 대중매체 2.5세대 여돌 개인 인지도 TOP3 3 15:59 540
2416366 기사/뉴스 [단독] 정부, 이달 말 면허정지 절차 시작…"모집요강 발표가 기점" 4 15:59 614
2416365 기사/뉴스 작년 4분기 노동시장 양극화 심화 지속…60대 '늘고' 20대 '감소' 1 15:58 83
2416364 이슈 🐜🐜개미 두마리로 컴백하는 아이돌 2 15:57 594
2416363 기사/뉴스 영유아 수족구 환자, 3주새 2배 급증…"손씻기 중요" 3 15:56 376
2416362 이슈 [KBO] 한국에서 이제 6주간 뛰게 될 01년생 일본인 투수 (+ 카도쿠라 이후 13년만에 KBO에서 뛰게된 역대 7번째 일본인 선수, 크보 최초 대체 외국인 영입 사례) 21 15:54 971
2416361 이슈 한 게임 캐릭터가 제안하는 신박한 주간 노동시간.jpg 11 15:54 916
2416360 이슈 결혼 알린 조카에 고모 반응, 정상이다 비정상이다 71 15:54 5,670
2416359 기사/뉴스 스스로 탬퍼링을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는 기자회견...이대성, 공수겸장이 아니라 ‘꼼수겸장’이다 6 15:53 527
2416358 이슈 2015~16년 당시 체감인기 엄청 쎘던 아이돌 중 한명.jpg 15 15:52 1,525
2416357 이슈 개인 호불호를 떠나 읽어볼만한 여에스더의 우울증 이야기...jpg 16 15:52 1,387
2416356 이슈 별점 5개도 나온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 <씨네21> 평점&별점 18 15:51 799
2416355 유머 임오들 나도 다리 길져???🩷🐼 포테토 후이 8 15:50 792
2416354 이슈 수줍은 19살 호동이.gif 5 15:50 562
2416353 기사/뉴스 [단독]'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갑질 의혹 감찰 무혐의 종결 31 15:50 1,232
2416352 유머 자연스러운 노화의 증거 18 15:49 2,730
2416351 이슈 여전히 비빔밥 좋아하는 '브리저튼' 엘로이즈 배우 19 15:47 1,970
2416350 기사/뉴스 서울 봉제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사회적 대화하자” 30년전이나 지금이나 코트 한벌 공임이 7천원 4 15:47 246
2416349 이슈 태국 BL드라마 근황.twt (feat.상은리메이크) 3 15:44 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