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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올림픽 본선행을 당연히 여겨온 마음가짐이 발목을 잡았다. 대표팀은 인도네시아에 시종일관 끌려다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냉정함을 잃어버린 이영준과 황선홍 감독은 퇴장당하기까지 했다.
후반 39분 극적 동점골을 터뜨린 정상빈이 '멱살 잡고' 경기를 끌어갔지만 인도네시아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대표팀은 승부차기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냈고,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필요해서 급히 부른 신 감독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자 토사구팽한 스노볼이 여기까지 구른 셈이다.
2015년부터 연령별 대표팀 지휘봉을 차례로 잡으며 '엘리트 코스'를 밟은 신 감독은 2017년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경질 후 A 대표팀 소방수로 긴급 투입됐다.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단 1년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잘 추스린 신 감독은 본선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격침시키는 '감동 드라마'를 써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KFA)가 외국인 감독 선임 절차를 밟게 되면서 신 감독은 자연스레 사령탑에서 내려왔고, 2020년 인도네시아 감독으로 부임했다.
신 감독의 '부메랑'에 인도네시아 현지 팬들은 통쾌함을 금치 못하는 모양새다. SNS에는 "너희가 버린 감독에게 진 기분이 어때?", "이기든 지든 인도네시아 팬들은 감독에게 계란을 던지지 않는다", "인도네시아는 약하지 않아", "Kamsahamnida(감사합니다)" 등 각양각색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