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이탈리아 홀린 韓장독대·수산시장 향기
7,566 1
2024.04.18 17:40
7,566 1
GCDEBE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 곳곳에 K아트 깃발이 꽂혔다. 17일(현지시간) 사전 개막한 '미술 올림픽'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는 부쩍 높아진 K아트의 위상을 한눈에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는 11월 24일까지 열리는 비엔날레의 두 축인 본전시와 국가관이 열리는 아르세날레와 자르디니공원에선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역대급으로 출품되며 미술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통유리로 둘러싸여 매번 전시마다 곤욕을 치른 한국관은 오히려 단점을 장점으로 뒤바꾸는 역발상을 선보였다.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설치미술가 구정아(57)는 냄새에 드라마를 입힌 '오도라마 시티'라는 주제로 한국관 전체를 향기와 빛으로 채우는 과감한 실험을 시도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보이는 것은 온통 통창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과 바깥의 녹음진 풍경이다. 하지만 걸음을 옮길수록 갖가지 향기가 코끝을 찌른다. 밤 공기, 짠내, 나무 냄새, 장독대, 수산시장, 공중목욕탕 등의 16가지 향기다. 지난해 3개월 동안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과 관련한 향기를 묻고 답을 얻은 결과물이다. 그들이 보낸 600편의 글을 요약한 주제어를 조향사들에게 보내 관련 향수를 만들어 전시장 16곳에 배치했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시간을 많이 보내며 사색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창문을 많이 만든 한국관의 취지에 맞게 햇빛이 더 깨끗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건물을 보수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방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주제로 브라질 큐레이터 아드리아노 페드로사가 기획한 본전시에서도 한국 작가는 역대급 규모인 4명이 초청됐다. 특히 40년 가까이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외롭게 작업해온 여성 조각가 김윤신(89)을 발탁하며 그를 주류 무대로 단번에 소환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구순에 가까운 나이에 베네치아에 첫 입성한 김윤신은 "작년 초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출품작 8점은 모두 페드로사가 직접 고른 작품"이라고 말했다. 갈라지는 나무의 속성을 최대한 드러낸 작품 4점과 '오닉스'라는 준보석을 깎아만든 4점이다

성소수자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이강승(46)은 자르디니공원 센트럴 파빌리온과 아르세날레에서 열린 본전시에 다수의 평면 신작과 영상 구작을 선보였다. 그는 "퀴어의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지만 누구나 정도의 차이만 있지 모두 이방인이 아닌가"라며 "본전시에 출품된 300여 명 작가 가운데 생존작가가 절반이 안 된다. 전문가조차도 생소한 작품이 많은데 서구 중심의 주류 세계관에 대해 질문하는 배움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본전시의 상당수는 제3세계 예술과 여성, 퀴어의 영역을 다루고 있다. 태현선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지금까지 비(非)백인 예술의 중심은 흑인이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흑인에서 벗어나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로 확장됐다는 게 새로웠다"고 평가했다. 비엔날레가 소외됐던 작가에 주목하면서 K아트는 날개를 달게 됐다.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비엔날레만큼 한국 작가 전시가 많았던 적은 없었다"며 "그간 응축된 힘이 분출된 것 같다. 유럽에선 한류의 인기가 K아트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베네치아 이향휘 선임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290422?sid=103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P사 감성 가득! 라이언 레이놀즈 영화 <이프: 상상의 친구> F감성 풀충전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141 04.29 30,06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727,39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220,79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000,70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475,010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494,26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465,24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12,75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8 20.05.17 3,021,41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594,82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971,04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97463 유머 PC방 알바생들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주문.gif 1 13:09 68
2397462 이슈 “부부싸움 뒤 외출, 뭐가 잘못이냐”… 조두순의 항변 3 13:08 95
2397461 이슈 [단독] 템페스트, '로드 투 킹덤' 출격…Mnet 서바이벌 한 번 더 8 13:07 249
2397460 유머 누가봐도 과식함 14 13:06 942
2397459 이슈 배두나인스타에 올라온 블랙핑크 지수 배두나 투샷 6 13:05 895
2397458 유머 [망그러진 곰] 부앙이들아!! 5월 배경화면을 가져왔어 5월도 잘부탁해🍀 5 13:04 426
2397457 이슈 '민희진 감성을 영상화하면 이 뮤비'라는 반응까지 있었던 뮤비 4 13:04 890
2397456 유머 젠틀몬스터 공계에 올라온 젠틀 살롱 팝업 참석한 블랙핑크 제니 6 13:03 701
2397455 이슈 도경수 ‘Popcorn’ MV Behind Photo Doh Kyung Soo ‘Popcorn’ MV Behind Photo 1 13:03 54
2397454 이슈 1930년대 당시 아시아에서 제일 크고 발전되었다는 대도시.jpg 2 13:02 754
2397453 정보 토스 정답 - 50(만원), 가전 6 13:01 319
2397452 정보 토스행퀴 5 13:01 353
2397451 이슈 공항에서 잃어버린 휴대폰이 2년만에 돌아왔다 1 13:01 830
2397450 이슈 본격 팬덤 노래방 타임 만들어준 아이돌.concert 1 13:01 379
2397449 이슈 민희진이 본격적으로 커뮤니티에서 유명해진 계기가 된 앨범.jpg 25 12:59 2,580
2397448 유머 중국 여행 갈 때는 중국옷 입지 마 알겠지.jpg 33 12:59 2,532
2397447 정보 기후동행카드-K패스 비교 25 12:57 1,730
2397446 이슈 픽시드(Pixid) 새 프로그램 MC - 🍳 쏘리사의 시골요리 대작전 🍳 5 12:52 561
2397445 이슈 미국 고딩들에게 인생 최애 영화 TOP 4 물어본 결과 24 12:52 1,797
2397444 이슈 우주소녀 데뷔곡인 줄 아는 사람 생각보다 제법 있는 노래 9 12:51 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