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의 이번 논란을 계기로, 연예계 전반에 깔린 프로의식 부재에 대해서 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특히 K팝 아이돌 그룹의 가창력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제기되는 부분. 물론 탄탄한 실력을 갖춘 그룹도 많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그룹은 메인보컬 한두 명이 그나마 '제대로' 노래하고, 나머지는 비주얼이나 댄스를 담당한다. 뛰어난 외모와 적당한 안무 소화 능력, 최소 한 소절 정도는 부를 수 있는 노래 실력이 아이돌의 조건인 것 같다.
음악 장르 역시 상당수가 기계음 섞인 댄스곡이다. 화려한 안무로 퍼포먼스를 펼치느라, 정작 가창력에는 소홀하게 되는 구조가 자연스레 구축됐다. 그래도 팬들 사이에서는 암묵적으로 '아이돌이니까'라며 그 구조가 용인돼 왔다. 마치 아이돌은 가수와 다른 별개의 직업인 양.
그러나 아이돌 가수가 스스로 '난 가수 아닌 연예인이면 충분해'라고 생각하는 건 안 될 노릇이다. 소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 공연을 보고 노래를 듣는데 실력이 형편없고 불안하다? 서비스 부족, 제품 불량과 다를 바 없다.
이같은 프로의식의 부재가 비단 가수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연기를 하는 배우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외모로 캐스팅됐다가 말도 안 되는 연기력을 선보인 이가 한둘이 아니다.
'발연기' 이후로 활동이 끊겼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소속사의 힘이든 인맥의 힘이든 연기를 계속 이어가며 시청자를 불안에 떨게 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프로의 세계에서 실력이 없으면 경쟁에서 밀려나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연예계 생태계에도 적용되지만,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직업 특성상 외모 자체가 실력이기도 하거니와, 순수한 실력 외에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하는 요소가 꽤 다양하다.
결국 가수든 배우든,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대중문화예술인은 대중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목표이자 의무다. 누구든 노래나 연기로 먹고사는 것이 꿈이라면, 최소한 관객의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기본 실력은 갖춰 주시길. 물론 주 소비자인 팬들이 '그래도 난 상관없어'라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https://v.daum.net/v/20240417181005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