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라비, 대나무 이파리 뜯어먹으며 '먹방쇼'…유일한 암컷 리안, 가장 예민한 성격
삼총사 중 맏형 세이, 오전에는 잠만 자…관람객들 "개교기념일이라 왔다, 신기하고 귀엽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 보니 뿌듯하다"…올 겨울, 리안-세이 혹은 리안-라비 번식 계획도
레서판다를 보기 위해 현장에 몰린 관람객들은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댔다. 김군(5)은 "레서판다가 제일 좋아. 나 사진 좀 찍어줘"라고 말했다. 김군의 아빠 김모(40)씨는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가 동물원을 가고 싶다고 해서 단 둘이 오늘 오게 됐다"며 "나이 많은 레서판다가 병원에 있다고 해서 못봤다가 지난해 11월 캐나다와 일본에서 서울대공원으로 새롭게 레서판다 3마리가 왔다고 해 드디어 본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모(8)군은 "레서판다 진짜 귀여웠어요. 너무 귀여워서 큰일날 뻔 했다니까요"라며 전화로 할아버지에게 감상을 전했다. 경상도에 있는 친정에서 파주에 있는 집으로 가기 전 서울대공원을 찾은 정군의 엄마 이모(34)씨는 "'푸바오가 가고 레서판다가 온다'는 뉴스를 보고 아이가 레서판다가 너무 보고 싶다고 졸라서 휴가를 내고 찾아왔다"며 "서울대공원에 오자마자 오전 11시부터 레서판다를 봤다. 2마리 밖에 안 보였지만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서 사진을 잔뜩 찍었다"고 말했다.
레서판다들을 바뀐 환경에 적응시키고 있는 사육사들은 더 큰 가족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재성 서울대공원 사육사는 "레서판다는 단독 행동을 하기 때문에 분리돼 있다"며 "레서판다를 키우는 동물원이 합사돼 있는 경우는 드물다. 합사해서 키울 경우 같이 사는 개체가 돼 '번식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사육사는 "번식을 할 때 잠깐 일주일 정도 같이 있을 수 있다"며 "사람의 감정으로 '외롭다'고 이해하지만 동물의 특성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범준 서울대공원 사육사는 "레서판다의 번식은 겨울에 시작할 계획인데, 그 전에 출산 환경을 조성해줘야 하고, 남편과 아내를 서로 소개해줄 시간이 필요하다. 투쟁 없이 합사하려면 '얼굴 익히기' 적응시기가 필요한데, 번식기가 되면 서로 향이나 흔적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리안이 세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번식을 못할 수도 있다. 세이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라비가 도전하게 된다. 겨울에 합사한 뒤 교미가 되면 레서판다 번식의 최초 사례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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