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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손예진 리즈시절 담은 장면, 배경음악은 교과서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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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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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손예진·조인성의 앳된 모습 돋보이는 <클래식>

[양형석 기자]

곽재용 감독은 지난 1989년 강인원, 권인하, 김현식이 함께 부른 주제가로 더 유명한 영화 <비 오는 날의 수채화>로 장편영화에 데뷔했다. 하지만 1993년 <비오는 날의 수채화2-느티나무 언덕>의 흥행부진 이후 한 동안 차기작을 만들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졌다. 그런 그를 화려하게 재기시킨 작품이 바로 2001년에 개봉해 500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전지현과 차태현 주연의 영화 <엽기적인 그녀>였다.
 
<엽기적인 그녀>로 멋지게 재기한 곽 감독은 2004년 홍콩자본의 투자를 받아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연출해 홍콩, 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좋은 흥행성적을 올렸다. 2008년에는 신민아 주연의 <무림여대생>, 2009년에는 한일합작영화 <싸이보그 그녀>가 국내에서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2014년 중국에서 개봉한 <미스 히스테리>를 통해 1억3000만 위안(약 280억 원)이라는 엄청난 흥행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관객들에게 곽재용 감독은 코믹과 멜로를 적절하게 아우르는 스토리와 예쁜 색감을 보여주던 2000년대 초반의 이미지가 익숙하다. 특히 <엽기적인 그녀>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사이에 개봉했던 2003년작 <클래식>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클래식>은 대체 불가한 한국 최고의 여성 배우로 군림하고 있는 손예진의 '리즈 시절'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  <클래식>은 청순가련 이미지를 극대화한 손예진의 매력으로 많은 관객들을 홀렸다.
ⓒ 시네마서비스

 
손예진의 첫 단독 주연작

가수들이 데뷔 전 연습생 기간을 거치는 것처럼 배우들도 대부분 데뷔 후 일정 기간 동안 단역 혹은 무명 기간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들의 천국>의 장동건, <마지막 승부>의 심은하, <바이준>의 김하늘처럼 데뷔하자마자 주연을 꿰차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급한 주연 데뷔는 적지 않은 후유증을 가져 온다. 대중들이 배우와 캐릭터를 분리해서 받아들일 준비가 미처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2001년 만19세의 어린 나이에 <맛있는 청혼>으로 주연을 꿰찬 손예진은 커리어 내내 한 번도 조연을 해본 적이 없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손예진은 데뷔 초기부터 <맛있는 청혼>에서 소유진, <연애소설>에서 고 이은주, <대망>에서 이요원 같은 또래 배우들과 함께 출연하면서 주연배우로 순조롭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게 소중한 경험을 쌓던 손예진은 2003년 자신의 첫 단독주연영화 <클래식>을 만났다. 60년대의 청순한 고교생 주희와 2000년대의 발랄한 대학생 지혜 역을 홀로 소화한 손예진은 조승우, 조인성과 번갈아 연애하면서 청순미를 마음껏 뽐냈다. 2003년 1월에 개봉한 <클래식>은 <영웅>, <동갑내기 과외하기>, <이중간첩> 등 기대작들과 맞붙었음에도 전국 150만 관객을 동원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클래식>으로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손예진은 영화 <첫 사랑 사수 궐기대회>,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드라마 <여름향기>로 청순배우의 길을 이어갔다. 2005년엔 <외출>로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06년엔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호연을 펼치며 '손예진 시대'를 활짝 열었다. 그는 2010년대에도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에서 신뢰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2018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신예 정해인과 연상연하커플의 케미를 선보인 손예진은 지난해 2월 화제 속에 종영상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연기와 흥행파워를 겸비한 최고의 배우임을 재확인했다.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할리우드 영화 <더 크로스> 촬영이 미뤄진 손예진은 현재 국내에서 차기작을 검토중이다.
 
조인성 분량 통편집 덕분에 더욱 빛난 조승우
 
▲  월남전에서 시력을 잃은 조승우(오른쪽)와 손예진의 재회 장면은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 시네마서비스

 
영화 <클래식>은 '우연은 운명이 됩니다'라는 포스터 카피처럼 60년대에 이뤄지지 못한 한 소녀의 사랑이 2000년대 그녀의 딸에 의해 이뤄지게 된다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클래식>은 60년대와 2000년대의 이야기 균형이 잘 맞는 영화는 아니다. 2000년대를 조명하는 분량이 대폭 편집됐기 때문이다.

당시 조인성은 자신의 분량이 대폭 편집된 것을 알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전해진다. 원래 남자 주인공으로 알고 출연했으나 시사회장에서 상영된 필름을 보고 자신의 비중이 너무 적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조인성 측은 제작사와 영화 홍보자료에 조인성을 '우정출연'으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60년대 남자 주인공 준하 역의 조승우는 영화 속에서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었다.

초·중반부는 주희와 준하의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시골에서 소나기를 맞고 반딧불이를 잡으며 추억을 만든 두 사람은 주희의 학교 축제에서 극적으로 재회한다. 그리고 포크댄스 교실에서 함께 어울리며 연인이 된다. 손예진이 조승우에게 속삭이듯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과 주희 집 앞 가로등 불빛 아래의 포옹 장면 등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하는 예쁜 장면들이 초·중반부에 집중적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주희는 준하의 절친 태수(이기우 분)의 정혼자였고 주희와 준하는 아슬아슬한 비밀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그리워한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태수는 아버지에게 주희를 포기하겠다고 말하다가 구타를 당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다. 그렇게 주희와 준하는 이별을 하고 졸업 후 입대한 준하는 월남으로 파병을 간다. 파병열차 창문을 사이에 두고 울먹이는 손예진과 조승우의 폭풍 눈물연기는 <클래식>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손예진과 조승우가 만들어낸 슬프고 아름다운 명장면들이 즐비하지만 많은 대중들에게 각인된 <클래식> 최고의 명장면은 출연분량이 많지 않은 조인성이 차지했다. 손예진과 조인성이 우산 없이 비 내리는 대학 캠퍼스를 달리는 장면은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라는 노래에 실려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아름다운 그림을 연출했다. <클래식>으로 유명해진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리며 '국민가요'가 됐다.

<클래식>의 슬프고 아름다운 장면들이 만들어 지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배경으로 깔린 음악들이다.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음악이자 엔딩곡인 <사랑하면 할수록>은 화이트 3집의 <회상>을 가사를 바꿔 리메이크한 곡이다. 그 밖에 명장면을 만들어낸 자탄풍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델리 스파이스의 <고백> 등도 <클래식>을 통해 재조명된 명곡들이다.

친구도 챙기고 손예진도 얻은 이기우
 
▲  조인성(왼쪽)은 많은 분량이 통편집됐음에도 <클래식> 최고의 명장면에 등장하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 시네마서비스

 
앞서 언급했듯 조인성의 비중이 줄어 들면서 60년대 주인공 준하의 친구 태수 역할을 맡은 이기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192cm의 장신배우 이기우는 <클래식>이 연기 데뷔작이었는데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싱거운 연기로 <클래식>의 웃음포인트를 상당부분 책임졌다. 특히 뜬금없이 픽픽 쓰러지는 연기가 일품이었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정혼자는 악역 캐릭터인 경우가 많지만 <클래식>의 태수는 착하고 여려서 준하와 주희의 비밀 연애를 뒤에서 돕고 주희를 포기하겠다고 용기있게 아버지에게 이야기한다. 비록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자살 시도까지 하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져 시위현장에서 주희를 다시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태수는 '손예진과 결혼해 손예진의 아빠가 되는'(영화 속에서 주희는 태수와 결혼해 딸을 낳았는데 그 아이가 지혜다. 극 중에 준하의 아내 캐릭터는 따로 나오지 않았지만 준하도 결혼해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이가 상민이다. 손예진은 극중에서 엄마와 딸 1인 2역을 담당했다), 남성 관객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캐릭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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