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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데뷔때부터 기획사와 맞짱뜬 결과 세기말 센세이션을 일으킨 한국의 여자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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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3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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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은 1996년 영화 '꽃잎'의 주연으로 데뷔했는데

전쟁의 충격을 받은 미친 소녀 역할을 중학생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화해냈고

신들린 연기력이라는 평가를 받아서 대종상, 청룡영화제 신인여우상을 휩쓸었고 광고판도 느다들며 스타덤에 오르게 됨


원래는 가수가 꿈이었지만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영화 오디션에서 춤만 췄는데

그 춤사위를 본 감독이 쟤 정도면 되겠다 싶어서 관련 투자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연기 경험이 1도 없던 이정현을 픽업했다는 후문이 있어


아무리 그래도 대형영화에 연기 경험 없는 초짜신인이 카메라 앞에서는건 힘든 일이었고

결국 첫 촬영때 연기를 너무 못해서 호되게 혼났다고 하는데

15살의 이정현은 아예 그 소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곤 다음 촬영때부터 1~2시간 먼저 촬영장 주변에 나와

진짜 미친 소녀처럼 거리를 배회하면서 감정이입을 했다고 함 



https://gfycat.com/ActiveMarvelousHogget


성공적인 영화 데뷔전을 치뤘지만 이후 나이가 너무 어린 탓에 배역의 한계가 있었고

그렇게 영화 조연에 몇번 출연하다가 점점 잊혀지는듯 했음

당시 이정현은 학교가 중요했기 때문에 학업에 집중하게 되는데, 어느날 유럽에 여행을 가게돼


여행 겸 현지 클럽에 들어서자 한국에선 생전 듣도보도 못한 테크노 음악을 듣게됐는데

한국에서 유행한 뽕짝 테크노가 아니라 뷔욕등이 유행시킨 어려운 테크노 음악들이었음

이정현은 이게 뭔가 싶어서 바로 문밖을 뛰쳐나왔는데 자꾸 그 이상한 노래들이 귀에 맴돌았고

결국 남은 여행 일정동안 테크노 클럽에서만 틀어박혀 있었다고 함


한국에 돌아온 이정현은 그 테크노 음악들을 잊지못해서 이태원 클럽가를 누비며

DJ들과 CD를 공유하고 그 일대에서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친구가 콜라 좀 가져다달라 그러면

콜라를 들고 오면서 행위예술 비슷하게 춤을 추고 음악은 빠른데 춤은 느리게 추는 등 누가봐도 독특하게 놀았대



그렇게 99년의 어느날도 이정현은 열심히 이태원에서 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우연히 지켜본 가요계 선배이자 제작자 신철(철이와 미애의 그 철이)은

본인이 키우던 구피의 뮤직비디오의 댄서를 찾던와중 쟤가 적격이다 싶어서 그 자리에서 캐스팅했어


이정현한테 그냥 너 놀던대로 그대로 하면 된다고 춤 연습하지 말라는 말만 던졌다고 함






그런데 이정현은 뮤직비디오 촬영날 자신의 노래도 아닌데 곡 전체를 다 외워오질 않나

헤메코도 본인이 다 직접 구상해오고, 심지어 이태원에서 같이 놀던 비눌화화라는 퍼포먼스 그룹도 직접 섭외해왔음

그냥 뮤직비디오 촬영은 다 이렇게 하면 되는줄 알았는지 아예 뮤직비디오를 본인 머릿속에서 구상해온것


원래 이정현은 뮤비 중간중간 흥을 돋구는 댄서 격으로 캐스팅된건데

이러한 철저한 준비성과 심상치 않은 센스를 높이산 뮤비 감독은 그냥 아예 뮤비 시작부터 끝을

거의 이정현 씬으로만 도배해버렸고 심지어 구피 메인보컬은 단 한 차례의 클로즈업도 못받게 됨


뮤직비디오는 방송되자 마자 거리를 장악했는데 이때 케이블 뮤직비디오 방송국에서는

하루종일 이 뮤직비디오만 틀어대는 기현상이 일어났음 말그대로 대박 터진거

이 뮤비가 뜨자마자 여자 댄서가 도대체 누구냐는 문의가 쇄도했는데

알고보니 몇년전 그 영화 꽃잎 여주라는게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돼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가요 기획사들은 이정현을 잡겠다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정현을 앞에 두고 A 기획사 사장과 B 기획사 사장이 언성 높이며 싸우기까지 했다고 함

결국 여러 기획사의 러브콜에 빗받쳐, 이정현은 신인임에도 계약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자신과 마음이 가장 잘 맞는 기획사와 손을 잡고 데뷔 앨범을 준비하게 됐대


당시 유행하던 테크노 앨범을 내자는 회사의 권유에, 테크노 좋죠!하고 계약서에 싸인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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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문제는 회사에서 녹음하자고 들이민 음악들이 본인의 외도와는 다른 한국 입맛에 변형된 뽕 테크노였던 것


이정현은 데모 음악을 듣자마자 자긴 이런 음악 할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리얼 테크노 음악 씨디를 보여주며 이런 가수가 되겠다고 프로듀서 앞에서 얘기했어

그러자 프로듀서는 CD를 내던지며 그런 음악 할거면 왜 회사랑 계약을 맺냐며, 언더에서 하는게 맞다고 맞수를 뒀다고 함


이정현은 자신의 앨범에 넣을 요령으로 본인들과 친한 작곡가들과 작업을 하면서

그 노래에 가사말을 붙이기도 했는데 이정현은 평소 별에 관심이 많았고

실제 존재하는 블랙홀의 영감을 받아 가사말을 붙인 곡도 있었어 



가시가 저 꽃에 찔려 가시가 다시나 탐이나

가 다시 나 네가 나와 나 네가 다시 나되고서


지금 다가오는 아픔을 즐기며

너의 힘 때문에 한점으로 오므라든

너의 힘 안쪽의 막대한 힘 때문에

난 저 빗속으로도 탈출 못하지



대충 이런 가사(이 곡은 발매 이후 천체학자들에게 의외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함)


그러나 이런 곡들이 우리나라에서 히트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고 이정현은 깊게 고뇌했는데

결국 프로듀서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본인도 이해하기 쉬운 한국적 테크노의 매료되면서 일단락 되는듯 했어

하지만 그것도 완벽한건 아니었고 수록곡은 본인 취향, 타이틀 곡들만 프로듀서의 의견을 따르자. 정도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바로 컨셉에서도 마찰이 생기는데


회사에서 잡아다 준 컨셉은 "사이버틱한 예쁜 여가수"였고

앨범 녹음 기간동안 여러 여자가수들은 회사에서 제안한 예쁜 사이버틱 컨셉으로 성공을 거두기 시작하면서

이정현은 죽어도 컨셉만큼은 저렇게 똑같이 가고싶지 않아했어


곰곰히 생각해본 이정현은 테크노 전자음악에 모두가 사이버틱한 컨셉을 하고 있으니까...

자신은 180도로 다르게 접근해서 동양적인 의상을 입으면 되겠다고 결론짓게 돼.

비녀를 꽂고, 칼을 들고, 동양적인 의상을 입고 부채를 들겠다, 그리고 마이크는 손가락에 끼겠다 대충 이런 식


아직 데뷔 앨범도 안낸 19살 소녀의 얘기를 들은 회사 간부들의 반응은 당연했어

우리 회사 망하게 할 일 있냐, 너 정신 나갔냐라는 반응

이정현은 꿋꿋히 밀고갔는데 씨알도 안먹혀서 결국 펑펑 울면서 꼭 이렇게 해야된다고 끝까지 밀어붙였다고 해


그래서 결국 여러 기획사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본인들 회사에 와준 점을 보고

회사 사람들은 두 손 두 발 다들어서 이정현의 의견을 맞춰주기로 했어

그런데 이정현이 원하는 의상과 소품은 어디서도 구할 수가 없는것들이어서 

의상을 공부한 이정현 친 언니가 직접 제작해줬다고 함


그렇게 이정현과 정현의 친언니는 데뷔 무대를 앞에두고 숨 돌릴 틈 없이 공을 들였고

마침내 데뷔 앨범이 제작되었음, 앨범 제목은 평소 별을 동경하던 이정현의 의견으로 결정된

Let's Go To My Star!







그렇게 데뷔 무대에 오르게 된 이정현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비녀를 꽂고, 부채를 들고

손톱에 마이크를 끼면서 등장했는데 이 무대를 본 관중들은 그야말로 처음보는 광경에 얼어붙었다고함

당시만 해도 SNS가 없던 시절이라 토요일에 데뷔 무대를 마친 이정현은 소속사 사장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게 돼


"너 왜 그러고 방송에 나왔냐, 눈화장은 왜 그렇게 무섭고 마이크는 왜 손톱에 있냐

그냥 망했으니까 나오지도 말고 집에 그냥 있어라"

이 말을 들은 이정현은 진짜 그런줄 알고 3일을 집에서만 있었는데

다음 주 월요일이 되자마자 회사로 음반 주문이 폭발적으로 들어오면서 고공행진이 시작됐다고...


그러더니 문전박대하던 사장님 조차 이정현에게 전화를 걸어서

오늘 스케줄도 잘 다녀오라고 응원해주기 시작했고 그 이후부터 모든 컨셉은 이정현 진두지휘 하에 할 수 있게 돼


이정현은 이 시절을 회상하며 우스갯소리로 그냥 젊었으니까 가능했다고 하지만

본인의 타고난 끼를 바탕으로 적당한 선에서 타협은 하되, 본인 주관을 끝까지 밀고간 점

거기다 당시 이정현은 검증안된 신인 가수였다는 점까지 들어보면 지금까지 회자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나싶다






 




여담으로 데뷔곡의 폭발적인 흥행에 힘을 얻은 이정현은 후속곡 바꿔 컨셉에서

외계인을 컨셉으로 잡았는데 진짜 외계인이 되고 싶어서 영구아트에 의뢰한 용가리 의상을 입고 나왔음

본인 왈, 다른 컨셉 다 좋은데 이것만큼은 부끄러워서 방송국 테이프 다 지워버리고 싶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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