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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판교의 "오징어잡이 배" , 게임회사는 야근,과로.해고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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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2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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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밤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아서 '오징어잡이 배' '등대'라고 불리는 게임 회사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히려 매출이 더 늘어났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혹독한 노동 환경에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민 기자가 화려한 게임 산업의 이면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IT 기업이 모여 있는 판교 신도시에 어둠이 내렸습니다.

하나 둘 불이 꺼지는 건물 사이로 환하게 불을 밝힌 건물들.

'판교 오징어 배'로 불리는 게임 회사들입니다.

통근 버스가 떠나는 밤 9시 반, 직원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게임 회사 직원]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다든지 그럴 때는 좀 불가피하게 일을 하는…"

밤 12시 가까운 시간에도 퇴근 전쟁이 이어집니다.

버스나 전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끊기고 게임 회사 직원들이 부른 택시가 길게 줄을 섰습니다.

법적으로 주 52시간 근무를 시작했지만, 프로젝트 마감을 앞두고는 업무 강도만 높아졌습니다.

이른바 '크런치 모드'.

할당받은 일을 끝내기 위해 퇴근 없이 잠도 자지 않고 일하는 게임 회사 특유의 집중 근무 시간입니다.

[게임 회사 직원]
"요구가 바뀌거나, 아니면 저희 자체적으로도 전략이 바뀌거나…버그같은 경우는 해결이 될 때까지 못 가는 경우가 있죠."

지난 2016년 국내 게임 회사 넷마블 자회사에서 게임 개발자가 과로로 숨졌습니다.

당시 개발자 근무 시간은 일주일에 약 100시간.

산업 재해로 인정받는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게임 회사에서 민원이 발생하면 고용노동부 조사가 나오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차상준/스마일게이트 노조 지회장]
"51.9시간에 근무를 일부러 정지를 시켜 놓고, 그러고 그냥 일을 하는 거예요. 나는 일을 했는데, 근무 기록은 안 되어 있고 그런데 돈을 못 받는 거잖아요. 기록이 없으니까."

최근 몇 년 사이 게임 환경이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바뀌면서 개발자들은 더 바빠졌습니다.

야근을 해서라도 몇 달 안에 게임 하나를 만들어 내거나, 다른 회사의 게임을 모방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합니다.

[전직 게임 회사 직원]
"원하지 않는 종류의 게임이라도 계속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본인을 희생해 가면서 만들었지만 그게 돈을 벌면은 그렇다고 인센티브를 받는 것도 아니고 못 만들었다고 하면 사실 책임을 지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니까 정말 사람을 갈아서 만들었다고밖에는 말씀을 못 드리네요."

밤 12시가 넘은 시각이지만, 게임 회사에는 아직도 불이 꺼지지 않은 사무실이 많습니다.

문제는 불규칙한 장시간 노동뿐만이 아닙니다.

게임 개발 상황에 따라 언제 회사를 나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이 5300억원을 넘고 영업 이익 1500억원을 달성한 한 대형 게임 회사에서는 10여 명이 '당일 해고'를 당했습니다.

해고 당일 오전에 인사팀에서 권고사직을 통보하는 방식입니다.

[전직 펄어비스 직원]
"갑자기 나가는 사례는 중간 중간에도 있기는 했어요. 당일 해고는 계속 있어 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직서에 서명을 하겠느냐는 면담을 하고서 거기서 거부한다고 달라질 것은 별로 없을 것 같고. 사실상 해고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한 중견 게임사에서도 70명이 한꺼번에 당일 해고를 당했습니다.

[전직 게임 회사 직원]
"한두 명씩 그만두게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던 상황에서 저는 선발대로 잘린 것이었고, 그 후에 얼마 되지 않아서 약 70명 가량이 같이 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발이나 그런 쪽은 최소한으로 만들고, 퍼블리셔(발행사)로만 운영을 하겠다고…"

최대 게임 플랫폼 넥슨에서도 내부적으로 진행하던 게임 개발을 중단하면서 현재 150명 정도가 대기 발령 상태입니다.

유행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반강제로 다른 업무를 지정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차상준/스마일게이트 노조 지회장]
"리소스 지원 팀이라는 조직이 새로 생겼어요. 근로계약서에 보면 분명히 이분들은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돼 있는데, 왜 이분들은 그래픽 업무를 받지 못하고 QA(게임 테스트) 업무를 받아야 되는 건지…"

그나마 대기업은 나은 상황입니다.

작은 게임사들은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재작년 국내 게임사 평균 매출액은 167억원이었지만, 전체 회사를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값은 8억원에서 6억원으로 내려갔습니다.

소규모 게임사가 늘면서 양극화가 더 심해진 겁니다.

게임 업계가 대기업 위주로 흘러가고 중소 개발사들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개발자들은 생계 자체를 고민해야 합니다.

"조직 쇄신, 핑계 그만! 고용 안정, 보장하라!"

[배수찬/넥슨 노조 지회장 (지난해 9월)]
"프로젝트 끝났을 때 면접 다시 보고…이게 정규직입니까? 게임이 아니라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정규직인데 면접을 다시 보고 그걸 떨어지면 면접을 통과하지 못했을 때 일자리를 주지 않는 업종은 없어요."

게임 플랫폼 강자 카카오게임즈가 인수한 엑스엘게임즈의 경우, 회사 임원들은 주식으로 큰돈을 챙겼지만, 정작 게임을 개발하는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내몰렸습니다.

[서승욱/카카오 노조 지회장]
"(권고사직 소문이 돌았다,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업계에서 그런 것들이 워낙 횡행하다 보니까, 나도 충분히 그런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것에 위기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요. 특히나 인수·합병 시의 보상 문제에 있어서는 사실 뭐 게임 쪽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IT 업계들이 그런 고민을 좀 해야 되는 상황이긴 해요."

게임 개발자는 장시간 노동을 각오해야 하고 중간에 개발을 중단하면, 직원은 회사를 나가야 한다는 업계 관행이 있습니다.

올해 예상되는 게임 시장 규모는 15조 3천 5백억원.

대형 게임사들 평균 연봉은 5천만원을 넘지만, 대부분 사업장 직원들은 하청 업체 형태로 절반도 안 되는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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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디지털단지는 등대로 불리더니 판교는 오징어잡이 배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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