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gall.dcinside.com/programming/1388713
https://gall.dcinside.com/hit/15885
안녕하세요.
제가 했던 '돈안되는' 쓸데없는 개인작업중에 하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2012년에 런칭했던 Form Follows Function이라는 프로젝트인데,
메인에 원형으로 돌아가는 카드가 있고,
각각의 카드를 클릭하면 HTML5로 이루어진 다양한 인터랙션을 경험할 수 있는 웹사이트입니다.
카드를 클릭하면 나오는 각각의 콘텐츠들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몇개만 소개해드리면,
일본 여행 중에 비가 왔는데 시부야 쪽에 유리 벽이 있는 육교에서 사진을 찍었더니 이런 사진이 나왔었어요.
여기서 영감을 얻어서 보케라는 섹션을 만들었습니다.
보케란 사진을 찍을 때 초점이 맞지 않아 흐려진 부분의 빛이 맺힌 모양을 말하는데 흔히 빛 망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HTML5 캔버스에 랜덤으로 움직이는 공을 만들고 캔버스의 globalCompositeOperation 속성을 조절해서
공들이 겹치는 부분이 밝아지는 효과를 적용해 빛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앤디 워홀의 작품을 좋아하는데요,
그중에 Campbell's Soup는 그냥 집에 사놓으면 앤디 워홀의 작품을 전시한 것 같은 허세감을 느끼게 합니다.
여기에 영감을 얻어 Campbell’s Soup을 3D로 표현한 것뿐이지만,
앤디 워홀의 작품을 3D로 표현한 것 같은 이중적인 느낌을 주는 섹션을 만들었습니다.
마우스나 손가락의 이동 방향에 따라 회전하고 기울어지는 인터랙션을 추가해서 재미를 더했습니다.
뉴욕에 있는 MoMA 뮤지엄에 갔을 때 이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요.
여러 장의 Campbell's Soup 그림이 각각 액자에 담겨 하나의 큰 작품을 이루고 있는 건데,
이게 참 멋져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나무 액자 전시 상태 그대로 웹으로 만들어봤어요.
CSS3의 3D를 사용해 나무 액자를 만들어서 시점에 따라 액자가 입체감 있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앤디 워홀의 특징이라면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한 대량생산인데
이것이 공장에서 물건을 대량생산하는 것과 같다고 해서 팩토리라고 부르는 스튜디오를 짓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작 방식으로 인해 하나의 작품에 여러 가지 다른 색을 사용해 찍어낼 수 있었는데
앤디 워홀의 작품엔 같은 그림이지만 색상만 다른 작품을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런 앤디 워홀 고유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어
마우스의 이동에 따라 그림의 색상이 변하는 인터랙션을 추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초현실주의 작가인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는데
특히 양복을 입은 신사가 비처럼 내리는 ‘Golconda’라는 그림은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영감을 얻어 우산을 쓴 신사라는 그래픽으로 비 내리는 모습을 표현하고,
비 내리는 움직임을 마우스의 움직임에 따라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인터렉션으로 만들었습니다.
같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중에 ‘The Empire of Lights’라는 작품이 있는데
거리는 밤인데 하늘은 낮인 낮과 밤이 공존하는 그림입니다.
MoMA에서 이 작품을 보고 영감을 얻었는데 밝은 배경에 어두운 물체, 혹은 그 반대의 역설적인 느낌을
나무가 자라는 알고리즘과 결합해서 표현했습니다.
화면에 마우스를 클릭하면 나무가 자라는데
밝은 배경의 낮에는 어두운 나무가 자라고,
어두운 배경의 밤에는 화려한 색을 가진 밝은 나무가 자라게 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안 좋아하시는 분은 아마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고흐의 작품을 볼 때마다 독특한 붓 터치와 색상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었는데
그것을 저만의 아트웍으로 풀어낸 섹션입니다.
고흐의 그림에서 색상을 추출해 모자이크처럼 픽셀화시키는데요,
단순히 원본 이미지와 픽셀화된 이미지 두 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픽셀화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리사이징 효과를 추가했어요.
고흐 섹션은 네덜란드에 있는 빈센트 반 고흐 뮤지엄에 전시되기도 했는데요.
뮤지엄 정문에 설치된 인스톨레이션 작품에 세계 여러 나라의 아티스트가 만든 고흐의 작업 중 하나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점토로 만든 인형을 움직이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제가 좋아하는 영화 장르인데,
그중에서도 ‘월레스와 그로밋’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영화 내용 중에 양털을 모두 빼앗긴 아기 양이 추위에 부들부들 떠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각 프레임을 손으로 움직임을 연출해서 찍는 거라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은 굉장히 손이 많이 갑니다.
95년에 이 양이 떠는 장면이 나왔을 때
많은 사람이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뛰어넘은 연출이라는 평을 내렸었습니다.
이런 놀라운 연출에 존경의 뜻을 전하고자 만든 것이 바로 이 섹션 입니다.
화면에 양들이 걸어가고, 그중에 한 마리를 잡으면 ‘잡아먹지 말라고' 부들부들 떱니다.
Wiper Typography는 FFF의 대표 아트웍인데요.
비 오는 날 버스 창문과 타이포그래피 잡지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타이포그래피를 빗방울로 만들려는 구상은 대충 떠올랐는데,
어떤 방식으로 표현을 할지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며칠을 고민하다가 어느 날 아침에 잠에서 깼는데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래서 출근하기 전에 30분 만에 완성한 섹션입니다.
저는 한 가지를 생각하다 보면 꿈에서도 그걸 생각하기도 해요.
이런 특별한 경험인 만큼 제가 유난히 좋아하는 아트웍인데요,
일본의 매거진에 광고 디자인을 요청받았을 때 사용하기도 했고요,
제분야의 시조새 같은 분인 디자이너 존 마에다 씨가 본인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하셨고요,
그리고 제 책 표지 디자인에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테슬라 모델3의 스크린에 풀로 띄워서 이렇게 구동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이런 쓸데없는 짓이 저를 부지런하게 만드는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일 외엔 따른 취미생활이 없어요. 게임도 안하고 티비도 안봅니다.
그냥 일하는게 제일 재미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쓸데없는 개인작업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런 돈도 안되고,
또 실제 프로젝트에 사용하기에는 힘든 기술과, 디자인이지만,
이런걸 만들어봄으로써 배우는게 참 많은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배웠던 것들이 나를 성장 시키고 실제 프로젝트에도 유용하게 쓰였던 적이 많았어요.
그리고 이 작업을 보고 구글에서 입사제의가 와서 지금까지 구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만약에 제가 이런 개인 작업을 하지 않고 회사 일만 했었다면,
세상 누구도 내가 어떤 디자이너인지, 뭐를 잘하는지 몰랐을 겁니다.
나는 어떤 일을 하고싶어 라고 말로만 하기보단,
내가 하고싶은 디자인을 개인작업으로라도 포트폴리오를 계속 쌓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쌓은 포트폴리오는 나라는 디자이너를 정의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활을 합니다 :)
움직이는 모습과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저 사이트 주소는 https://fff.cmiscm.com/#!/main
저분 브런치는 요기 https://brunch.co.kr/@cmiscm#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