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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서울로 ‘내려’갈 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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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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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내려’갈 순 없나 - 시사in 변진경


“응, 응…. 추석 때 내려가서 보자.” 

고향(대구) 친구와 오랜만에 만날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었다. 그냥 가는 것도 아니고 ‘내려가서’ 보자고 말했다는 것을 또 해놓고 나서야 깨달았다. 늘 그랬다. 고향집에 갈 때 늘 “지금 내려간다”라고 전화했고, 거꾸로 부모님이 서울 딸네 집에 오실 때는 “지금 올라가고 있다”라는 연락을 받았다. 서울이 북쪽이고 대구가 남쪽이니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고향이 인천(서울의 서쪽)이나 강원도 강릉(동쪽)이나 경기도 의정부(북쪽)인 친구들도 명절 때 집에 “내려간다”라고 말하더라는 점이다. 서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도시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배어든 탓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많은 것이 서울 중심이라는 사실을, 서울에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 너무나 생생하게 실감했다. 사고가 발생해 똑같은 수의 사람들이 죽어도 지방에서 일어나면 단신으로, 서울에서 일어나면 메인 뉴스로 보도되는 관행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어떤 면적을 뉴스 수용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의도의 몇 배’라는 비유를 사용한다. 후배들은 기사를 쓸 때 ‘지하철 2호선 신촌역’처럼 장소를 나타내는 구절 앞에 꼭 ‘서울’을 빠뜨리곤 했다. 〈시사IN〉 입사 초기 나도 종종 범한 실수이다. 〈시사IN〉은 서울 지방지가 아니라 전국지인데도 말이다.

이번 추석에도 고속도로 하행선은 꽉 막히고 상행선은 텅텅 빌 것이다. 정체 행렬 가운데에서 뒷목을 잡고 있는 운전자와 북적이는 서울역에서 하행선 열차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귀성객의 모습도 ‘정겨운 명절 풍경’으로 텔레비전 뉴스에 비춰질 것이다. 하지만 명절 연휴 기차역 대합실에 앉아, 보따리를 이고 진 나 같은 ‘상경’ 서울시민들의 들뜬 표정을 보다가 나는 가끔 슬퍼졌다. 우리는 왜 고향을 떠나 서울로 와야 했을까? 서울의 남쪽·서쪽·동쪽 도시에서 학교 다니고 출근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교육시키며 살 수는 없었을까? 내 아이도 이 사람 바글바글하고, 집값 비싸고, 흙 한 줌 만지기 힘든 서울에서 살아야 할까? 올 추석에도 꽉 막힌 고속도로 안에서 답 없는 문제를 내내 만지작거리고 있을 것이다. 


https://www.sisain.co.kr/17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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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하지 마세요

중앙일보 2019.09.09 00:03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역은 어디일까? 서울역이다. 전국의 모든 사람이 서울로 올라간다고 하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도, 강원도에서도 서울로 올라간다고 한다. 반대의 경우엔 내려간다는 말을 쓴다. 추석 명절을 며칠 앞두고 아마도 ‘언제 내려가야 덜 막힐까’ 궁리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때도 무의식적으로 ‘내려간다’는 말을 쓰게 된다. 
  
서울(한양)은 왕조시대에는 왕이 거주하는 곳일 뿐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등 한 나라의 요소들이 집중되는 곳이었다. 백성들에게는 높은 곳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자연스레 서울로 올라간다는 말을 쓰게 됐다. 한자어에도 상경(上京), 하경(下京) 또는 낙향(落鄕)이란 단어가 있다. 
  
요즘도 마찬가지다. 오늘도 여전히 서울로 올라간다고 한다. 반대의 경우엔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고속도로의 방향을 얘기할 때 상행선·하행선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방으로 내려간다는 말은 지방을 낮추어 얘기하는 차별적인 용어다. 지방분권·지방자치의 시대인 요즘엔 맞지 않는 말이다. 지방도 서울 못지않게 특성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삶의 질이 높은 곳이 많다. 따라서 지방으로 내려간다는 말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으로 내려간다” 대신 “○○으로 간다”고 해도 의미를 전달하는 데 문제가 없다. 


흔히 쓰는 ‘촌스럽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이 표현에는 지방이나 농촌은 무언가 뒤떨어지고 부족하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이번 추석부터는 ‘지방으로 내려간다’나 ‘촌스럽다’는 말을 줄여 쓰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https://mnews.joins.com/article/23573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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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서울, ‘내려가는’ 지방?_이경우 서울신문 교열팀 차장


지난날 서울은 임금이 ‘거처하던’ 곳이었다. 높은 분이 사는 곳이니 높은 땅이었다. 그래서 물리적 높낮이와 관계없이 ‘올라가는’ 곳으로 표현됐다. 어느 지방에서 가거나 늘 ‘올라가는’ 서울이었다. 서울보다 북쪽 지역에서 갈 때도 서울은 ‘올라가야’ 했다. 반면 ‘지방’은 북쪽이든 남쪽이든 ‘내려가는’ 곳으로 표현됐다. 이런 관습은 지금까지도 일상에 그대로 남아 있다. 대부분 ‘서울에 올라간다’고 한다. 지방에는 ‘내려간다’고 말한다. 공적인 공간의 표현도 그렇다.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교통수단은 상행선이고, 서울에서 지방으로 가는 교통수단은 하행선이다. 

서울과 통하는 길들에는 ‘경인선’, ‘경부선’, ‘경춘선’, ‘경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같은 이름들이 붙었다. 이처럼 서울을 뜻하는 ‘경(京)’은 언제나 먼저 표현됐다. 중심이고 높은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래서 ‘높은 서울’은 모든 것을 서울로 향하게 했고, 굳건하게 모든 것의 중심지가 되게 만들었다. 신문과 방송의 언어도 대부분 이런 의식을 반영한다.

“경찰의 원천봉쇄로 상경하지 못한 경남 지역 농민 8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수평적인 이동이라고 전제하면 여기서 ‘상경하지’는 ‘서울로 가지’ 정도로 대체되는 게 정당하다. 그러나 ‘상경’을 풀어 쓸 때 ‘서울로 올라오는’으로 표현하는 예가 적지 않다. ‘올라가다’도 공정해 보이지 않는데 한술 더 떠 ‘올라오다’로 표현하는 것이다. ‘오다’는 지역에 있는 농민 대신 서울에 있는 기자가 중심이 된 서술이다. 그러면 기자는 관찰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돼 버리고 만다. 참여자는 객관을 버리고 주관을 선택하게 된다.

“부산에 갔다가 서울로 올라오는 차편을 구하지 못해 부산역으로 갔다. ”이렇듯 ‘오르는’ 서울은 무의식적이라고 할 만큼 뿌리가 깊다. ‘오는’이라고 해도 충분한데 ‘올라오는’이라고 한다. 반면 지방은 이렇게 표현된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10여분이면 도달할 수 있고”, “지방으로 발령을 받아 내려갔다.”, “서울에서 경남 하동까지 내려가는 대절 관광버스 안에서”  

특정 지역을 설명할 때도 서울은 항상 중심이고 출발점이 된다. 서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얼마나 걸리는지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때도 습관처럼 나타난다. 그리고 지방은 ‘내려가는’ 곳으로 표현된다. 이런 식의 표현은 서울을 높이고 지역을 낮추는 구실을 한다. 높이고 대접해야 하는 서울이라는 의식을 심는다. 다음과 같은 표현도 서울만 생각하는 표현이다. “감사원장은 오전 삼청동 감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역삼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촬영 현장에서”

서울에 있는 동을 나타낼 때 그곳이 서울인지 밝히지 않는다. 서울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매체도 아니면서 그렇다. 대학로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주, 경산 등 다른 지역에도 있다. 그럼에도 서울의 대학로는 ‘서울’이 생략된 채 나타난다.  “대학로 공연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연 8,000억 원이고 취업 유발효과는…” 

다른 지역 대학로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자칫 자기가 사는 지역의 대학로로 오해할 우려도 있다. 이런 식의 표현도 지방에 대한 차별 가운데 하나다. 서울 이외의 지역이 변두리라는 의식을 심어서는 곤란하다. ‘올라가는 서울’, ‘내려가는 지방’이 아니라 ‘가는 서울’, ‘가는 지방’이 공정하다.


월간<신문과방송>2010년 2월 '바른말좋은기사'



https://img.theqoo.net/Irfux


오해가 많아서 국어사전 첨부함

오해하는 애들아 이 글 한번만 읽어줄래 ㅠ


국어사전에도 서울 아닌 곳에서 서울 갈 때 올라간다라고 쓴다고 적혀있고 남에서 북으로 갈 때도 쓴다고 둘 다 적혀있어

남과 북을 말할때는 지금 쓰던대로 해도 아무 문제가 없어

다만 지방에서 서울을 비롯한 상대적으로 중앙행정권인 곳으로 갈 때 올라간다고 쓰는 경우를 말하는거야


상대방의 고향이 북쪽인지 남쪽인지 전혀 모르는 관계에서도 '너 고향 언제 내려가니? 서울에는 언제 올라와?'라고 묻는 것처럼 위도와 무관하게 '서울로 올라간다'라는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거야


덬들이 댓글에 달아준 사례들처럼 남북으로 쓸 때는 문제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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