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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아이돌 선발 오디션 프로, 투표조작으로 본 구조적 문제]
일반인 대상 오디션 프로와 달리 기획사 연습생이 출연해 경연
방송 분량이 인기투표에 결정적… 기획사들간 치열한 로비전
시즌2서 '워너원' 데뷔시킨 CJ, 연간 순수익만 440억원 대박… 시청률·제작비 '두 토끼' 잡아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프듀)' 투표 조작 사건이 연예 기획사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미 연예 기획사 중 '프듀'와 연루된 여섯 곳이 경찰의 압수 수색을 받았다. 모두 중대형 기획사로, 제작진에게 술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처음부터 '아이돌 육성'을 모토로 내건 프로그램 특성상 매니저들과의 유착이 불가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엠넷은 아이돌이 대거 출연하는 음악 방송을 가장 많이 만들기 때문에 절대 밉보여선 안 된다"며 "프듀뿐 아니라 엠넷 PD들 앞에선 약자(弱者)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프듀'는 시청률과 수익 둘 다 잡은 천재적 포맷"
경찰은 연예 기획사의 PD 접대뿐 아니라 CJ ENM이라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기획사의 유착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듀 투표 조작 의혹은 지난 2002년, 2008년 지상파 가요 PD들이 연루된 'PR 로비 사건'과 닮았지만, 당시 사건이 PD 개인의 비위 사건이었던 반면, '프듀' 사태는 방송사와 기획사가 '돈 되는 아이돌'을 만들어 수익을 공유하기 위해 구조적으로 밀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방송가에선 일찌감치 '프듀'에 대해 "프로그램 제작부터 앨범 발매까지 전권을 쥔 방송사와 기획사가 유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슈퍼스타K'나 'K팝 스타' 등 기존 오디션 프로 출연자는 대부분 일반인이어서 연예 기획사가 끼어들 여지가 적지만, '프듀'는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들이 출연해 10여명의 아이돌을 뽑는 최종 선발 단계까지 경쟁하는 포맷이라 기획사들이 카메라 뒤에서 치열한 로비전을 벌여야 하는 시스템이란 것이다. 방송계 관계자는 "프듀는 100% 시청자 투표로 선발한다며 공정성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투표에 영향을 주기 위해 '악마의 편집'을 적극 활용한 프로였다"며 "투표 결과에 따라 다음 진출이 결정되니 기획사들로서는 PD들에게 목맬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프듀에 소속 연예인을 내보내는 것 자체가 로비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떨어지더라도 소문이 나기 때문에 프듀 시즌1 이 성공한 후로는 앞다퉈 출연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데뷔 그룹의 활동 수익 50% 가져가는 CJ ENM
'프듀'는 방송사 입장에선 시청률과 제작 비용을 동시에 해결해주는 포맷이었다. 시청자를 '국민 프로듀서'로 부르며 참여를 유도했고, 선발된 아이돌을 데뷔시켜 회당 수십억원이 드는 제작비를 충당했다. '프듀' 포맷을 만든 안모 PD는 방송가에서 '천재'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PD들 사이에선 100년이 지나도 이보다 나은 포맷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할 만큼 완벽한 수익 구조"라고 했다.
https://img.theqoo.net/DvtKC
실제로 '워너원'을 데뷔시킨 '프듀' 시즌 2가 대박을 터뜨린 뒤 워너원과 CJ ENM은 연간 순수익만 440억원가량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데뷔 그룹 활동의 수익 분배는 CJ ENM 25%, 그룹 소속사 25%, 가수 개인 소속사 50%로 나눠 갖는 구조였다. 이에 CJ ENM은 워너원 활동 중반부터 아예 산하 기획사를 만들어 프듀로 데뷔한 아이돌 그룹을 직접 관리해왔다. 시즌3에서 탄생한 걸그룹 '아이즈원' 소속사 오프더레코드와 시즌4로 만들어진 '엑스원' 소속사 스윙엔터테인먼트는 모두 CJ ENM 산하 기획사다. 이로써 CJ ENM은 '프듀' 출신 그룹 수익의 50%를 확보하게 됐다.
오디션 프로를 만드는 한 중견 PD는 "일개 PD 한 명이 술접대 받았다고 몇몇 기획사만 밀어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방송사가 일하기 편한 기획사와 사업 파트너가 되려고 편법을 통해서라도 그 기획사 소속의 연습생들을 데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방송사와 기획사가 파트너로 일하는 거대 비즈니스 모델이 된 '프듀'는 유착 유혹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었다는 얘기다
[김수경 기자 cat@chosun.com] [구본우 기자]
[엠넷 아이돌 선발 오디션 프로, 투표조작으로 본 구조적 문제]
일반인 대상 오디션 프로와 달리 기획사 연습생이 출연해 경연
방송 분량이 인기투표에 결정적… 기획사들간 치열한 로비전
시즌2서 '워너원' 데뷔시킨 CJ, 연간 순수익만 440억원 대박… 시청률·제작비 '두 토끼' 잡아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프듀)' 투표 조작 사건이 연예 기획사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미 연예 기획사 중 '프듀'와 연루된 여섯 곳이 경찰의 압수 수색을 받았다. 모두 중대형 기획사로, 제작진에게 술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처음부터 '아이돌 육성'을 모토로 내건 프로그램 특성상 매니저들과의 유착이 불가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엠넷은 아이돌이 대거 출연하는 음악 방송을 가장 많이 만들기 때문에 절대 밉보여선 안 된다"며 "프듀뿐 아니라 엠넷 PD들 앞에선 약자(弱者)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프듀'는 시청률과 수익 둘 다 잡은 천재적 포맷"
경찰은 연예 기획사의 PD 접대뿐 아니라 CJ ENM이라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기획사의 유착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듀 투표 조작 의혹은 지난 2002년, 2008년 지상파 가요 PD들이 연루된 'PR 로비 사건'과 닮았지만, 당시 사건이 PD 개인의 비위 사건이었던 반면, '프듀' 사태는 방송사와 기획사가 '돈 되는 아이돌'을 만들어 수익을 공유하기 위해 구조적으로 밀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방송가에선 일찌감치 '프듀'에 대해 "프로그램 제작부터 앨범 발매까지 전권을 쥔 방송사와 기획사가 유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슈퍼스타K'나 'K팝 스타' 등 기존 오디션 프로 출연자는 대부분 일반인이어서 연예 기획사가 끼어들 여지가 적지만, '프듀'는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들이 출연해 10여명의 아이돌을 뽑는 최종 선발 단계까지 경쟁하는 포맷이라 기획사들이 카메라 뒤에서 치열한 로비전을 벌여야 하는 시스템이란 것이다. 방송계 관계자는 "프듀는 100% 시청자 투표로 선발한다며 공정성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투표에 영향을 주기 위해 '악마의 편집'을 적극 활용한 프로였다"며 "투표 결과에 따라 다음 진출이 결정되니 기획사들로서는 PD들에게 목맬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프듀에 소속 연예인을 내보내는 것 자체가 로비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떨어지더라도 소문이 나기 때문에 프듀 시즌1 이 성공한 후로는 앞다퉈 출연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데뷔 그룹의 활동 수익 50% 가져가는 CJ ENM
'프듀'는 방송사 입장에선 시청률과 제작 비용을 동시에 해결해주는 포맷이었다. 시청자를 '국민 프로듀서'로 부르며 참여를 유도했고, 선발된 아이돌을 데뷔시켜 회당 수십억원이 드는 제작비를 충당했다. '프듀' 포맷을 만든 안모 PD는 방송가에서 '천재'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PD들 사이에선 100년이 지나도 이보다 나은 포맷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할 만큼 완벽한 수익 구조"라고 했다.
https://img.theqoo.net/DvtKC
실제로 '워너원'을 데뷔시킨 '프듀' 시즌 2가 대박을 터뜨린 뒤 워너원과 CJ ENM은 연간 순수익만 440억원가량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데뷔 그룹 활동의 수익 분배는 CJ ENM 25%, 그룹 소속사 25%, 가수 개인 소속사 50%로 나눠 갖는 구조였다. 이에 CJ ENM은 워너원 활동 중반부터 아예 산하 기획사를 만들어 프듀로 데뷔한 아이돌 그룹을 직접 관리해왔다. 시즌3에서 탄생한 걸그룹 '아이즈원' 소속사 오프더레코드와 시즌4로 만들어진 '엑스원' 소속사 스윙엔터테인먼트는 모두 CJ ENM 산하 기획사다. 이로써 CJ ENM은 '프듀' 출신 그룹 수익의 50%를 확보하게 됐다.
오디션 프로를 만드는 한 중견 PD는 "일개 PD 한 명이 술접대 받았다고 몇몇 기획사만 밀어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방송사가 일하기 편한 기획사와 사업 파트너가 되려고 편법을 통해서라도 그 기획사 소속의 연습생들을 데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방송사와 기획사가 파트너로 일하는 거대 비즈니스 모델이 된 '프듀'는 유착 유혹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었다는 얘기다
[김수경 기자 cat@chosun.com] [구본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