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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치과 여러 곳 찾아 '치료비 견적' 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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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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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국민의 만족도와 신뢰가 높지만 유독 치과 부문에 대한 신뢰도는 다른 의료 영역에 비해 낮다.

이진용 교수가 2017년 성인 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민이 바라보는 의사 그리고 일차의료' 조사에 따르면 의료업계 종사자 가운데 치과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모든 의료 직종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치과마다 진단이 다르고 치료비 편차가 크기 때문이 아닐까? 온라인에는 "어느 치과는 치료비 수백만 원을 요구했는데 다른 곳에서는 스케일링만 하라고 했다"는 류의 경험담이 매일같이 올라온다. 이 탓에 지역 카페에는 '좋은 치과, 양심 치과'를 추천해달라는 글이 넘쳐나고 유튜브에는 치과의사가 직접 알려주는 '양심 치과 고르는 법'이 인기다.

게다가 멀쩡한 이빨을 모두 뽑고 임플란트를 하고, 필요 없는 양악 수술을 권유하는 등 심각하게 의료 윤리를 저버린 '비양심 치과의사'들이 언론을 통해 고발당하면서 불신이 더욱더 깊어졌다.

과연 같은 이빨을 두고 치과마다 얼마나 다른 진단을 내릴까? 20년 전 끔찍했던 신경치료 이후 치과를 기피하며 스케일링만 받으며 살아온 기자가 4곳의 치과를 찾아 충치 개수를 진단하고 치료비 견적을 내보기로 했다.


그 결과 병원마다 치료해야 하는 충치의 개수는 4개~7개로 각각 달랐으며 치료비 견적도 4만 원에서 140만 원까지 크게 차이났다.

같은 치아를 보고 어떤 치과에서는 "모두 보험이 되는 아말감 치료만 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했지만 다른 치과는 "진행이 많이 됐으니 모두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고 진단했다.

D 치과의 경우 특이하게도 치료 방법(충전재) 선택권을 환자에게 맡겼다. 장단점을 설명하며 "가장 많이 썩은 충치를 아말감(보험 가능, 개당 만 원)으로 할지, 레진(개당 6~10만 원 선)을 선택할지, 금니로 할지 환자분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했다. 즉 어떤 방식으로 치료를 해도 '지금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 치아 상태

왜 치과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익명을 요구한 현직 치과의사 ㄱ씨는 "충치에도 회색지대가 있을 수 있다"며 "현존하는 어떠한 검사도 이게 진행할 충치인지, 아닌지는 명확하게 알 수는 없다. 이러한 경우에 환자한테 관리를 잘하라고 독려하고 치료 안 하고 지켜보자는 의사도 있고, 일단 치료부터 시작하자는 의견을 가진 의사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가 필요한 충치 개수를 적게 판단하는 의사가 '양심 치과'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 의사가 살짝 썩은 이빨을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으며, 발견했어도 아직 치료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한 치과의사는 이를 '공격적인 치료와 방어적인 치료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 YTN

또 다른 치과의사 ㄴ 씨는 "환자의 이 관리 방법이나 타고난 치아 특성 등 수많은 변수가 있다"며 "만약 의사가 치료하지 말고 스스로 관리하라고 독려했지만 시간이 지나 그 이빨이 신경 치료를 해야 할 정도로 썩는다면 '양심 치과'처럼 보였던 의사의 판단이 '결과적으로는 틀렸다'고 볼 수 있다. 초기라고 해서 치료를 안 하고 두는 게 늘 옳지는 않다. 때문에 만약 작은 충치를 놔두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며 진행을 살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 같은 사람의 치아를 보고도 다른 치료 방법을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ㄱ씨는 "실제로 과잉 진료하는 의사도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런 경우보다는 "개인병원에서 일하면 일단 환자가 추후에 탈이 안나고 오래 가는 치료를 하고, 또 본인이 자신 있는 진료로 유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ㄴ씨 역시 "금니를 쓰면 아말감보다 치아 더 관리가 쉽고 오래 쓰는 건 사실"이라며 "이건 의사마다 철학에 따라 생각이 갈릴 수 있기 때문에 누가 봐도 의료 윤리를 저버린 케이스가 아니라면 과잉 진료라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ㄱ씨는 과잉진료 논란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불법 위임진료 문제다. 치과에서 일하는 치과의사, 치위생사, 치기공사, 간호조무사는 각자 면허별로 허가된 진료 내용이 있지만 면허가 없는 사람들이 이를 넘어선 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ㄱ씨는 "위임 진료를 안 하는 개인병원이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간호 조무사에게 스케일링이나 치아 본뜨기, 보철 시술을 시키는 건 불법이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치과에서 자행되고 있는 일이다.


▲ 불법 위임 진료를 고발하는 기사


아무리 저렴한 치과라고 해도 무면허자가 자신의 영역을 넘는 진료행위를 한다면 이를 '양심 치과'라고 볼 수 없다.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적으로 '양심 치과'라고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정한 양심치과는 법을 준수하면서 환자가 어떻게 해야 좋은 치아를 오래도록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치과다.

만약 치과 치료를 고민하는 환자가 있다면 여러 치과를 찾아 진단을 받고 재정 상태, 의사의 성향, 본인의 치아 관리 습관, 치과 방문 빈도 등을 고려한 뒤, 치료에 대한 뜻이 자신과 일치하는 의사를 찾아야 할 것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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