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불편한' 패키지 해외여행, 누구의 잘못인가
6,971 54
2019.02.23 20:44
6,971 54
“허허….”

순간적으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주윗사람들도 대부분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올해 설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처음으로 떠난 해외여행 도중 벌어진 일이다. 급하게 여행계획을 세운 데다 대만은 첫 방문이었기에 한 중소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다. 항공편은 물론 숙소와 식사까지 모두 챙겨줘 큰 불편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그날 무척이나 어색했던 그 1시간여를 제외하고는.

여행 둘째 날 가이드는 우리 일행을 타이베이의 한 상가건물 지하로 인솔했다. 깔끔하지만 왠지 모를 위화감이 드는 곳이었다. 일행이 모두 자리에 앉자 말끔한 옷차림의 직원들이 한국어로 각종 의약품과 차(茶), 지역 특산물 등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쉬이 지갑을 열지 않았다. 직원들의 움직임이 더 분주해졌다. 불편함을 견디지 못한 기자는 흡연을 핑계로 자리를 떴다.

건물 앞에서 만난 기자 또래의 가이드 역시 민망한 듯 별다른 얘길 꺼내지 않았다. 현지 가이드들이 쇼핑몰 등에서 팔린 상품 금액의 일정 비율을 소개료 명목으로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는 말이 생각나 “사는 분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을 건넸다. 가이드는 잠시 후 “옵션(선택관광) 외에 쇼핑몰 투어는 어차피 회사(여행사)가 챙기는 수익이기 때문에 눈치는 좀 보이지만 저는 괜찮다”고 답했다.

우리 일행은 대부분 옵션을 신청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은 경우 가이드와 고객 간 갈등이 빚어질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기사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런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각 여행사나 한국소비자원에도 관련 민원이 빗발친다고 한다. 돈과 시간을 들여 즐거움을 찾으러 온 여행객과 생계 유지를 위해 강요 아닌 강요를 하는 가이드 사이의 ‘눈치 게임’, 누구의 잘못일까.

여행업계에 따르면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해외여행 시장에서 상당수 중소 여행사들은 항공비와 호텔 투숙비를 손해보면서까지 초저가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손해를 보고 판다는 뜻에서 ‘마이너스 관광’이라거나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뜻의 ‘제로 관광’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이런 상품들은 일단 고객을 많이 유치한 뒤 옵션이나 쇼핑 등으로 손해를 메우는 식으로 유지된다.

대만 여행에서 만난 가이드는 이를 ‘항공사-여행사-가이드’로 이어지는 일종의 ‘갑-을-병’ 구조라고 표현했다. 여행산업에서 ‘병’인 가이드들은 현장에서 고객과 서로 얼굴을 붉혀야 하고, 여행에서 생기는 모든 불평·불만을 감내해야 한다고도 털어놨다. 그 말을 듣고 기자가 10여년 전 갔던 유럽 패키지 여행 당시 옵션을 하나도 신청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가이드가 지은 표정이 비로소 이해됐다.

해외여행객이 3000만명에 육박하는 시대, 패키지 여행에 ‘불편한 여행’이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으려면 업계와 여행객 모두 바뀌어야 한다. 여행객들은 ‘싼 게 비지떡’이란 말처럼 저렴하기만 한 여행은 없다는 걸 인지해야 하고, 여행사들은 가격 경쟁에 치중해 고객들에게 옵션, 쇼핑 강요 등으로 부담을 전가해선 안 된다. 관할 당국도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이뤄지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https://m.news.nate.com/view/20190222n34756?mid=m03

베댓: https://img.theqoo.net/pVHAe
목록 스크랩 (0)
댓글 5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아비노💜 스트레스 릴리프 바디워시 체험단 모집 (50인) 363 05.14 21,45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81,21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421,87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43,6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722,34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18,16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73,14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0 20.09.29 7,481,30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23 20.05.17 8,691,31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1 20.04.30 8,583,79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36,45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9999 정보 2️⃣6️⃣0️⃣5️⃣1️⃣7️⃣ 일요일 실시간 예매율 순위 ~ 마이클 10.5 / 군체 9.3 / 마리오갤럭시 2.8 / 악프다2 2 / 와일드씽 1.9 예매👀🦅🌸 00:06 123
299998 정보 2️⃣6️⃣0️⃣5️⃣1️⃣6️⃣ 토요일 박스오피스 좌판/좌점 ~ 마이클 46.8 / 마리오갤럭시 141 / 악프다2 140 / 살목지 313.7 / 헤일메리 283.4 / 란12.3 24 ㅊㅋ🌸🦅👀 4 00:02 289
299997 정보 네페 27원 26 00:02 1,966
299996 정보 네이버페이1원+1원+1원+1원+1원+랜덤 눌러봐👆+🐶👋(+10원+5원)+눌러눌러 보험랜덤👆+10원+10원+👀라이브보고2원받기 33 00:01 1,151
299995 정보 오늘 낭만 미쳤던 라팍 잔나비 공연 3 05.16 1,016
299994 정보 🏅’26년 써클차트 여성그룹 음반판매량 TOP 20 (~4/30)-再🏅 5 05.16 352
299993 정보 현재 미국에서 '유전 토니 콜렛, 미드소마 플로렌스 퓨, 펄 미아 고스급 연기했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노미되어야 한다, 올해의 발견'이라면서 극찬받고 있는 배우...jpg 2 05.16 1,727
299992 정보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던 2015 브릿어워드 마돈나 무대 1 05.16 652
299991 정보 ⛅내일(17日) 전국 최고기온 예보⛅ 11 05.16 2,289
299990 정보 [KBO] 프로야구 5월 16일 각 구장 관중수 1 05.16 879
299989 정보 [KBO] 프로야구 5월 17일 각 구장 선발투수 4 05.16 1,155
299988 정보 🏅’26년 써클차트 여성솔로 음반판매량 TOP 15 (~4/30)🏅 1 05.16 265
299987 정보 네이버 지도의 만두 리스트는 항상 유용합니다 8 05.16 1,557
299986 정보 가장 비싼 연꽃 실크 만드는 법 9 05.16 2,569
299985 정보 악마라 불린 두 천재의 격돌 파가니니 vs 리스트 '라 캄파넬라" 3 05.16 702
299984 정보 이제 마지막화까지 1부 남은 미드 1 05.16 2,793
299983 정보 120년만에 찍힌 유령해파리 14 05.16 1,847
299982 정보 LG전자 광고팀급 참고막 공직자.ytb 3 05.16 2,524
299981 정보 언차일드 'UNCHILD' 멜론 일간 추이.jpg 1 05.16 299
299980 정보 빌리 'ZAP', 'WORK' 멜론 일간 추이.jpg 16 05.16 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