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몸값 1000억 시대
월드컵 후 골키퍼 이적 활발…브라질 알리송, 리버풀 이적몸값 956억원…역대 GK 최고
쿠르투아 등도 곧 이적 앞둬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은 세계적인 골키퍼들의 경연장이나 마찬가지였다. 크로아티아를 결승까지 올린 다니옐 수바시치(AS 모나코), 독일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선 조현우(대구 FC) 등은 골키퍼가 혼자 힘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월드컵 이후에 골키퍼들 몸값이 상승세를 타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실제로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역대 골키퍼 이적료 기록이 바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은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가 메디컬 테스트 등 절차를 마무리한 후 리버풀과의 계약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월드컵에서 브라질 국가대표팀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며 8강 진출에 공헌한 알리송의 몸값은 최대 7250만유로(약 9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0억원 고지를 넘지는 못했지만 이는 유벤투스가 2001년 잔루이지 부폰(파리 생제르맹)을 영입하며 지불한 5300만유로를 17년 만에 경신한 역대 골키퍼 최고 이적료다. 2016년 브라질 SC인테르나시오날에서 AS로마로 입단할 당시 기록한 몸값 93억원이 2년 만에 10배로 부풀었다.
월드컵에서 62.5% 선방률을 기록하고 패스 성공률이 90%에 이를 정도로 킥 능력도 좋은 알리송은 팔방미인 골키퍼로 통한다. 지난 시즌 AS로마에서 37경기에 출전해 17번 클린 시트를 기록했고 79%에 달하는 선방률을 선보이며 리버풀의 골키퍼 악몽을 끝내줄 수 있는 후보로 관심을 끌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가 두 차례나 결정적 실수를 저지른 대가로 레알 마드리드에 1대3으로 패했던 리버풀로서는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선수였던 것이 사실이다.
리버풀을 이끄는 위르겐 클로프 감독은 알리송 영입을 마친 뒤 "진짜 물건인 키퍼를 데려왔다. 몸값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고, 알리송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리버풀에 패한 뒤 관심을 갖게 됐다. 리버풀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알리송 이적은 이렇게 끝났지만 '골키퍼 연쇄 이동'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벨기에의 3위 등극을 이끌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티보 쿠르투아(첼시)를 영입하려는 중이고, 주전 골키퍼를 내주게 생긴 첼시 역시 덴마크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레스터시티), 19세에 이탈리아 주전 골키퍼가 된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 등을 노리고 있어 '1000억원 몸값 골키퍼' 시대도 이제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이적 시장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다비드 데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등의 몸값은 1000억원을 가볍게 넘길 수 있다.
[이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