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 펩시의 새로운 캠페인에 대해 소개해달라. 그리고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도 궁금하다.
SON 모두에게 축구의 매력을 알리고, 전 세계 어디에서든 축구공 하나면 서로의 관습을 뛰어넘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캠페인이다. 보통은 거대한 잔디 구장과 22명의 선수가 있어야만 축구를 할 수 있다 생각하지 않나. 하지만 공 하나, 창의성, 스포츠를 즐기려는 열정만 있다면 충분히 축구를 즐길 수 있다. 축구야말로 모든 벽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힘을 가진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과 상응한다는 점에서 이번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고 기대가 크다.
GQ 이번 펩시 캠페인 촬영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SON 무엇보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잭 그릴리시, 리아 윌리엄슨 같은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펩시의 ‘공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뻤다.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의 선수들이 축구의 보편적인 매력을 알리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
GQ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SON 저의 시그니처 세리머니가 캠페인 영상에 들어갔는데, 재밌고 기억에 남는다. 경기장 안팎을 막론하고 축구에 대한 열정을 항상 드러내려 노력해왔고, 이렇게 펩시와 함께 전 세계 팬들과 그 기쁨을 나눌 기회를 가져 무척 행복했다.
GQ 펩시 캠페인은 길거리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촬영하면서 떠오른 추억이 있다면?
SON 줄곧 강원도에서 지내오신 아버지는, 언제 어디서든 기회를 만들어 축구를 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그 말씀을 따라 어린 시절부터 길거리, 방 안, 경기장 어디서든 공을 차며 자랐다. 세계 곳곳의 어린 선수들도 그렇게 공을 들고 어디서든 축구에 뛰어들 수 있도록 독려하고 싶다. 이번 펩시 캠페인은 모든 축구 팬들이 공유하는 경험의 공감대를 넓혀줄 것이라 생각한다. 어디서 왔든, 결국 모든 축구 선수들은 한 개의 공, 친구, 경기장의 열기와 함께 축구를 시작했을 테니.
GQ 한국에서 축구를 하면서 자라는 것은 어땠나? 어떤 식의 기회와 시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SON 어릴 적엔 축구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았고, 경기장 시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콘크리트 바닥이든, 잔디 위든, 인조잔디든 친구들이나 팀원과 경기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었다. 펩시의 새로운 캠페인 역시 제한된 영역을 벗어나 즐기는 길거리 축구가 지닌 매력과 자유로움을 널리 알리려는 것이고, 저 또한 같은 생각이다.
GQ 자신의 스타일을 세 단어로 설명한다면?
SON 심플, 깔끔, 여유로움.
GQ 축구 선수로서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누구인가?
SON 축구에 관해서라면 언급할 분들이 정말 많다. 특히, 어렸을 때는 박지성 선수를 정말 열렬히 응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며 여러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내게 진정한 영웅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GQ 그렇다면패션은 어떤가? 당신의 패션에 영향을 준 누군가가 있다면?
SON 특별히 누군가의 영향을 받았다고 지목하기는 어렵다. 데이비드 베컴처럼 패셔너블한 선수가 무척 많은데, 나 역시 나만의 스타일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GQ 만약 축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
SON 하하, 그런 상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어릴 때부터 프로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았기 때문에 다른 가능성은 생각조차 한 적이 없다.
GQ K-팝부터 스트리밍 사이트의 한국 영화와 드라마까지, 한국 문화가 서양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SON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문화가 서양에서 인기 있는 것을 보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어떤 이들은 특정 K-드라마나 K-팝에 대해 아는지 물어보기도 하는데, 행복한 현상이라 생각한다(웃음).
GQ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역대 아시아 최고의 축구선수 중 한 명으로 꼽는다. 한국과 아시아 전역의 젊은 세대에 영감을 주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소감한마디 부탁한다.
SON 정말 감사한 말씀이지만, 역대 최고의 아시아 축구선수인지는 잘 모르겠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처럼 나보다 앞서 위대한 공적을 남긴 선수들이 이미 많이 있으니까. 앞으로 더 많은 훌륭한 선수들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다른 이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명예이고, 그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격려할 수 있다는 사실은 더할 나위 없이 큰 기쁨이다. 과분한 칭송을 많이 듣는다. 나는 그저 매일 더 나은 축구선수이자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뿐이다. 사람들이 ‘손흥민’을 노력하는 축구선수로 기억해준다면 감사할 것 같다.
GQ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만큼 그 책임감이 적지 않을 텐데,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고 평정심을 되찾는 개인적인 전략이 있다면?
SON 매일에 충실하기, 그것밖에 없다.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를 염두에 두되,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않으면 미쳐버릴 수도 있을 테니(웃음). 현재 당면한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자 전략이다. 이 방법이 쉽지는 않지만, 막중한 책임을 감당하기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GQ 아버지께 받은 조언 중 뇌리에 남아 결정적인 순간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는가? 그리고, 동료나 후배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SON 아버지는 자신의 꿈을 믿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늘 가르치셨다. 흔히 하는 말이라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노력이 결국 보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믿었다. 다른 길은 없다. 재능이 있어도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끊임없는 노력은 필수다. 그렇기 때문에 동료들과 후배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자신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라고,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GQ 한국을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정의한다면?
SON 자신의 꿈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사람이자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자 노력하는 사람. 축구선수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한 인간이라는 점이 내게는 매우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고, 본받으려 한다는 것, 특히 어린 친구들의 롤모델이라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항상 모범이 되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의무라 생각한다.
GQ 축구 경기장을 벗어나 일상에서 특별하게 의미를 찾거나 경험하는 순간이 있는가? 일명 ‘찰칵’ 세리머니를 할 때와 같이, 현재의 소중함, 행복, 가치를 담아내는 순간이 있다면?
SON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 그 순간들이 아닐까. 인생은 정말 빠르게 흘러가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시간들이 내게는 삶의 원동력이고 행복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멀리 떨어져 지내 힘들 때도 있지만, 집에 돌아갈 때마다 느끼는 감사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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