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평과 인텁 주요내용이 적절하게 섞여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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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드라마와 영화들 속에 '주연' 타이틀을 가진 배우는 많다. 하지만 그 자리에 진정 어울리는 배우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한 작품의 주연이 되기 위해선 대중적인 인기, 안정적인 연기력은 기본이고,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요구된다. 감독, 작가와 논의하며 작품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선두에 서야 하고, 출연 배우들의 리더로서 제작진과 소통하는 가교 역할도 해야 하며, 팀 전체를 아우르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끄는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혹여 논란거리가 생긴다면 대표로 고개 숙일 줄도, 반대로 칭찬받을 땐 나 혼자 잘해서가 아닌 모두의 노력이 이룬 성과임을 알고 고마움을 표현할 줄도 알아야 한다. 주연이라서 받는 혜택도 많지만, 그만큼 막중한 책임이 뒤따르는 게 주연의 자리다.
최근 연예계에는 주연 배우의 개인적 문제로 드라마가 피해를 본 일들이 수차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주연 배우의 자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는데, 배우 송중기를 보며 그 답을 찾았다.
지난 2일 종영한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 주인공 빈센조 까사노로 분한 송중기는 잔혹한데 통쾌하고, 진지한데 웃기고, 외모는 아름다운데 액션은 멋있는, 다양한 매력의 마피아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든 송중기는 '빈센조'의 타이틀 롤로서 작품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8개월의 촬영 기간 동안 주연 배우 송중기는 한결같이 빛났다. 그는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에 맞게 흔들림 없이 작품의 중심을 잡았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캐릭터의 향연이 어우러진 작품에서 배우들과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며 좋은 팀워크를 이끌었다. '빈센조'의 출연 배우들은 입을 모아 송중기를 칭찬하며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다.
논란을 피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인터뷰에서 중국 비빔밥 제품 PPL 논란 관련 질문이 나오자 송중기는 사과할 건 사과하면서도, 작품 내적인 재미에 더 힘쓰려 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하며 최선의 답변을 들려줬다.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후 어느덧 데뷔 14년 차가 된 송중기는 굵직한 작품들을 거쳐오며 단단히 성장했고, 이젠 한 작품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주연의 자리를 꿰차고 있으면서 그에 걸맞지 않은 이기적인 배우들에게, 송중기는 충분히 귀감이 되는 주연 배우다.
Q. '빈센조'가 14.6%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는데요. 이 작품이 사랑받은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송중기: 우리 드라마의 색깔은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 였는데, 그걸 시청자 여러분이 속 시원히 받아주신 거 같아요.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이게 맞나' 싶기도 했지만, 보는 시청자가 통쾌하고 즐겁게 느꼈다면 충분히 보람을 느껴요.
그리고 또 하나,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했던 게 '현장의 끈끈함'이었던 거 같아요. 동료 배우들이나 업계 관계자들이 드라마 모니터를 해주면서 "현장이 즐거운 게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해줬어요. 배우들, 스태프들, 구성원들 모두가 다 끈끈했고 단합이 잘 됐는데, 그걸 방송으로 본 대중들도 느끼지 않았나 싶어요. ''방송만 봐도, 너네 현장 좋은 게 느껴진다"는 말이, 이번 작품을 하며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이었어요.
Q. 악을 악으로 처단한 빈센조가 통쾌한 쾌감을 주지만 동시에 잔인하다는 반응도 얻었죠. 연기하는 입장에서 '이게 맞나' 싶었다는 고민이 그 부분을 말하는 거 같은데요. 무지막지한 다크히어로, 빈센조의 활약을 어떻게 보나요?
송중기: 빈센조가 '히어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인물이 히어로가 되면 안되죠. 빈센조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한, 용서받을 수 없는 악인이에요. 그런 인물이 시청자의 지지를 받는다는 게, 저도 연기하면서 헷갈렸어요. 하지만 단순히 접근하려 했어요. 상업적인 드라마이니 시청자에게 통쾌함과 재미를 주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죠.
저도 속으로 사적 복수를 꿈꾼 적이 있어요. '법만 가지고 안 되는구나', '나쁜 사람들은 법을 이용해서 빠져나가고, 왜 착한 사람들은 그걸 못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서 '빈센조'에 공감한 부분도 있어요. 결말에 대해 통쾌했다는 반응과 너무 잔인했다는 반응이 분분하던데, 개인적으로는 더 해도 된다는 생각이에요. 실제 현실에는 더 심한 빌런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장한석(옥택연 분), 최명희(김여진 분) 못지않은 처벌을 당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전 '빈센조'의 결말을 지지해요.
Q. 작품이 지닌 '상업적 가치'에 대해 언급했는데, 상업적 가치가 작품을 선택하는데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나요? 상업적 가치 못지않게 예술적 가치도 중요하잖아요.
송중기: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서 상업적 가치냐 예술적 가치냐를 먼저 떠올리진 않아요. 제 감을 믿는 편이라서, 먼저 끌리는 걸 선택하고 그다음에 다른 요소들을 생각하죠. 상업적 가치는 어쨌든 제가 주연배우이기 때문에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작품에 투자한 비용 같은걸 생각 안 한다면, 그건 주인공으로서 무책임한 거죠. 그런 게 유일한 부담감이기도 해요. 관객들한테 '힘들게 찍었으니 봐달라'는 건 말이 안 되요. 이유를 떠나, 관객들이 재미를 느껴야 하는 게 큰 가치이죠. 그래서 제가 '상업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거 같아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송중기의 코미디 연기도 볼 수 있었는데요. 처음에 이 작품에 대한 확신이 없었을 정도로, 코미디 연기에 대한 부담이 컸었다면서요?
송중기: 처음에 코미디를 잘 쓰시는 박재범 작가님이 대본을 주신다고 했을 때, '내가 코미디를 할 수 있을까, 내가 잘하는 장르가 아닌데' 하며 저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자신도 없었어요. 과연 대중들이 송중기의 코미디를 기대할까 라는 걱정도 있었고요. 그런데 시놉시스를 받고 작가, 감독님과 미팅을 한 후엔 이 분들을 믿고 해 봐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첫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괜히 한다고 했나' 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촬영을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코미디를 잘하는 선배 배우들과 함께 하면서 '아, 코미디 연기는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구나' 깨달은 게 많아요. 지금은 초반에 촬영한 1, 2부를 다시 찍고 싶은 마음이에요. 지금 찍으면 더 재미있게 찍을 수 있을 거 같거든요.(웃음)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부족한 부분들을 조금 더 넓혀준 작품이고, 제가 새로운 시도를 하도록 용기를 준 작품이에요.
Q. 이탈리아 마피아 출신의 빈센조 역할이라, 이탈리아어 연기도 많이 해야 했는데요. 이탈리아어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송중기: 정말 쉽지 않았어요. 도망가고 싶었어요.(웃음) 처음엔 쉽게 생각했어요. 영화 '보고타'를 촬영 중이었는데, 거기에 스페인어 대사가 많아서 꽤 준비했었거든요.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가 비슷하다고 해서 '연습한 걸 써먹으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두 언어가 전혀 다르더라고요. 이탈리아어는 톤 잡기부터 어려웠고, 어느 지역 출신이냐에 따라 또 억양이 달라서 그걸 설정하는 데도 헷갈리는 게 많았어요. 외국어 대사는 따로 준비 방법이 없고, 계속 부딪치고 껴안고 가는 수밖에 없어요. 이탈리아어 연기 부분에 대해선 부끄럽고, 저 스스로 너무 만족하지 못해요.
Q. 앞서 '현장의 끈끈함'을 언급했던 것처럼, '빈센조' 출연진은 팀워크가 남달랐던 거 같아요. '출장 십오야' 방송을 보니, 송중기 배우가 '송반장'으로 불리며 다른 배우들을 잘 아우르더라고요. 극 중 금가프라자 식구들과 실제로도 사이가 정말 좋아 보여요.
송중기: 이번 작품이 저의 원탑물이라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저 혼자 다 끌어가야 하는 작품이라 생각하지 않아서,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며 부담감도 느끼지 않았죠. 시놉시스를 봤을 때부터, 이건 금가프라자 사람들과 다 함께 만들어 나가는 거라 생각했고, 그게 제가 이 작품에서 너무 좋아했던 부분이었어요.
17부 초반에 빈센조가 어머니를 여읜 후 아침에 출근하려고 나서는데, 금가프라자 식구들이 다 하던 일을 접고 나와서 도와주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신을 찍을 때, 너무 좋았고 울컥했어요. 빈센조가 금가프라자 사람들의 리더가 되어도 될까 했던 의문에, 구성원들은 이미 그를 리더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기도 했고. 개인적으론 제가 이 배우들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겹쳐 더 의미 있게 다가온 장면이었어요. 그 장면은 현장 구성원 모두가 다 잘 살리려 애썼던 거 같아요.
Q. 상대배우였던 홍차영 역 전여빈 씨는 송중기 씨에 대해 배울 점이 많고 연기에 열정 많은 선배라고 하던데요. 전여빈 씨는 어떤 배우던가요?
송중기: 여빈 씨가 유독 오빠 오빠 하면서 많이 따랐어요. 그래서 저도 더 도움을 주고 싶었죠. 그동안 여빈 씨가 한 작품들 중에 '빈센조'가 가장 큰 역할이였을 거에요. 여빈 씨를 보며 저도 처음 주인공을 맡았을 때의 부담감이 생각나 더 도와주고 싶기도 했어요. 저도 부족하지만, 아는 건 같이 의논하고자 했고 여빈 씨가 그걸 잘 따라와 줬죠. 또 여빈 씨 자체가 천성이 착하고 좋아서, 계속 배우려고 하는 마음가짐이 보였어요. 앞으로 더 엄청난 배우가 될 친구라서, 그런 배우의 시작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에요. 여빈 씨의 사인을 미리 받아놔야 할 거 같아요.(웃음)
Q. 극 후반부에 그려진 장한서 역 곽동연 배우와의 브로맨스 호흡도 좋았어요.
송중기: 처음에 동연 씨의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동연 씨의 연기나 현장에서 고민한 흔적들을 보고, 저랑 나이가 비슷하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실제로 저보다 한참 어리다는 거에 깜짝 놀랐죠. 전 그 나이에 그렇게 어른스럽지 못했는데 말이에요. 정말 치열하게 연구하고 연기해요. 애드리브 하나도 마음대로 하지 않고, 감독님의 컨펌을 받고 하는데 거기에도 고민의 흔적이 보여요. 그래서 처음 만나는 동료인데도 마냥 예뻤고, 그 배우의 표현력이 부럽기도 했어요. 방송으로 보신 분들도 다 느꼈을 거예요. 너무 열심히 하고 잘하죠.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될 친구와 함께 했구나'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Q. '아스달 연대기'의 인연 김성철 배우도 카메오로 출연해 특별한 브로맨스를 선보였잖아요? 특히 두 사람의 놀이공원 데이트 장면이 크게 화제가 됐어요.
송중기: 남자들의 데이트 장면을 왜 그리 예뻐해 주시는지. 너무 많은 피드백을 받아서 얼떨떨하면서도 기분 좋았어요.(웃음) 성철 씨는 제가 특별출연을 부탁했는데, 흔쾌히 도와줬어요. 특별출연 치고는 분량이 많았는데도 열과 성을 다해줬어요. 특히 20부에 등장한 부분은 대본에 없던 거에요. 제가 사적으로 통화하다가 '오늘 할 거 없으면 나와서 세 컷만 찍고 가' 했는데 정말 와서 갑자기 만들어진 장면이에요. 친한 형이라고 도와주려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죠. 성철 씨에게는 제가 두고두고 갚아야 할 거 같아요.
Q. 잘 나갔던 '빈센조'의 유일한 약점이라면 '중국 비빔밥 PPL' 논란일 텐데요. 이번 PPL 논란에 대한 주연배우로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송중기: 그런 해프닝이 있었지만 약점이라고 생각은 안 해요. 모든 일은 순리대로 지나간다고 생각해요. 상업 드라마의 가치가 시청자에게 최고의 재미와 감동을 드리는 건데, 그런 기준으로 봤을 때 (중국 PPL에) 실망하는 분들이 계셨기에 그런 반응이 나왔다고 보고, 불편을 느낀 분들께는 참여 구성원으로서 죄송하단 말씀을 거듭 드리고 싶어요.
논란이 있었을 때, 전 크게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드라마 진짜 재미없네' 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했죠. 오히려 작품 외적인 논란이 있을 때 작품 내적인 거에 집중하고자 했어요. '더 재미있게 만들어 다시 예쁨 받자'는 생각만 가득했어요. 그래서 내부적으로 더 집중하려 했고요. 하지만 어쨌든 주연 배우로서 불편을 느낀 분들이 있다면 죄송한 마음이고, 이런 언급을 굳이 피하고 싶지도 않아요.
Q. 이번 작품에서 유독 미모에 물이 올랐단 칭찬들이 많았어요. 사실 '군함도', '아스달연대기', '승리호' 등 최근에 맡은 캐릭터들이 꾀죄죄하기도 했는데요. '빈센조'는 송중기가 이렇게 뽀얀 피부에 '미남 배우'라는 걸, 오랜만에 다시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성균관 스캔들'의 여림을 11년 만에 따라 하는 건데 외모가 그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아 화제였는데요. 쏟아진 외모 칭찬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송중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저 역시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있어요.(웃음) 그동안 팬들도 '왜 이렇게 꾀죄죄한 역할만 맡냐'고 하긴 했어요. 전 그저 작품이 끌려서 한 건데, 이상하게 결과가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말끔한 캐릭터라 팬들이 더 좋아했어요.
여림은 제가 진짜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자세히 비교해 보면 11년 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그 캐릭터를 박재범 작가님이 센스 있게 우리 드라마에 어울리게 넣어주셨죠. 여림을 다시 만나게 해 주셔서 저 역시 반가웠고, 보다 더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도 즐기면서 찍었고요.
Q. 예전엔 '꽃미남' 이미지가 강했는데, 지금은 남성적인 매력이 강한 배우로 자리매김했어요. 액션 연기가 많은 작품에 계속 출연하는 영향도 있고요. '남자다움'을 보여주는 작품이나 캐릭터에 더 끌리는 이유가 있을까요?
송중기: 액션 위주로 보여지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어요. 어떤 캐릭터나 장르든, 내적으로 알맹이 차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을 마음이에요. 그런 캐릭터를 맡았는데 액션이 생기고 그런 것뿐이죠. 최근에 액션을 많이 해서, 다음엔 액션 없이 대사로만 하는 작품을 하고 싶기도 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