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https://www.bookbang.jp/review/article/814354
* 의•오역 있을 수 있음!
TBS 일요극장 『더 로열 패밀리』 의 무대 뒤
연기에 도전하는 배우는 촬영의 뒤편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대화를 하고 있는가? 그리고 영상화의 근원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원작자는 어떤 마음으로 제작 현장을 바라보고 있는가? TBS 일요극장에서 방송 중인 『더 로열패밀리』 는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자」 는 강한 일체감이 태어난 희한한 작품이라고 한다. 현장의 출연진이나 스태프들만이 알고 있는 이러한 내막을 밝히며, 작품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대화를 나눈 인물들이 『더 로열패밀리』 의 원작자 하야미 카즈마사 상과 출연자인 츠마부키 사토시 상, 메구로 렌 상, 이 세 명이다. 주인공인 세무사 쿠리스 에이지와 독재자 사장 산노 코조의 만남에서부터, 마주 일가의 파란만장한 20년간의 궤적을 풀어가는 드라마의 촬영 현장에서는 어떤 사색과 대화가 태어났을까?
※이 대담은 제1화 방송 후인 10월 중순에 원작자인 하야미 상과 촬영 현장을 방문하여 이루어졌습니다.

하야미 : 제1화가 정말로 훌륭해서, 보고 나서 바로 츠마부키 상에게 전화를 해버렸습니다. 항상 「소설과 영상 중, 어느 쪽이 더 좋았다」 라는 이야기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저도 연출 팀이나 촬영 팀과 마찬가지로 「원작 팀」 의 한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시각에는 흥미가 생기지 않았어요. 제1화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원작의 핵심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다뤄주고 있다는 것이었고, 거기에 더해 레이스 장면까지 포함해 영상이라서 가능한 표현들이 많이 담겨있었던 것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츠마부키 : 너무 기쁘네요. 저는 제가 연기한 작품을 보는 건 지금까지 많아봐야 세 번이었는데, 이 작품의 제1화는 다섯 번 봤어요(웃음). 너무 좋아서.
하야미 : 우와, 굉장하네(웃음).
츠마부키 : 방송하는 날에도 메구로 군이랑 「본방사수 하자」 라고 했었지. 그래서 방송 시간에도 봤습니다.
메구로 : 네. 저도 실시간으로 봤어요.
츠마부키 : 물론 원작과 각본에서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만, 현장감이나 고양감 등, 경마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두근두근 설렐 수 있고 몰입하게 되는 원작의 장점은 각본에도 확실하게 살아있어요. 무엇보다도 원작에서 열정을 이어받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메구로 : 말씀하신 대로, 저 자신은 지금까지 경마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었지만, 원작을 읽으면서 무심코 손을 꽉 움켜쥐고 있었어요. 레이스의 현장감과 열기가 전해져 왔거든요. 처음으로 경마와 만나게 된 계기가 이 소설이라서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야미 : 행복합니다. 츠마부키 상이 연기하는 세무사 쿠리스 에이지는 경마에 관해서는 완전히 아마추어네요. 가령, 기수나 조교사 같은 경마 업계의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으면, 경마를 모르는 독자를 놔두고 가게 된다...... 는 생각이 들어서, 그를 이야기의 한가운데에 두었습니다. 자화자찬 같은 느낌이라 송구스럽지만, 쿠리스 에이지라는 캐릭터는 저에게 있어 발명과도 같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츠마부키 : 이번 하야미 상만큼 영상 작품에 가까운 원작자는 드무네요. 하야미 상이 힘을 빌려줬으면 좋겠다고 제가 부탁하기도 했습니다만, TBS의 여러분과 각본가인 키야스 (코헤이) 상도 서로 가까이에서 「좋은 것을 만들자」 며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의견이 엇갈려 엉망이 될 위험도 있는 상황에서, 이번처럼 「같이 좋은 것을 만들자」 는 작품은 정말로 희귀하죠. 그렇기에 모두의 생각이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라는 강점이 있네요.
하야미 : 저는 이번 작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원작대로 영상화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아요. 『더 로열패밀리』 의 원작에 담겨있는 핵심이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해지기만 한다면, 궁극적으로는 말(馬)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라서요.
츠마부키 : 아니아니아니, 역시 그건 좀......(웃음).
메구로 : 굳이 궁극적으로 말한다면, 이라는 거네요.
하야미 : 그리고 이번에는 제 의견을 받아들여주셔서 츠마부키 상에게 주연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었던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츠마부키 사토시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는 마음을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노력으로 큰일을 겪게 하고 있습니다만......(웃음).
츠마부키 : 아하하. 하지만 굉장히 행복합니다.
하야미 : 제가 더 행복해요. 제1화의 방송 후, 츠마부키 상이 「하야미 상, 이 소설을 태어나게 해줘서 고마워」 라는 메일을 보내줬거든요. 거기에 또 「더 로열패밀리가 제 대표작이에요」 라고 온 거예요. 새로운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그런 느낌이겠지- 라고 받아들이면서도, 기뻤네요.
메구로 : 그건 기쁜 일이네요.
하야미 : 정말로요. 영상을 위해 소설을 쓴 적은 없지만, 문득 작가로 태어나 더없이 행복하다고 느껴버렸습니다.

하야미 : 소설에서 쿠리스를 츠마부키 상에 빗대어 쓴 것은 아닙니다만, 막상 드라마화의 얘기를 들었을 때는 츠마부키 상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츠마부키 : 정말 감사합니다.
하야미 : 츠마부키 상과는 영화 『이별까지 7일(ぼくたちの家族, 2014년 공개)』 과 드라마 『이노센트 데이즈(2018년 상영)』 의 영상화에서 신세를 진 이후로 계속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만, 이번에 처음으로 일에 관한 얘기로 전화를 했네요. 「이런 연락은 룰 위반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라면서 서두를 꺼낸 뒤,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라고.
츠마부키 : 맞아맞아맞아. 평소에는 즐겁게 대화를 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갑자기 하야미 상이 엄숙한 분위기를 내면서 (낮은 목소리로) 「츠마부키상, 사실은......」 이라는 거에요. 「에? 뭐야뭐야뭐야? 무서워무서워무서워!」 싶었죠(웃음).
하야미 : 그야 긴장할 수밖에 없죠! 저는 츠마부키 상의 소속사 분들에게 미움받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요.
츠마부키 : 그렇지 않아요(웃음).
하야미 : 직접 연락해 버리니까.
츠마부키 : 거기서 저도 「할게요」 라고 말해버리고(웃음).
메구로 : 둘 다 똑같잖아요(웃음).
하야미 : 저는 쿠리스 에이지라는 인물을 「모두의 마음을 짊어지고 싸우는 사람」 이라고 인식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츠마부키 사토시라는 배우도 그런 사람이거든요. 자신이 빛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얼마나 작품에 헌신할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두 사람의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특히 이번에는 츠마부키 상이 아닌 사람은 생각할 수 없었어요.
메구로 : 「정신 차리고 보니, 전화를 걸고 있었다」 는 느낌인가요?
하야미 : (드라마 나레이션인) 「정신 차리고 보니, 달리고 있었다――」.
츠마부키 : 「――달리지 않고는 있을 수 없었다」.
일동 : 아하하(웃음).
하야미 : 메구로 상은 작년에 TV 드라마 『바다의 시작』 에서 이케마츠 소스케 상과 함께 연기를 하셨죠.
메구로 : 네. 함께 했습니다.
하야미 : 『이별까지 7일』 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형제 중 형을 츠마부키 상이, 동생을 이케마츠 상이 연기해주신 이후로 저는 두 사람을 맹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스트 인터뷰』 라는 책에도 썼습니다만, 저는 이케마츠 상의 사람 보는 눈을 굉장히 신뢰하고 있어요. 그래서 둘이서 같이 식사를 했을 때, 「어떤 작품에서 메구로 상과 일을 할 가능성이 있어. 배우로서 메구로 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어?」 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정말 훌륭해요」 라고 대놓고 극찬을 하는 거예요. 나카죠 코이치는 사토 코이치 상이 연기하는 산노 코조와 더불어 매우 중요한 역할. 이케마츠 상의 얘기를 듣고, 꼭 메구로 상에게 코이치를 부탁하고 싶다는 마음이 굳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연기해주시는 것이 정말 기뻐요.
메구로 :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저도 기뻐요.
츠마부키 : 타마키 코지 상의 주제가 『팡파레』 도 훌륭하고, 제1화 라스트에 곡이 들어가는 타이밍도 뛰어났네요.
하야미 : 메구로 상의 나레이션과도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곡의 후렴 부분과 메구로 상의 목소리가 겹쳐지는 부분은 특히 가슴이 뜨거워지더라고요.
츠마부키 : 맞아요. 메구로 군의 목소리 색깔에는 무게감이 있고, 코이치의 인생을 짊어진 상태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는 나레이션으로 되어있었으니까, 작품에 설득력과 깊이를 부여해주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메구로 : 고맙습니다. 너무 기뻐요.
츠마부키 : 제1화에서 메구로 군의 역할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목소리만으로도 「이 사람이 이야기의 키가 되겠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
하야미 : 더불어, 살아있는 메구로 렌의 삶의 방식도 목소리에 내포되어 있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메구로 상이 십대 초반에 승승장구해서 데뷔했다면 그 나레이션의 분위기를 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메구로 상의 이런 부분까지 그 이야기에 내포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츠마부키 :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메구로 : 제1화는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저는 목소리만 쓰는 일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감독님인 츠카하라 (아유코) 상과도 상의해서 경마를 모르는 분도 이해하실 수 있도록...... 이라든가, 어떻게 하면 작품을 위한 것이 될 수 있을까, 라고 여러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하야미 : 그 마음이 전해져 왔습니다.
메구로 : 제가 그런 마음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츠마부키 상의 존재가 커요. 아까 하야미 상이 말씀하신대로 츠마부키 상은 굉장히 주변을 위해 움직이는 분이시거든요. 그래서 출연진과 스태프 모두가 자연스럽게 「이 좌장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작품에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건 작품에 있어서 굉장히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츠마부키 : 하야미 상도 와주셨던 대면 모임에서, 저도 메구로 군과 만나는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거든요. 처음에 신사에서 다 같이 액막이 의식을 한 뒤에, 메구로 군이 타다다다 달려와서 (진지한 표정으로 허리를 펴고) 「츠마부키 상! 저는 이번에! 몸과 마음을 다해! 이 역할에 매진하려고 합니다!」 라고 말하는 거예요.
메구로・하야미 : 아하하(웃음).
츠마부키 : 그러니까 제가 좌장인가 아닌가는 상관없이, 메구로 군은 처음부터 이 역할에 몸을 던질 각오였던 것 같아요. 각오가 없으면 역할은 살아나지 않으니까. 작품을 위해 진심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굉장히 기뻤네요. 이야기 속에서 메구로 군이 맡은 나카죠 코이치의 큰 역할은 「말의 미래」. 즉, 「생명」 에 대해 가장 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존재잖아요.
하야미 : 응. 그말대로예요.
츠마부키 : 『더 로열패밀리』 는 말과 사람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계승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 숨은 주제로서 남는 것은 「생명」 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면 모임 날에 메구로 군과 연락처를 교환하고, 밤에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저는 그 『생명』 의 부분을 짊어지고 가고 싶다」 는 메시지가 왔어요. 「아아, 메구로 군은 대단하구나」 싶었네요. 저 혼자서는 절대로 다 짊어질 수 없고, 가장 어려운 부분을 코이치가 「짊어진다」 고 말해줬어요. 그게 굉장히 든든하고 기뻤거든요.
하야미 : 정말 그렇네요.
츠마부키 : 이번 작품은 코이치 상이 맡은 산노 코조와 메구로 군이 맡은 나카죠 코이치, 이 두 사람이 주인공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비서인 쿠리스로서 두 사람을 지탱해가고 싶어요. 그러니까 제가 주연이라고는 딱히 생각하고 있지 않네요.
메구로 : 제가 말하기는 좀 주제 넘을지도 모르겠지만, 코이치의 입장에서 보면 쿠리스 상을 어떻게 하면 밑에서부터 확 끌어올릴 것인가. 즉, 자신이 어떻게 하면 이 작품의 좋은 부품이 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츠마부키 : 그런가.
메구로 :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사토 코이치 상도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하야미 : 이건 오늘 꼭 메구로 상에게 전하고 싶었던 건데, 츠마부키 상한테서 오는 메일이 전부 쿠리스 그 자체예요. 「내일 메구로 군과 처음으로 연기하고 오겠습니다」 부터 시작해, 「메구로 군이 도쿄에서도 크랭크인 했습니다」 「메구로 군이 너무 잘해요!」 라고 연달아 오는 거예요. 최근에 이르러서는 「하야미 상, 빨리 메구로 군의 연기를 보러와 주세요!」 라고(웃음).
메구로 : 아하하(웃음).
하야미 : 이건 완전히 코이치를 지탱하고 보좌하는 쿠리스의 시선이네요.
메구로 : 확실히. 완전 그렇네요.
하야미 : 츠마부키 상, 본인은 깨닫지 못했죠?
츠마부키 :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하야미 : 「나의 메구로 군을 빨리 봐 줘!」 라는 느낌(웃음).
츠마부키 : 근데 진짜 그래요. 메구로 군이 너무 잘해요.
메구로 : 그야말로 쿠리스 상의 시선이네요(웃음).
하야미 : 계속 메구로 상을 대놓고 칭찬하고 있어서 저도 굉장히 기뻤고, 빨리 현장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메구로 : 『더 로열패밀리』 팀...... 이랄까, 패밀리는 독특한 결속감이 있어요. 이렇게까지 단단하고 뜨거운 분위기는 꽤 특수하다고 할까요.
츠마부키 : 홍보를 위해 출연했던 방송의 대결 코너에서도 「우리에게는 팡파레가 울리고 있으니까!」 「우승할 수밖에 없잖아!」 라는 느낌이어서(웃음).
하야미 : 아하하(웃음).
메구로 : 다른 어떤 작품에서도 이렇게까지 결속되는 일은 좀처럼 없는 것 같아요.
츠마부키 : 없네. 뭘까, 그 일체감이랄까, 팀 느낌은.
메구로 : 홍보로 출연했던 『올스타 감사제』 의 양궁 대결에서 츠마부키 상이 방송 사상 처음으로 한가운데를 맞혔을 때부터 마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간 느낌이 들어요. 좋은 의미로 그 뜨거운 기세를 계속 끌고 가고 있어서 촬영 분위기도 너무 좋아요.
츠마부키 : 나는 하야미 상과의 인연도 있었고, 훌륭한 원작의 주연을 맡게 되어 굉장히 영광인데, 메구로 군은 평소에 주연을 맡는 일이 많지?
메구로 : 최근에는 그렇네요.
츠마부키 : 한 가지 묻고 싶었던 게 있는데, 『더 로열패밀리』 에 참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 같은 건 뭐였어? 대면 모임 날에 「이 역할에 헌신하고 싶다」 고 할 정도의 마음이 생겼던 건 무엇이 가장 큰 이유였나, 싶어서.
하야미 : 그건 저도 듣고 싶었습니다. 주연 제의가 쇄도하고 있을 메구로 상이 지금 조연을 선택한 이유를 알고 싶었어요.
메구로 : 최근에는 감사하게도 주연으로 서게 해주시는 일이 많지만, 주니어 시절의 7년 정도는 정말 아무에게도 필요로 되지 않는 존재였기 때문에...... 저를 필요로 해주시는 것에 굉장히 기쁨을 느껴요. 제의를 받으면, 우선은 스스로 원작을 읽으려고 하고 있거든요.
하야미 : 헤에, 그렇군요.
메구로 : 물론 스케줄적으로 아무래도 어려운 부분은 있지만, 『더 로열패밀리』 를 읽고 마음이 크게 움직였어요. 그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네요. 동시에, 저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입장이기 때문에 츠마부키 상이나 사토 코이치 상을 비롯한 출연진 분들에게 여러 가지를 흡수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연기를 배우고 싶다, 주울 수 있는 건 전부 줍고 싶다, 는 마음과 원작을 읽고 제가 느낀 것처럼 영상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싶다, 그런 마음뿐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주연인지 아닌지는 딱히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네요.
하야미 : 예전에 어떤 소설의 영상화 기획에서 굉장히 좋은 캐스팅이 정해져 있었고, 마지막 한 명으로서 어떤 젊은 배우 분이 출연을 해주실 수 있을지 어떨지가 남아있었던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마지막의 마지막에 거절을 하셨거든요. 몇 년 후에 그 분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사실은 그때 도망쳤었어요」 「그 배우 분들과 싸우는 것이 무서웠어요」 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서는 이번 작품도 츠마부키 사토시와 사토 코이치를 비롯해, 진짜배기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팀이잖아요.
메구로 : 그러네요.
하야미 : 아직 젊은 메구로 상에게, 그 부분에 대한 공포 같은 건 없었나요?
메구로 : 전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이걸 놓치면 배울 기회가 없다는 마음 쪽이 더 컸어요. 인생은 한 번뿐이고, 설령 어떻게 되든 간에 거기에 뛰어들어 전력을 다해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설렘이 더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야미 : 그렇군요. 츠마부키 상은 젊은 시절에 그런 일 없었어요? 「이 현장은 무섭네」 같은 느낌.
츠마부키 : 무섭다...... 없으려나. 「무섭다」 는 없네요.
하야미 : 정말로?
츠마부키 : 저는 모두가 주의를 기울일 것 같은 연상인 분에게도 「아니아니, 무슨 소리예요(웃음)」 라고 태클을 걸 수 있는 타입이에요. 골수 막내 기질이랄까. 쭉 저보다 연상인 분들만 접해왔기 때문에 그러는 편이 안정되더라고요.
메구로 : 그건 정말 강하게 느꼈어요. 사토 코이치 상과 함께 있을 때의 분위기를 보면서, 아마도 츠마부키 상 안에는 독특한 거리감이 있구나, 싶었거든요.
츠마부키 : 아까 「무서운가 아닌가」 의 얘기로 돌아가는데, 저도 메구로 군과 마찬가지로 호기심 쪽이 이기고 있었네요. 「이 기회를 놓치면 이제 절대로 다음은 없어」 라고 생각해버려요. 모두가 인정하는 거물인 분이 있을 때야말로, 오히려 기뻐서 꼬리를 마구 흔드는 강아지처럼 되는 느낌이 들었네요.
하야미 : 츠마부키 상도 주연인지 조연인지는 그다지 상관없었나요?
츠마부키 : 없었네요. 『워터보이즈(2001년 공개)』 에서 주목을 해주신 이후로 주연을 맡는 일도 많았지만, 당시의 매니저와는 「조연도 하고 싶네」 라고 자주 얘기했었어요. 주연이 아니어도 적극적으로 해왔고요.
하야미 : 확실히 그랬네요. 그럼 작품을 우선으로 선택하는 거구나. 주연인가 아닌가는 아니고.
츠마부키 : 그렇네요.
츠마부키 : 이번에 모두가 저를 「좌장」 이라고 말해주시는데, 저는 그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이십대 후반 무렵, 「좌장」 이라는 역할을 너무 의식하다 보니 정작 배우로서 중요한 것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던 순간이 있거든요. 배우 본인이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좋은 연기를 해내면 그걸로 승부가 나는 거죠. 그게 관객에게는 제일 중요한 거니까. 좌장인가 아닌가, 그것보다는 연기가 최우선인 거예요. 요컨대, 작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 이후로는 「좌장」 이라는 위치에 대해 생각하는 건 관뒀어요.
하야미 : 하지만 츠마부키 상만큼 「좌장의 느낌」 이 있는 사람도 없지 않나요?
메구로 : 이번에 제가 또 하나 배우고 있는 게,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 보이는 츠마부키 상의 행동이에요. 물론 연기하는 과정에서도 배울 것은 잔뜩 있지만, 본방 전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라든가, 주변의 스태프 분들이나 출연진 분들을 대하는 방식이라든가......
츠마부키 : 에, 그런 것까지 보고 있구나(웃음).
메구로 : 저에게는 발견의 연속이어서요. 앞으로 다른 현장에서도 「이런 나로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 현장에서 어떻게 있어야 하는가」 에 대한 배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야미 : 그게 「좌장의 느낌」 이에요.
츠마부키 : 그런가.
하야미 : 제가 생각하는 「좌장」 이 뭐냐면, 정말 모두의 한가운데에 서서 작품을 위해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가, 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츠마부키 상이 지금 얘기한 것과 똑같은 거예요. 역시 츠마부키 상은 작품에 모든 걸 걸 수 있는 사람이에요.
츠마부키 : 그런가요...... 하지만 확실히 작품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악역이 되더라도 여기저기 움직이는 타입이긴 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야미 : 츠마부키 상과 각본에 대해 얘기한 적도 있는데, 「정말 훌륭하다」 고 생각하는 건 츠마부키 사토시가 빛나기 위한 의견이 하나도 없어요. 오히려 반대로 「지금의 형태라면 쿠리스가 너무 튀어서 코이치가 살지 않는다. 여긴 코이치를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는 식으로 작품 중심의 얘기뿐이거든요.
메구로 : 굉장히 공감해요. 저도 그런 사람으로 있고 싶어요. 지금의 얘기와는 조금 다르지만, “시청자에게 미움 받을 것 같은 역할을 연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저는 그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으로 있고 싶거든요. 그 역할을 받아들인 이상, 시청자에게 미움 받는 것이 정답이고, 오히려 싫은 말이나 감상이 나오면 나올수록 좋은 연기를 했다고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요.
츠마부키 : 그러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메구로 : 그런 역할이야말로 작품의 폭을 넓혀서 종합적인 재미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니까, 두려워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 라는 마음이, 츠마부키 상의 이야기와 조금 닮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야미 : 메구로 상의 크랭크인 첫 날은 어떤 상황이었나요?
츠마부키 : 저희는 홋카이도에서 먼저 촬영을 시작했는데, 코이치가 목장에서 망아지와 처음으로 접촉하는 장면이 메구로 군의 첫 촬영이었어요. 망아지는 예민하니까 신중하게 촬영해야 해서, 큰 소리도 내면 안 되고, 카메라도 상당히 멀리서 망원으로 찍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크랭크인 당일인데, 「나카죠 코이치 역의 메구로 렌 상입니다!」 라는 소개나 인사도 없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촬영이 시작되었어요.
하야미 : 그랬구나.
츠마부키 : 홋카이도에 도착하자마자 처음부터 갑자기 코이치가 되어야 하다니 무리잖아요. 나중에 촬영에 합류했으니까 낯선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을 거고요. 그래서 단번에 편하게 느낄 수 있었으면 해서, 조금이라도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 자리에서 허그를 했어요.
메구로 : 덕분에 편안해졌습니다.
츠마부키 : 「잠깐 허그해도 돼?」 라고 말하면서 말이지(웃음)
메구로 : 굉장히 든든했어요. 좋은 의미로 「첫 느낌」 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조용하고 다정하면서도 뜨거운 허그였습니다.
츠마부키 : 허그만 하고, 그대로 목장 안으로 들어가서 카메라가 어디에서 돌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로 본 촬영이 시작됐어요. 저랑 (마츠모토) 와카나 쨩이랑 메구로 군, 이렇게 세 명이 우리 안에 있었는데, 망아지가 한동안 겁을 먹어서 다가오지 않았거든요. 「손 냄새를 맡게 해서 안심할 수 있게 해줘. 점점 다가올 거니까」 라는 얘기를 하고 있었더니, 처음에는 와카나 쨩, 그 다음으로 저한테 오고, 마지막으로 렌에게도 와줬어요. 「아, 왔다왔다,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며 보고 있었는데, 그때의 렌이 굉장히 좋아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하야미 : 그게 가장 첫 예고에 쓰였던, 메구로 상과 말이 함께 나온 장면이죠?
츠마부키 : 맞아요.
하야미 : 자연 그대로인 모습의 메구로 상이 말과 교감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말을 접하는 건 처음이었나요?
메구로 : 거의 처음이었어요.
츠마부키 : 그래서 그랬나. 렌과 망아지의 장면은 「아, 생명과 생명이다」 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야미 : 공감해요. 메구로 상의 표정을 보면, 마음이 스르르 풀린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츠마부키 : 맞아맞아맞아. 옆에서 와카나 쨩과 지켜보면서 「우와, 이 장면은 대박일지도」 라며 부모 같은 마음이 되어서.
하야미 : 저는 그 다음 날로 견학 일정을 잡아두고, 밤에 히다카에 갔거든요. 결국 비가 와서 다음 날 촬영은 취소가 되어버렸습니다만, 덕분에 츠마부키 상과 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었어요. 츠마부키 상이 「오늘 굉장한 장면이 찍힌 것 같아」 라고 말했던 게 바로 그 장면이었습니다. 근데 「카메라가 너무 멀어서 제대로 찍혔으려나아」 라고 했었네요.
메구로 :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카메라가 멀었죠.
츠마부키 : 렌 쪽에서 보면 제 뒤에 카메라가 없었으니까 제가 본 표정은 확실히 찍히지 않았을 건데, 망아지와 마음을 나눈 뒤에 저를 바라보는 코이치의 얼굴이 정말 「너무 사랑스러워! 진짜 그만해줘! 눈물 나, 울 것 같다고!」 싶을 정도였어요.
하야미 : 아하하(웃음). 하지만 제가 생각한 코이치는 바로 그런 사람이에요.
츠마부키 : 맞아요. 각본을 쭉 읽으면서 느낀 건데, 코이치는 좀처럼 마음을 열어주지 않잖아요. 렌의 첫 촬영이었지만, 저는 코이치를 받쳐주는 쿠리스의 시선이니까, 진정한 의미에서 코이치의 미소를 처음으로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하야미 : 응응응.
츠마부키 : 그래서 더더욱 마음이 찌릿하게 울려서. 진짜 견딜 수 없네, 싶었어요.
메구로 : 다만, 그 장면을 끝내고 나서 갑자기 확 불안해졌어요.
하야미 : 왜?
메구로 : 어라, 이 작품은 동선 확인이나 리허설 같은 것도 없이 찍는 건가? 싶어서요.
츠마부키 : 맞아맞아, 그때도 그랬었어. 「여기의 촬영은 계속 이런 느낌으로 진행되나요?」 라고 렌이 물어봐서, 「아냐아냐, 리허설도 많이 하고 동선 확인도 제대로 하고 있어」 라고 했지.
메구로 : 그걸 듣고, 「아아,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는걸요.
츠마부키 : 렌이 「“준비, 시작!” 도 없어요?」 라고 그러니까, 「있어있어있어!」 라고 말해주고(웃음).
하야미 : 아하하(웃음). 하지만 그런 촬영 방식이 좋은 쪽으로 굴러가고 있는 장면이었네요.
츠마부키 : 네. 사치스러웠네요, 그 시간은.
메구로 : 정말 그랬어요.
메구로 : 한 가지 기뻤던 게, Snow Man의 멤버들도 제1화를 봐줬는데, 멤버 중 한 명인 아베쨩이 「제1화에서는 렌의 정체, 안 밝혀졌네. 굉장히 좋았고, 감동했고, 나레이션도 좋았어」 라고 말해줬거든요.
하야미 : 기쁘네요.
메구로 : 우연히 제1화 다음 날이 그룹 스케줄이었는데, 그 사이에 저만 드라마 홍보 영상을 찍어야 했어요. 그 영상을 찍으면서 「제가 맡은 역할은 산노 코조 상의 숨겨진 아이인 나카죠 코이치입니다」 라고 말한 순간, 아베쨩이 그 장소를 지나가는 거예요.
츠마부키 : 우와, 최악이다!(웃음)
메구로 : 아베쨩이 입을 벌린 채 굳더니, 눈이 점처럼 되어버려서.
츠마부키・하야미 : 아하하(웃음).
메구로 : 하지만 그 정도로 깊이 빠져서 봐주고 있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게 굉장히 기뻤어요. 그걸 오늘 하야미 상에게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하야미 : 고맙습니다. 전해졌어요.
하야미 : 취재로 신세를 진 마주 분인데, 원작을 정말 좋아하는 분이 계시거든요. 단행본이 나왔을 때부터 「피의 계승이라는 이야기를 쓴 이상, 속편도 써야 되는 거 아냐?」 라고 계속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렇지만 제 안에서 『더 로열패밀리』 는 이미 완결이 났으니까, 「1만 부를 사 주신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안 써요」 라는 얘기를 했었어요.
츠마부키・메구로 : 아하하(웃음).
하야미 : 그랬더니 「1만 부 정도라면 뭐어, 어떻게든......」 라고 중얼중얼 말씀하셔가지고.
츠마부키 : 아니아니아니, 이상해, 이상해(웃음).
하야미 : 그랬는데, 올해 경마 업계에 어떤 뉴스가 나왔거든요. 그 뉴스를 알게 되었을 때, 처음으로 「어라, 이걸 바탕으로 한다면......」 하고 속편의 이미지가 끓어올랐어요.
메구로 : 우와아.
하야미 : 그 속편에서는 코이치 상이 주인공이고, 쿠리스 상은 조연으로 물러나 있을지도 몰라요. 아직은 막연한 이미지 밖에 없지만, 이어지는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을......
츠마부키 : 아,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가방에서 태블릿을 꺼내서) 우리 메구로는 스케줄이 꽤 차있어서 말이죠...... 뭐어, 빨라도 2028년쯤이려나.
메구로 : 비서인 쿠리스 상 역할에 너무 깊이 빠져있어(웃음).
하야미 : (웃음). 물론 영상을 염두에 두고 원작을 쓰는 건 아니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츠마부키 : 확실히 그러네요. 그렇게 된다면 굉장할 것 같아요.
하야미 : 그러니까 “마지막 화까지 굉장한 시청률을 기록해주세요” 라는 얘기를 오늘 전하고 싶었습니다.
츠마부키 : 에엣! 이미 촬영이 다 끝난 거라면 「그렇게 되길 바랄 뿐이네요」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오늘부터 괜히 힘이 들어간 연기가 되면 어떡해요! 갑자기 얼굴 개그 같은 걸 시작한다거나......
메구로・하야미 : 아하하(웃음).
하야미 : 하지만 그런 이미지도 어딘가에 가지고 있어주신다면 기쁠 거예요.
츠마부키 : 만약 속편이 나온다면 꼭 읽고 싶어요.
메구로 : 읽고 싶네요.
츠마부키 : 바라건대, 영상화도 되었으면 좋겠네요.
하야미 : 홋카이도의 생산 목장에서 쿠리스 상과 코이치 상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그곳에는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고, 신성한 공기가 흐르고 있다...... 라는, 그런 이미지가 있네요.
츠마부키 : 굉장하네!
메구로 : 대단해. 어쩐지 촬영 장면이 상상되네요.
하야미 :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정말로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