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이지만, 그래서 지금껏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꽤 어려서부터 언제든지 죽을 수도 있겠다는 감각을 늘 해왔다. 일 외적으로는 심각한 무계획성의 인간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만큼은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는 이유도 쉽게 말하자면 내게 주어진 생이 단 한번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거라는 것을 언제나 감각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감각은 생각보다 자주 나를 찾아온다. 두렵거나 공포스러운 느낌이 아니라 그저 사실인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단 한번의 생.
https://img.theqoo.net/lBrcv
슬램덩크는 사쿠라기 하나미치와 그 주변인들의 성장을 다루는 성장 만화다. 학원 폭력물이 인기 있을 당시에 발간되어 초창기에는 리젠트 머리, 패거리, 난투극 등등 학원물의 흔적이 느껴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정대만의 반삭과 함께 스포츠 장르로 굳건히 자리를 잡으며 이들이 좋은 팀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로 좁혀졌다.
농구 좋아하세요?
슬램덩크의 모든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농구를 사랑한다. 직접 코트를 뛰지 않아도 중학교 때 농구를 하다가 포기한 채소연도 매니저인 한나도 북산의 오랜 터줏대감 채치수와 안경선배, 중학교 MVP로 촉망받는 인재였던 정대만, 유망주였던 형의 그림자에 가려있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농구를 좋아했던 송태섭, 타고난 재능에 승부욕까지 탑재한 올패키지 서태웅 모두 농구를 좋아하는 마음은 진심이다. 단 한 명 강백호만은 제외하고.
농구 좋아하세요?
채소연이 강백호의 피지컬을 보고 스카우팅 하며 묻는 이 말에 백호는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이 말은 거짓이었다. 하지만 그가 농구부에 가입하고 나서부터는 백호의 마음을 끄는 것은 단연코 농구다.
사실 나는 언제나 슬램덩크에서 가장 여린 사람을 강백호라고 생각해왔다. 항상 말쑥한 서태웅이나 가정이 화목해 보이는 채치수와는 달리 백호는 돌봐주는 사람이 없다. 그를 돌보는 것은 불량해 보이지만 근본은 선량한 그의 친구들이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백을 하고 차이기를 거듭하는 것도 의미 없는 싸움을 계속했던 것도 스스로를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는 소년이 자신의 의미를 찾아가려했던 과정에 가깝다. 송태섭과 달리 강백호는 언제나 무리를 지어 다니며 그 안에서 외로움을 삭여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가 무엇인가를 해낼 거라고 믿는 이도 없었다. 다만 좋은 친구들이 그의 여린 성정과 장점을 알아봐 주고 애정을 가지고 곁에 있어줬을 뿐. 하지만 애정은 기대와 달라서 소년은 애정만으로 성장할 수 없다. 아이의 성장은 언제나 어느 부분은 기대로부터 촉발된다.
그런 강백호에게 처음으로 그의 재능을 알아채고 성장을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지금껏 쌓아 올린 농구 지식으로는 해독이 어려운 미지의 자질을 보유하고 있는 이 폭탄 같은 아이를 중요하게 써주는 안감독과 시종일관 티격대격하지만 자신에게는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백호에게 자극받고 또 역으로 그를 자극하는 라이벌 서태웅, 못 믿을 놈에서 결국은 등을 맡길 있는 후계로 그를 인정하는 선배 채치수, 누구보다 빠르게 그의 진가를 알아보고 골을 돌려 기회를 만들어줬던 송태섭까지 이들을 만나고 나서야 강백호는 비로소 잃어버린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농구 그 자체만큼이나 강렬한 충족감일 거다.
이들과 함께하면서 백호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한다. 풋내기 슛, 리바운드와 같은 농구 기술은 기본기에 불과하지만 정서적으로 그가 소속감 속에서 성장하는 속도는 마치 그동안의 지체된 시간들을 일순간에 따라잡아야 한다는 강박이 느껴질 정도로 빠르다. 이미 다른 4인이 거의 완성된 정도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기에 백호의 성장은 동시에 북산의 성장이기도 하다. 풋내기가 농구공을 한 손으로 드는데서 시작해서 슬램덩크를 하기까지 그리하여 한 팀이 함께 같은 목적을 향하기까지 이 모든 과정이 슬램덩크인 셈이고 그 안에서 백호는 단순히 공을 가지고 하는 게임만이 아니라 그와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쌓아 올리면서 진심을 담아 다시 고백한다.
정말 진심으로 농구를 좋아한다고.
(후략)
전문은 출처 : https://brunch.co.kr/@soulandu/52
단 한번의 생.
https://img.theqoo.net/lBrcv
슬램덩크는 사쿠라기 하나미치와 그 주변인들의 성장을 다루는 성장 만화다. 학원 폭력물이 인기 있을 당시에 발간되어 초창기에는 리젠트 머리, 패거리, 난투극 등등 학원물의 흔적이 느껴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정대만의 반삭과 함께 스포츠 장르로 굳건히 자리를 잡으며 이들이 좋은 팀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로 좁혀졌다.
농구 좋아하세요?
슬램덩크의 모든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농구를 사랑한다. 직접 코트를 뛰지 않아도 중학교 때 농구를 하다가 포기한 채소연도 매니저인 한나도 북산의 오랜 터줏대감 채치수와 안경선배, 중학교 MVP로 촉망받는 인재였던 정대만, 유망주였던 형의 그림자에 가려있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농구를 좋아했던 송태섭, 타고난 재능에 승부욕까지 탑재한 올패키지 서태웅 모두 농구를 좋아하는 마음은 진심이다. 단 한 명 강백호만은 제외하고.
농구 좋아하세요?
채소연이 강백호의 피지컬을 보고 스카우팅 하며 묻는 이 말에 백호는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이 말은 거짓이었다. 하지만 그가 농구부에 가입하고 나서부터는 백호의 마음을 끄는 것은 단연코 농구다.
사실 나는 언제나 슬램덩크에서 가장 여린 사람을 강백호라고 생각해왔다. 항상 말쑥한 서태웅이나 가정이 화목해 보이는 채치수와는 달리 백호는 돌봐주는 사람이 없다. 그를 돌보는 것은 불량해 보이지만 근본은 선량한 그의 친구들이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백을 하고 차이기를 거듭하는 것도 의미 없는 싸움을 계속했던 것도 스스로를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는 소년이 자신의 의미를 찾아가려했던 과정에 가깝다. 송태섭과 달리 강백호는 언제나 무리를 지어 다니며 그 안에서 외로움을 삭여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가 무엇인가를 해낼 거라고 믿는 이도 없었다. 다만 좋은 친구들이 그의 여린 성정과 장점을 알아봐 주고 애정을 가지고 곁에 있어줬을 뿐. 하지만 애정은 기대와 달라서 소년은 애정만으로 성장할 수 없다. 아이의 성장은 언제나 어느 부분은 기대로부터 촉발된다.
그런 강백호에게 처음으로 그의 재능을 알아채고 성장을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지금껏 쌓아 올린 농구 지식으로는 해독이 어려운 미지의 자질을 보유하고 있는 이 폭탄 같은 아이를 중요하게 써주는 안감독과 시종일관 티격대격하지만 자신에게는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백호에게 자극받고 또 역으로 그를 자극하는 라이벌 서태웅, 못 믿을 놈에서 결국은 등을 맡길 있는 후계로 그를 인정하는 선배 채치수, 누구보다 빠르게 그의 진가를 알아보고 골을 돌려 기회를 만들어줬던 송태섭까지 이들을 만나고 나서야 강백호는 비로소 잃어버린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농구 그 자체만큼이나 강렬한 충족감일 거다.
이들과 함께하면서 백호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한다. 풋내기 슛, 리바운드와 같은 농구 기술은 기본기에 불과하지만 정서적으로 그가 소속감 속에서 성장하는 속도는 마치 그동안의 지체된 시간들을 일순간에 따라잡아야 한다는 강박이 느껴질 정도로 빠르다. 이미 다른 4인이 거의 완성된 정도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기에 백호의 성장은 동시에 북산의 성장이기도 하다. 풋내기가 농구공을 한 손으로 드는데서 시작해서 슬램덩크를 하기까지 그리하여 한 팀이 함께 같은 목적을 향하기까지 이 모든 과정이 슬램덩크인 셈이고 그 안에서 백호는 단순히 공을 가지고 하는 게임만이 아니라 그와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쌓아 올리면서 진심을 담아 다시 고백한다.
정말 진심으로 농구를 좋아한다고.
(후략)
전문은 출처 : https://brunch.co.kr/@soulandu/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