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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키타가와 료하에 대한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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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6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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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이었다. 6기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사카에 덕후들의 시선은 료하에게 고정됐다. 이유는 두 가지다.

이미 완성된 비쥬얼이 첫 번째, 당시에는 그것과 경쟁할 인재가 6기 내에 없었다는 점이 두 번째다.

지금껏 우리는 아이돌 시장에서 성격과 실력의 약점이 있어도 비쥬얼로 초월하는 사례를 수없이 목격해 왔다.

료하의 성격과 실력을 점검해 볼 겨를도 없이 료하의 등장은 곧 선발로의 입장이었다.

 

찬성 카와이이에서 첫 선발이 됐을 때 왜 료하가 선발이냐는 반응은 적었던 걸로 기억한다.

모두가 인정하는 차세대였고 냥냥의 칭찬까지 더해져 사카에의 미래를 책임질 에이스가 될 거라 기대했다.

S에서 유리아를 제치고 센터를 차지하면서 소동도 일었지만 얼마 안가 유리아가 AKB로 이적하며 사카에 운영진의 료하 노선은 기정사실이 됐다.

 

료하는 12월로 센터를 찍고 후속싱글 등에서도 프론트를 유지했고 러브 크레센도에 발탁되는 등 사카에의 얼굴로서 전면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성적이 발목을 잡는다.

운영진이 대놓고 푸쉬하고 있음에도 센터 기용은 무반응이었고 악수회는 예상만큼 늘질 않았으며 동기들이 점진적으로 치고 올라오는 상황.

잔인하게도 총선은 그 역전 성적표를 눈앞에 펼쳐 놓았다. 푸쉬 대비 성적이 저조한 여느 멤버가 그렇듯 료하 역시 크나큰 부담과 좌절을 느꼈을 것이다.

 

누구나 가졌을 의문. 호불호야 있다지만 다수에게 인정받을 외모를 가진 료하에게 왜 팬들이 붙지 않을까.

아이돌에게 있어 비쥬얼은 최고의 무기이고 이 바닥에선 사실상 전부라고 해도 무방할 능력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궁금증이 해소된 건 어느 다큐(첫 영화였던걸로 기억한다)에서 료하가 직접 밝힌 이야기다. 학교에서 학급위원인지 반장인지 하는 직책에 용기내서 도전했다가 떨어진 이후 지금의 성격이 됐다는 발언... 그랬다. 오해였다.

방송에서 별로 말이 없는데다가 외모에서 발하는, 특히 무표정의 시크함 등등은 오해였다.

흔히 일상에서도 한 여성이 예쁘고 말 없으면 도도할거라 지레짐작하는 선입견을 갖게 마련이고 나 역시 그랬으나, 몇 년이 지난 뒤에야 실상을 알게 됐다.

과거 영상을 훑어보니 더욱 확실해졌다. 료하는 외모적으로도 성격적으로도 자존감이 낮았다. 십중팔구가 예쁘다고 칭찬해도 본인은 진심으로 손사래 쳤다.

리퀘아워 13 메이킹 영상, 무대 뒤편에서 후루카와 아이리가 귀엽다면서 볼을 매만질 때 료하는 말했다.

이래놓고 딴 애한테 가서도 그럴거죠

 

아마 선배들은 료하의 성격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어느 조직이든 신참이 고참을 제치고 앞에 나서게 되면 질투와 시기를 한 몸에 받지만, 이제껏 료하 관련 영상에서 단 한번도 선배가 료하를 대할 때 그런 시선과 태도를 보인 것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 동기들까지도. 만일 어떠한 처세법이 있는 거라면 료하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료하를 오래 지켜본 덕후들이라면 안다. 료하는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을 성격이 아닌 천연이란 점을.

 

 

7기가 들어오고 라라가 선발에 들어왔다. 머지않아 유나나가 센터가 됐다. 어느새 료하는 팀S리더가 됐다. 그 사이 말 한마디 못하고 숨기만 하던 과거와 달리 언변은 부쩍 늘었다.

1+1에서 선후배들과의 대화에서도, 공연에서도, 방송에서도, 쇼룸에서도 적극적으로 말을 했다. MC에서는 캥거루 센터의 무반응도 네타로 쓰기도 할 정도로 능글맞기도 했다.

이런 경향은 리더가 되고 나서 더 짙어졌는데, 아마 본인이 느꼈을 묵직한 책임감으로 인해 두 배로 노력하지 않았나 싶다.

(야카타 미키가 차기 리더로 호명했을 때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료하는 수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더뎠다. 앞서 언급했듯 성격과 실력을 점검해 보고 길러주지도 않은 채 무작정 등 떠민 결과였다.

운영진은 춤도 토크도 예능감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얼굴 하나 믿고 운영 논리로 밀어붙였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에고텐과 유나나가 한 템포 늦게 올라와 자리잡은 것과 비교하면 너무도 아쉬운 전략이었다.

라라 역시 특유의 해맑은 미소와 장난꾸러기 기질이 맘껏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 뒷열로 옮기고 나서였다는 점을 보면 준비되지 않은 프론트의 부담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어쨌든 그런 료하를 응원했다. 일련의 변화를 보면서 대기만성형이라고 생각했고 작년 총선의 결과로 믿음이 커져갔다.

료하 본인도 보여지는 이미지가 차갑다는 걸 인식하고 악수회는 다르다면서 많이 와달라고 수시로 부탁했고 각종 예능 방송에서도 자기어필이 확연히 늘어났다.

숨는 료하보다 드러내는 료하가 더 좋았고 1+1 같은 편한 자리에서만 볼 수 있는 미츠키치와의 아기자기한 꽁트도 좋았다. 이렇게 료하는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졸업 발표. 다리부상도 있다지만 휴양할 수 있었음에도 결국 졸업을 택했다.

 

지금의 자신을 위해서도 SKE를 위해서도

지금의 나로는 안된다고

생각했던 나날이었습니다.

 

모 덕후가 아메블로그 번역한 글에서 발췌했는데, ‘SKE를 위해서도에 눈길이 간다. 진심이 느껴져서다.

SKE가 아니었음 료하가 여기까지 활동할 수도 없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난 제로포지 라이브에서 료하는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며 미소의 긍정적인 생각을 골랐는데 이제 저 노래를 들을 때마다 레나가 아닌 료하가 떠오를 것 같다.

 

ps. 료하의 졸업이 너무 아쉬워서 활동을 한번 돌아보고자 칼럼식으로 써봤는데, 두서없이 길어졌네...

 글 남겨두면 또 생각날 거 같아서 시간 좀 지나면 지울게. 졸업 후엔 자신감 듬뿍 갖고 힘내라 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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