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미: “Guilty” 발매 즈음의 앰플리파이드 팟캐스트에서 유승균 PD와 김영대 평론가는 태민의 솔로 디스코그래피를 케이팝의 전형성과 다른, 태민의 퍼스널리티를 중심에 둔 기획으로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유승균 PD는 37분경 “지금의 청년층/청소년층은 팝의 이런 흐름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이 장르를 해체하면 뭐가 될까, 힙합을 해체하면 뭐가 될까? (중략)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태민이 하고 있다. 케이팝은 뜯어내면 뭐가 될까, 분리해 놓으면?” 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태민이 SM을 나온 이후 최대 규모의 작업물인 “PHASE 1 : Soft Violence”는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휘감는 해체주의적 관점이 태민 자신의 것이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기존 태민의 디스코그래피가 케이팝의 전형성을 해체했다면, 본작에서는 지금까지의 태민이 갖고 있던 틀을 해체하면 무엇이 될지 탐구하는 지점이 돋보인다. 더블 타이틀곡 중 ‘Float’가 남성 신체가 갖는 최소한의 틀마저 해체하여 사뿐한 관능의 극한을 만들어냈다면, ‘Gooey’는 아티스트의 자유도를 높인 퍼포먼스를 통해 꽉 짜인 안무를 타이트하게 소화하던 관습을 벗어나고자 했다. 덜 다듬어진 듯한 목소리를 최대 성량으로 내세우며 미성의 음색을 사뿐하게 내뱉던 그간의 보컬 운용을 탈피한 ‘1004’와 ‘Frankenstein’, 숨소리 샘플을 위시한 도발적인 사운드 운용으로 팝 컨벤션을 해체하는 듯한 ‘SKIN’ 까지, 목소리와 사운드의 측면에서도 기존과 달라지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훵키(funky)한 ‘Let Me Be The One’이나 서정적인 ‘Easy Loving You’ 처럼 비교적 전형적으로 보이는 곡들마저 태민에게는 레퍼토리를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본작은 영어 가사의 비중을 높여 그 어느 때보다 광범위한 청중을 만나고자 하는 작품이지만, 유기적인 짜임새가 돋보이는 세공품이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다방면으로 해체하는 기록 모음에 가깝다. 이 과정이 자아내는 호기심으로 말미암아 앞으로의 태민을 같이 따라가도록 청자에게 손을 내민다는 점이 본작의 가장 큰 가치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