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행보를 보면, 톱스타의 등용문이 돼버린 ‘국민 연하남‘의 코스를 제대로 밟고 있는 듯 하다. ‘국민 연하남‘의 계보에 이름을 올린 소감을 들려 달라.
서강준 : 기분이 너무 좋다. 영광스럽다. 그런데 그런 수식어에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게 또 부담스럽지 않게 자격을 갖춰야한다는 책임의식도 생긴다. 여러 선배들과 나란히 ‘연하남‘으로 기사에도 보도되는데, 아직은 그분들과 같이 비교될 만큼 내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Q. 너무 겸손한 대답을 했으니, 이번에는 유아인, 박서준 등 요즘 잘나가는 연하남과 비교해봤을 때 결코 꿀리지 않는 ‘나만의 매력‘을 꼽아달라고 주문하겠다.
서강준 : 하하. 나만의 매력이라. 유아인 선배, 박서준 선배에 비해 나는 한참 부족하다. 그래도 나만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가장 어린 것‘ 아닐까?
Q. 그래서였을까. ‘밀회‘의 유아인이나 ‘마녀의 연애‘ 박서준과 달리, ‘앙큼한 돌싱녀‘의 서강준은 유독 풋풋했었다. 19금(禁)도 없고.
서강준 : 앗, 그건 공중파라서 그런 것 아닐까? 알고보면 국승현(‘앙큼한 돌싱녀‘에서 서강준의 배역 이름)은 그리 순수한 인물은 아니다. 공중파라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으니, 그렇게 그려진 것 뿐이다. 순수한 것으로만 놓고보면, 선재(‘밀회‘ 속 유아인의 배역 이름)가 훨씬 더 순수하다. 하긴, 그래도 승현이는 참 따뜻한 아이이기는 했다.
Q. 누나들과 연기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인가.
서강준 : 무엇보다 문소리 선배나 이민정 선배나 배울 것들이 많은 선배라는 점에서 행복했다. 또 자꾸 하다 보니 선배들과 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워낙에 잘 이끌어주시는 분들이라 더 그런 것 같다.
Q. 드라마를 보면서 은근히 이민정과 닮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서강준 : 그런 댓글을 본 적이 있다. 당연히 기분은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애라(이민정의 배역 이름)와 승현은 연인과 비슷한 관계인데 혹시라도 남매처럼 보인다고 할까봐서. 실은 현장에서도 ‘둘이 닮은 것 같아‘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선배님은 ‘에, 우리 둘이?’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못 느끼셨나보다. 하하. 난 기분 좋았다.
Q. 이번에 라이벌로 등장한 주상욱과는 인연이 꽤 깊다. 데뷔작인 ‘방과후 복불복‘에도 같이 출연했으니까. 거의 6개월 만에 주연배우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이 감격스러웠을 것 같다.
서강준 : 그렇다! ‘굿닥터‘에 특별출연을 한 적도 있다. 그때 짧지만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면서 ‘나중에 꼭 다시 한 번 같이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큰 기회가 이렇게나 빨리 찾아왔다. 아무래도 선배와 함께 연기를 하면 비교가 될 수밖에 없고, 내가 당연히 부족하니까 뒤처지지 않으려고 더 공부하고 노력했었다.
Q. 공부라, 굉장히 학구적으로 들린다. 어떤 공부였나.
서강준 : 연기 지도를 해주시는 선생님(구기환 트레이너)이 계신다. 작품 들어가기 전 선생님을 만나 함께 연구를 했다.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는 그럴 시간이 없었기에 그때부터는 혼자 공부해야 했다. 선생님은 승현이 2~4회에서는 많이 보이지 않는 캐릭터라고 하셨다. 연기할 때도 다 드러내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셨다.
Q. 사전준비도 철저하게 하는 편인가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구하고 다가갔는지 설명해 달라.
서강준 : 연기라는 것이 정해진 대사가 있고 또 그 대사를 하게 되는 상황이란 것이 존재한다. 그저 대사만 외우면 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인지, 그 의도를 파악하고 또 그 신에서의 목표, 포인트를 짚어야 한다. 자세히 보면 하고 싶은 말이 숨어있다. ‘수상한 가정부‘를 하면서 선생님과 새벽부터 아침까지 밤을 새우면서 머리 쥐어짜며 했던 것이 바로 그런 공부였다. 그런데 타고난 감이 좋은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 나는 그런 편이 아니라서 더 많이 공부해야만 한다.
Q. 늘 예상했던 것과 달라지는 것이 또 현장이니까, 그런 면에서 순발력도 배우에게 굉장히 중요한 자질이다. 처음 접해보는 드라마 현장의 빡빡한 스케줄에서 순발력을 발휘해 살아남은 비법을 들려달라.
서강준 : 신인인 내가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바로 그 부분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적응을 할 수밖에 없나보다. 처음에는 캐릭터, 신 해석을 미리미리 해뒀지만 뒤로 가면서 그럴 여유가 없었다. 대본이 바로바로 나오면 아주 잠깐의 시간동안 파악해서 연기를 해야 했다. 어렵더라. 그렇지만 그래서 더 공부하게 됐다. 나중에는 처음 이런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처럼 난감하진 않더라.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니 서프라이즈 멤버들이 긴 호흡의 드라마를 하게 되면 미리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Q. 멤버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서강준 : 남자들끼리 서로 따뜻한 말을 건네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그런데 같이 살고 있으니까 집에 와서 그냥 던지는 한 마디에도 서로 힘이 된다. 거창한 말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이)태환이가 이제 곧 tvN 드라마 ‘고교처세왕’에 들어가는데, 꼭 연기적인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느낀 것들을 미리 알려주고 싶다.
Q. ‘앙큼한 돌싱녀‘ 현장에서는 막내였다. 어떤 막내였나.
서강준 : 막내이긴 하지만 애교가 부족하다. 현장에서 재롱도 부리고 그래야했는데 말이지. 그래도 선배들과 친하게 재미있게 촬영했던 것 같다.
Q. 요즘은 단체 채팅방으로도 서로 친목을 다지던데, ‘앙큼한 돌싱녀‘ 팀도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서강준 : 아쉽게도 그때 핸드폰이 없었다. SBS ‘룸메이트‘를 하면서 그 프로그램에 필요해 막 핸드폰을 사게 됐다. 내가 물꼬를 터서 이제는 서프라이즈 멤버들도 다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
Q. 아니, 핸드폰이 없었다고?! 정말 아이돌이 맞긴 맞나보다.
서강준 : 작년 11월부터 없었다. 연기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 회사에서 그렇게 하도록 했다. 초반에는 답답했지만 나중에는 편하더라. 핸드폰 들여다볼 시간에 대본을 보게 되고, 또 책을 읽게 되고, 더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하게 되더라.
Q. 참, 첫 예능인 ‘룸메이트‘도 기대가 된다. 이미 촬영을 진행했다 들었는데 새로운 식구를 맞게 된 소감은.
서강준 : 4박5일간 출연자들과 함께 지냈다. 다 친해졌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분에 들떴다. 처음 4박5일 촬영을 한 뒤, 추가로 1박을 더 찍었는데 나중에 다시 만나니 이미 가족이 된 기분이더라. 가장 친해진 것은 아무래도 룸메이트 박민우 형. 그런데 두루두루 다 친해졌다. 신성우 선배님은 음식을 너무 잘 하시더라. 외에도 많은 분들께 배울 점들이 있었다.
Q. 새로운 식구들이 생긴 것에 대해 멤버들이 질투를 하지는 않나.
서강준 : 에이, 집에 가면 어머니 아버지가 있듯 숙소로 가면 멤버들이 있다. 멤버들은 너무나 당연한 존재들이다. 그런데 ‘룸메이트‘에서는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또 재미있게 생활하니까 방송을 보며 부러워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아마 다 같이 재미있게 볼 것이다.
Q. 자,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서 16부작의 대장정을 마친 지금, 어떤 기분인가.
서강준 : 첫 경험을 한 기분이다. 이전에 작품들에서 내 분량이 이만큼 많지도 않았고 드라마 자체가 긴 호흡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그러니 ‘앙큼한 돌싱녀’는 말그대로 우리나라 드라마를 처음 경험해본 느낌이다. 보람이 크다. 놀고 싶은 것도 참아야하고 힘든 점도 분명 있지만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 않을 만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행복했다.
Q. 만약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배우가 아닌 무엇이 되고 싶나.
서강준 : (눈을 빛내며) 피아니스트!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 조기교육을 받는 것이다. 어려서 피아노를 쳤지만, 오래 안치다보니 손가락이 잘 안 움직인다. 어렸을 때 취미로 배운 것에 불과해서! 꾸준히 쳤다면 좋았을 텐데.
Q. 끝으로, 마지막 질문! 혈액형이?
서강준 : 보통 마지막 질문은 포부와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던데 혈액형이라니, 하하. 신선하다. AB형이다.
Q. 성격을 알고 싶어서!
서강준 : 내 성격은 아마 부모님도 모를 것 같다. 나 자신도 실은 모르겠다. 여러 가지 면이 있는 것 같다. 상대가 어떤 존재인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나에 대한 호감을 얼마나 가졌는지에 따라 대하는 것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리고 AB형답게, 4차원이다.
Q. 이렇게 반듯한 모습으로 4차원이라고 말하다니, ‘룸메이트‘에서는 그런 모습을 기대해봐도 될까.
서강준 : 초반에는 긴장된 모습이 보일 테지만, 나중에는 완전히 풀어졌다. 그런 모습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예능이니까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