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추고 노래를 하며, 연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돌그룹은 아니다. 유일, 공명, 서강준, 강태오, 이태환으로 구성된 서프라이즈는 ‘배우 그룹’이라는 생소한 타이틀을 달았다. 이들은 극도로 만화처럼 연출된 드라마툰 <방과 후 복불복>에서 뽑기로 엉뚱한 미션에 도전하는 후비고 뽑기부 부원들을 연기하며 데뷔를 알렸다. 방귀에 불을 붙이거나 강아지 분장을 한 채 강아지 흉내를 내고, 때로는 여장까지 불사해야 하는 작품이지만 막 발을 내디딘 다섯 명의 청년들은 이 모든 것이 신나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함께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일도 많은 서프라이즈에게는 지금 겪고 있는 하루하루가 마냥 소중한 것이다. 직접 만난 후, 이들에게서 보고 싶은 것들이 더욱 많아졌다. 어쩌면 그 어떤 그룹보다 많은 경우의 수를 손에 쥔 서프라이즈의 이야기.
정정화 감독이 실제 본인들에 맞춰서 캐릭터를 설정했다고 하더라. 그 과정에서 감독과 대화를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주로 어떤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했던 건가.
서강준: 감독님이 우리에게 주문하신 게 있다. “너희가 지금까지 살아온 자서전을 써와라.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써라”라고 하셨다. 각자 A4 용지 서너 장 분량으로 정리해서 드렸더니, 감독님께서 멤버들의 외적인 이미지와 성격을 조합해서 캐릭터를 만들어주신 거다. 내 경우엔 질풍노도의 시기에 겪었던 경험들을 썼다.
작품 자체도 그렇지만 캐릭터 역시 전부 만화적이고 과장돼 있는데,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했나.
서강준: 만화 <멋지다 마사루>랑 일본 드라마 <용사 요시히코와 마왕의 성>도 봤다. 너무 웃기더라. 이런 작품들을 본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놨다. (웃음)
그래도 카메오로 선배 배우들이 출연했을 땐 좀 긴장되지 않던가.
서강준: 김영애 선배님이 출연하셨을 때 긴장을 많이 했다. 정말 대선배님이시니까. 그때 김영애 선배님이 우릴 위해서 몰래카메라까지 준비하셨다.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갔는데, 갑자기 선배님이 우리를 부르더니 “너네 다 이리 와봐. 선배가 연기하는데 감히 어디서 웃고 떠들어?”라고 하시는 거다. 두 손을 모으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김소은 씨가 무릎을 꿇고 울더라. 깜짝 놀라서 우리도 무릎을 꿇었는데 김영애 선배님이 몰래카메라라고, 더 이상 못 하겠다고 하면서 웃으셨다.
어쨌든 신인 배우로서는 이례적인 경험을 했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연기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 같다.
서강준: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연습했던 대로만 하면 말이 안 되는 장면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상대 배우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뉘앙스로 대사를 쳤을 때 그 자극을 새롭게 받아들여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그룹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엔터프라이즈, 딱따구리 같은 이름도 나왔다고 들었다. 그런 후보들이 나오게 된 배경은 도대체 무엇이었나. (웃음)
서강준: ‘다섯 명의 아름다운 남자들’이라는 뜻이다.
멤버들 중 태오가 댄싱 머신, 유일이 보컬 머신이라고 하던데. (웃음)
태오: 실력이 많이 차이 나는 게 아니라, 내가 다른 멤버들보다 춤 수업을 좀 더 일찍 들었다. 그리고 몸을 약간 더 잘 활용하고 리듬을 잘 타는 게 있어서 그렇게 말하는 건데 ‘머신’이라는 말이 붙으니까… 오해를 사는 것 같다.
서강준: 댄서라고 부를게.
연습을 하다가 지칠 땐 서로 어떻게 힘을 북돋워 주나.
서강준: 그럴 때 맏형인 유일 형이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줬는데, 빨래비를 더 많이 내줬다. 시간이 없을 땐 코인 세탁을 하게 되는데 형이 1만 2천 원 정도 내곤 한다. 무려 3일치 빨래를 할 수 있는 금액이다.
요즘처럼 바쁠 땐 음식을 직접 해 먹는 것도 불가능하겠다.
강태오: 벌레와 함께 잠을 잤다. 6cm 정도 되는 애벌레였다. 강준이가 벌레를 제일 무서워하는데, 어제도 벌레를 보더니 어디로 사라져버리더라.
서강준: 겉보기와는 좀 다르다. (웃음) 벌레가 나왔을 땐 태환이가 잡는다. 막 “이리 와, 이리 와” 이렇게 대화하면서.
이태환: 회사에서 “너희가 잘될 때마다 한 층 한 층 올려줄게”라고 말씀하셨다. 타워팰리스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어떤 조건을 걸어둔 건가.
서강준: 처음부터 좋은 데 사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서강준: 올라갈 일만 남았지.
올라가려면 팀으로서도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할 텐데, 서프라이즈라는 이름으로 함께 해보고 싶은 건 뭘까.
서강준: 기회가 된다면 <방과 후 복불복 2>를 찍고 싶다. 드라마를 찍고 나서 3, 4개월이 지났는데, 지금 보면 연기적으로 아쉬운 부분들이 너무 많더라. 2탄을 찍으면 훨씬 더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강준. 1993년 10월 12일에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피아노를 쳤고 그 이후로는 내가 치고 싶은 곡들만 연주한다. (공명: 요즘에도 매일 친다. 질린다.) 가장 좋아하는 연주곡은 이루마의 ‘Indigo’다. 드라마툰 <방과 후 복불복>에서 카리스마계의 샛별 서강준 역할을 맡았다. 서강준 캐릭터는 딸기 맛 사탕을 좋아해서 담배처럼 물고 다니는 역할이라 계속 딸기 맛만 먹게 된다.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서 사탕을 계속 물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에 20개나 먹었다. 이러다가 당뇨병에 걸리는 거 아닌가 싶었다. (웃음) 드라마 속 강준은 팬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데, 콘셉트에 맞게 귀여워서 너무너무 좋았다. 실제의 나도 드라마 속 강준처럼 타는 것을 좋아한다. 취미가 승마다. 말을 타려면 말과 친해져야 한다! 말과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타기 전에 뇌물로 당근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에 실제로 뽑기부라면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서 스노보드 타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예전에 어떤 뮤직비디오 화면에서 나오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너무 멋있었다. 내 캐릭터가 워낙 멋있는 캐릭터라서 태오가 부러워한다. <방과 후 복불복>에서 태오 캐릭터는 자유롭게 망가지는 캐릭터인데 몸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많다. 드라마 속 강준은 김소은 선배님과 러브라인도 있어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데, 실제 상황이라면 나는 우정을 택하겠다. 나에게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여자 때문에 싸우고 싶지 않다. 드라마 하면서 여장을 많이 했는데 사실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웃음) 중·고등학교 때 미스앤미스터 대회에서 여장을 하면서 치마 입고 화장도 많이 해봐서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방과 후 복불복> 이후에 최근에는 KBS <굿 닥터>에서 시온(주원)을 때리는 취객 역할도 맡았다. 다른 드라마 현장에 가면 의지할 멤버들이 없으니까 걱정을 많이 했다. 막상 가보니 생각과 다르게 오히려 반겨주셔서 감사했다. 개인 활동을 하면 멤버들이 카톡으로 “형, 잘하고 와”라고 보내주고 모니터링도 해준다. 이번에도 SBS <수상한 가정부>에서 밴드부 부장 역할을 연기 중이라서 유일이 형이랑 태환이가 모니터링해줬다. MBC <라디오 스타>에 나가서 MC들을 이겨보고 싶다. 특히 김구라 선배님. MC들의 공격에 엄청난 반격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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