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전화 예약 후 11월 26일 화요일 어머니와 함께 방문
들어가니 검은색 유니폼을 입고 마스크를 쓴 분이
いらっしゃいませ!라며 맞아줬어 (혹시 이 분이...)

가게는 밝고 세련된 느낌의 분위기였고
예약했기 때문에 미리 세팅이 되어 있어서 굿

불의 세기라든가 디테일한 부분을 몰라 앞에 있는 종이를 읽고 있는데
때마침 아까 그 분이 샤브샤브를 들고 오시길래
나: 불의 세기라든지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요?
그 분: 불은 처음엔 중간 또는 좀 더 약하게 하시면 좋고 소스는 (+설명)
나: 저기 혹시 사장님이 후지요시 상이신가요?
사장님(!): 네, 맞습니다
나: 그럼 혹시 카린짱의 아버님이신가요?
카린짱 아버님(!!): 네, 맞습니다
나: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제가 11월 10일에 킨텍스에서 열린 원더리벳이라는 공연에서 사쿠라자카를 처음 봤거든요
후지요시 사장님: (화색) 오! 사쿠라자카 팬이시군요~
나: 네, 이게 그때 유일하게 찍은 사진인데... (원더리벳 사진 보여드림)
후지요시 사장님: (손으로 가리키며) 카린도 여기 있네요 ㅎㅎ
나: 11월에 카린짱과 사장님을 동시에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후지요시 사장님: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이미 목표를 달성한 듯한 기분이었고
이제 어머니와 함께 본격적으로 냠냠 타임

코스 요리라 후지요시 사장님이 계속해서 새로운 요리를 서빙
후지요시 사장님: 이건 홋카이도산 소고기입니다. (+소스 설명) 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 술 종류가 너무 많은데 어떤 걸 시키면 가장 무난할까요?
후지요시 사장님: 음... 손님들마다 취향이 다 다르셔서 딱 뭐라고 말씀드리긴 어렵네요
나: 홋피(ホッピー)가 뭔가요?
후지요시 사장님: 맥주는 아니지만 맥주와 비슷한 맛이 나며 도수가 낮은 소위 가짜 맥주 같은 술입니다
나: 그럼 한 번 마셔보겠습니다! (위 사진이 홋피)
후지요시 사장님의 설명대로 고기별 다른 소스로 찍어 먹으며 홋피를 마시니 진짜 맥주랑 똑같은 맛이 남
이후로도 계속 다음 요리가 나왔는데
후지요시 사장님이 우리가 먹는 타이밍을 보면서 적절히 서빙해주심

위 사진 속 음식은 육회 같은 느낌인데 쫄깃하고 매콤한 맛이 나며 식감도 굿

위 사진 속 음식은 굴 튀김과 차슈인데 특히 굴 튀김이 바삭바삭하고 내 취향
홋피를 다 마시고 나니 본격적으로 마셔야겠단 생각이 들어
나: 사장님, 니혼슈를 마시고 싶은데 잘 몰라서 그런데 추천 좀 해주세요
후지요시 사장님: 그러시다면 점장 추천 오늘의 한 잔(店長おすすめの日替わり一献)은 어떠세요?
나: 오~ 직접 추천하시는 니혼슈인가요?
후지요시 사장님: 네, 니혼슈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아래 사진 속 보드를 보며 설명)
나: 그럼 이거랑 이거로 주세요
후지요시 사장님: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후지요시 사장님이 바텐더 같은 솜씨로 멋지게 따라주심
나: 오~ 잔도 그렇고 정말 멋진데요!
후지요시 사장님: 니혼슈만 계속 마시면 빨리 취할 수 있으니 중간중간 물도 드세요

두 니혼슈의 성격이 좀 다른데 술맛이 더해지며 음식과의 궁합도 매우 굿
주위를 둘러보니 평일에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손님은 단골 1명 외엔 우리뿐이었고
이 무렵 직원 1명도 출근해서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근무 시작
술이 들어가니 기부니도 좋아지고 좀 더 후지요시 사장님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
이쪽으로 오시는 타이밍에 얘기를 나누었음
대략 기억나는 대화는
나: 원더리벳 공연에서도 MC 때 카린짱이 한국어 멘트를 했는데 발음도 좋고 내용도 재미있어서 인상적이었어요!
후지요시 사장님: 카린은 개인적으로 혼자서 한국에 다녀온 적도 몇 번 있어요
한국어에도 관심이 있는데 본격적으로 학습한 정도까진 아니고요
이상한 아주머니(?)한테 좀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나: 이상한 아주머니요??? ㅋㅋㅋ
나: 며칠 전 유튭 사쿠라자카 공식 채널에서 한국 방문 후기를 봤는데 짧지만 삼겹살도 먹고 잘 즐기다 갔더라고요
후지요시 사장님: 이번엔 체류시간이 길어야 24시간 정도 밖에 안 돼서 많이 아쉬워하더라고요
나: 네, 한국 팬들도 많이 아쉬운데 내년엔 단독 공연으로 왔으면 좋겠어요
나: 인터넷을 보니 5년 전쯤 가게를 이전했다고 나오더라고요
후지요시 사장님: 정확히는 3년 전에 이전했어요
예전엔 번화가 쪽이라 한국 팬분들도 많이 와주셨는데 지금은 중국이나 대만 팬분들 비중이 높아요
나: 아무래도 코로나 시기였기도 하니 앞으로 저도 더 많이 와야겠네요 ㅎㅎ
이후 화장실에 가려고 했는데 '그 공간'이 생각나서
나: 여기는 좀 찍어도 될까요?
후지요시 사장님: はい!

화면으로만 보다 실제로 보니 진짜 기쁘더라

왼쪽에는 팬들의 방명록도 보이고 생사진과 영화 포스터까지
카린짱의 다양한 재능을 감상하는 재미

탐나는 티셔츠와 후지요시 사장님의 애정이 느껴지는 영화 첫 주연 스크랩 액자도 발견

화장실 앞에도 아름다운 굿즈가 가득

티켓에 사인까지!

화장실도 아기자기하고 깨끗해

좀 더 마시고 싶어 직원에게 추천받은 츄하이도 한 잔 더 마시고 배가 찰 때쯤
피날레를 장식할 모나카 아이스 등장!
한입에 들어가는데 먹어보니 마무리로 딱이었음
당초 1시간 정도만 있다 가려고 했는데
시간을 보니 어느덧 거의 8시
그 사이 다른 손님들도 오고 이제 가야 할 시간이 돼서
계산을 하려고 출입구 쪽으로 가니 후지요시 사장님이 직접 등장
후지요시 사장님: 오늘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나: 평일에다 날씨가 안 좋은 덕분(?)에 오히려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후지요시 사장님: 감사합니다 ㅎㅎ 어머니께선 어떠셨나요?
나: 음식도 매우 훌륭하고 사장님께서 아주 친절하셔서 크게 만족하셨어요
후지요시 사장님: 다행이네요 ㅎㅎ
나: 사장님, 카린짱한테 내년엔 원더리벳 같은 페스가 아니라
꼭 사쿠라자카 모든 멤버가 단독 공연으로 와달라고 전해주세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 팬들이 다 간절히 원하고 있어요!
후지요시 사장님: 네, 꼭 전할게요. 대신 한국 팬분들께 저희 가게 좀 잘 얘기해 주세요
나: 그럼요! 정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쳤던 다시 비가 내리는데도
후지요시 사장님이 가게 앞까지 나와 직접 배웅해 주시니 더할 나위 없는 마무리였어
음식 가격은 오늘 얻은 기쁨과 만족에 비하면 저렴하다고 생각해
오사카 방문 예정인 덬들이 있다면 꼭 추천!
음식도 훌륭하고 카린짱도 구경할 수 있는 곳이야
<가게 홈페이지>
https://www.shabufuj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