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시율에 대해 로운은 “캐릭터의 질감이 마른 나무 껍데기 같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비극적이고 탄탄한 서사가 있기 때문에 제가 무언가를 담으려고 하지 않아도 충분히 설명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무언가를 넣으려기보다는 덜어내려고 노력했다”고 떠올렸다.
스스로 이름을 숨기고 살아가는 장시율은 마치 길고양이처럼 하루하루를 버티며 세상에 속하지 못한 인물로 그려진다. 로운은 “이름과 집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장시율은 이름이 불려서도 안 되고 집도 없는 인물이다. 그래서 처음엔 장시율이 왜 본인의 삶을 스스로 끝내지 않는 걸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돌아갈 집도, 믿을 사람도, 내세울 이름도 없는 장시율에게서는 애틋한 소년미가 보이기도 했다. 로운은 “인물은 결핍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장시율에게도 사랑이 필요했던 것 같았다. 불행한 삶을 살고 있지만 장시율도 누군가에게 이름을 불리고 싶고, 누군가와 밥을 먹고 싶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는 집에서 자고 싶다는 1%의 마음이 결국 왈패가 되는 계기가 아닐까. 극 중 나이가 20∼21살인데 얼마나 외롭겠나. 거친 모습 속에 있는 외로운 소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본인이 해석한 장시율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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