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란하고 이기적이고 재수없는 쓰레기 남주와, 상처많은 외유내강(실은 외유내유인..ㅠ) 평범녀 조합 존맛 ㅎㅎ
관계역전까지 생각보다 금방이어서 존잼이다, 이대로만 가면 인생작 등극이다 했지
2년 후에 불의의 사고로 동거하면서 남주한테 여주가 다시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딱 중반부까지는 나무랄 데 없었다
여주가 남주한테 넥타이핀 선물해주는 부분까지 존잼이라 밤새서 봄 ㅎㅎ
글구 나 눈물 잘 안흘리는데 과몰입하다가 몇번 눈물 쓱 훔쳤자나
여주 서러웠던 기억 곱씹을 때 나도 같이 욺 ㅋㅋ
그런데...
여주가 로션으로 착각하고 000 바른 장면부터 괜히 내가 다 수치스러울 때부터 좀 쎄하더니만, 그 후부터는 전개가 차츰 아쉽게 흘러가서 사선읽기로 본편 마지막까지 쓱쓱 넘겨버림. 외전은 뭐 까볼 생각도 안들 정도로 아쉬운 후반부였다.
발렌타인 데이에 혼자 땅파고 들어가는 여주가 이해는 갔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박차고 집을 나가버리니까 여주의 감정과 행동에 괴리가 생기면서 어리둥절해짐
그러고 패션쇼에서 재회하고 재결합하기까지는 진심 말잇못.... 남주한테 받아온 것들 새삼 되새기면서 남주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감정선은 괜찮았는데
패션쇼에서 터진 사고, 여주 구하려다 대신 다친 남주, 다시 찾아가서 키스하는 장면까지 장면 하나하나가 작위적으로 보여서 과몰입 강제 종료당함...
감정을 폭발 시킬 타이밍에 전개가 얼레벌레 후다닥 지나가버리니까 그간에 잘 쌓아온 감정선과 서사가 다 아까울 지경이었음ㅠ
또, 섭남 같지 않은 섭남이었던 교수 캐가 포지션이 애매하니까 오히려 ㅂㄹ였음
섭남 교수한테 서사를 부여하지 않고 적당히 치고 빠져서 메인 몰빵 서사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는 좋았는데, 서사가 약한 섭남이 갑분 여주한테 한 고백이 공감은 안되고 흐름만 깨지고...
남주가 질투하게끔 유도하고, 여주를 각성하도록 일조하는 역할이긴 했는데, 섭남 포지션이 여주와 남주 관계에서 실질적으로 하는 역할이 미미해서 그런지 있으나마나한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뒤늦게 생각난 2가지 더
-남주의 전 섹파 모델한테 여주가 '아가씨'라고 지칭할 때마다 올드하게 느껴짐
보통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자가 자기 또래 여자를 '여성분', 혹은 '여자분'이라고 지칭하지 않나... 저 호칭은 개정하먼서 왜 수정하지 않았을까 싶었음
-남주랑 여주 같이 갔던 놀이공원씬, 여주가 그간 겪어온 설움 탈피할만큼 뭉클하기를 개같이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뜨뜻미지근하게 넘어가서 아쉬웠음
<신사의 은밀한 취향>, <젖꿀아> 찍먹해보다가 박수정 작가님이랑은 안맞는 것 같아서 피해다녔는데 <미로> 보고나서 편견이 깨졌어 ㅎㅎ
그래서 프패 걸린 미로 연작 <반짝반짝> 기미했는데 이것도 취향이 아닌 것 같아...ㅠ 그래도 미로 남녀주인공 흔적 찾아서 일단 달려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