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아빠 쪽 가족이 사생아 출산 소식 알고 여주 엄마한테서 여주 강제로 빼앗아서 고아원에 버렸는데 여주 엄마가 7년만에 기어코 찾아냄
어려운 형편에도 명문고에 진학한 여주는 사생아라는 사실로 동급생들한테 따돌림 당함
여기까진 좋았다 이거야
이제부터가 문제임
대체 우리 엄마랑 내가 뭘 잘못했길래 손가락질 받느냐며 억울하다는 여주 심정 서술이 나옴
여주야 당연히 죄가 없고 억울할 수 있지
근데 여주 엄마는 아니지
물론 여주 엄마가 유부남한테 속아 넘어간 건 속인 유부남 잘못이고, 여주 엄마도 어찌 보면 피해자고, 전후사정 모르는 사람들의 손가락질도 문제긴 하지만 결론만 보자면 손가락질을 피해갈 수 없지 않나?
여주 사정 딱해서 동정하고 연민이 들려고 할 때마침 여주를 동정하고 연민하라고 등떠미는 서술이 등장해서 김팍식과 동시에 반감이 들어버렸지 뭔가...
조금 더 읽어보니까 이 작가님의 문체와도 안맞는 느낌 ㅜ
얼핏 보면 담담하게 서술하는 것 같은데, 여주 시점의 서술이 쓸데 없는 지점까지 구구절절하고 구작 문체 같이 올드해
도입부에 여주랑 남주가 조연들 얘기 엿듣는 부분에서 올드함을 강렬하게 느꼈음 ㅎ
(이거 읽고 나서 <단죄>읽으려던 계획 전면 무산됨 ㅠ)
여주가 무매력이고 문체도 안맞는 앞선 불호를 상쇄할 만한 무언가가 있다면 계속 읽을 의향이 있었는데... 나한텐 가장 중요한 여주가 남주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탈주 결심을 굳히게 만듦
여주가 남주네 집에 신세를 잠시 지는 동안 첫만남에서 반했다는 상황과 서술이 와닿지가 않음
첫눈에 금사빠하는 캐가 불호 아닌데도 여주가 왜 남주 좋아하는지 납득이 안되 걸 보니 이 작품과는 안맞는 게 분명해서 미리 까둔 프패 아깝지만 이만 탈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