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고 너무 가슴이 뻐렁차서 두고두고 잊지 않으려고 적어두는 후기..
키워드가 키워드인지라 노골적 묘사를 피하기 위해 단어를 가리긴 했는데 문제되면 삭제할게
엄청난 ㅅㅇㅈㅇ
1. 제목 해석
Muddy ;
형용사) 흐린 cloudy, overcast, muddy, turbid, foggy, fuzzy
동사) 진흙으로 더럽히다 mire, muddy
머디 써머는 팔팔하고 활기 가득한 여름이 아니라 비구름이 몰려와 금방이라도 빗방울을 떨어뜨릴 흐린 날의 질척하고 끈끈한 여름을 그렸어.
1) 제목은 백색의 은초에게 진흙처럼 묻은 까만 기태주를 의미하기도 해.
부드러운 감촉에 몇 발 디디다 보면 금새 발이 푹푹 빠져서 나오기가 힘들어.
진흙이 묻은 곳은 더러운 흔적을 남기고, 굳어가는 진흙을 깨끗하게 털어내는 것도 어렵잖아.
은초에게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감정과 경험을 알게 한 기태주처럼 여름은 그토록이나 은초에게 흐리고 질척이는 계절이야.
Summer ;
명사) 여름 / 동사) 여름을 지내다
명사) 청춘 prime, youthhood, springtime of life, summer, green
2) Muddy 흐린, Summer 햇빛 강한 여름
흐린 그림자와 같은 기태주, 햇빛 내리쬐는 여름 같은 은초.
강렬한 햇빛 아래엔 필연적으로 그림자가 있어.
기태주에게도 은초는 여름이야.
2. 표지 해석
1권의 표지는 머디 써머, 2권은 머디 러버.
1권 표지)
▲녹아내리는 소다 맛 아이스크림
▲젖어서 번진 글자들 가운데 기태주 이름만 선명한 명함
머디 러버, 재회한 이들에게 어울리는 관계다. 여전히 흐리고 질척하고 더러운 진흙 투성이 연인.
2권 표지)
▲은초의 붉은 립스틱이 묻은 담배
▲유니폼에 달린 명찰이 자꾸만 비뚤어진다.
은초와 기태주가 제자리를 찾아주듯 매만지는 명찰은 이리저리 휘둘려도 결국 제자리를 찾는 은초의 모습과 닮았다.
3. 담배가 의미하는 은초와 기태주의 관계
1) 마치 하얀컵에 담뱃불을 지져대는 사이 같은 기태주와 은초의 관계
하얀 컵=은초
까만 재=기태주
2) 담배 1. 호기심
담배를 피우는 기태주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은초.
이 장면은 우연히 희진언니와 기태주의 정사를 본 후로 성적 호기심에 눈 뜬 은초의 모습과 닮았다.
3) 담배 2. 담배와 ..(1)
(담배 부분은 생략할까 했는데 너무 큰 메타포라 생략이 안되더라ㅠㅠ)
기태주의 흡연은 ..를 연상시킨다.
▲빨갛게 점화되는 불씨는 성욕과 닮았고, 제 몸을 불사르며 피어오르는 ㅇㄹㄱㅈ을 떠올린다(1)
▲은초에게 담배를 가르친 것=기태주에 의해 첫..을 한 은초
▲은초에게 담배를 가르치고 난 뒤의 기태주
▲은초와 첫 ..전의 기태주
▲빨갛게 점화되는 불씨는 성욕과 닮았고, 제 몸을 불사르며 피어오르는 ㅇㄹㄱㅈ을 떠올린다(2)
이 장면에서도 담배가 희진과 기태주 사이에 있어서 둘의 정사를 연상시킨다.
4) 담배 3. 기태주가 중독된 담배와 ..(2)
다친다며 대충 말리기는 하지만 은초에게 새롭고 해로운 것을 가르쳐보고 싶은 장난.
담배와 ..와 기태주는 너에게 해로운데, 괜찮아?
그런데 너도 궁금하지, 하고 싶지?
그래서 기태주가 은초에게 담배를 가르치는 장면은 둘의 관계를 이 다음으로 넘어가도 될 지를 가늠하는 것과 같다.
▲막상 은초가 덥썩 유혹을 물어버리자 기태주는 당황한다.
기태주에게 은초는 이성적으로 끌리는 '여성'이다. 그러나 어떻게든 자제하려는 것.
여기서 그냥 가면 더 이상 귀찮게 안하겠다 관계 정리를 하려는 은초를 보며 기태주는 아주 천천히 담배를 피운다.
풋내도 안가신 은초에게 발정하는 자신이 기가 차지만, 그럼에도 끄지 않은 담배는 기태주의 성욕이다.
5) 담배 4. 한 번 더 피워 볼래?
몸에 나쁜 담배, 진심을 알 수 없는 위험해 보이는 남자 기태주.
그러나 무엇보다 해로운 기태주는 은초에게 한없이 다정하다. 마치 설탕처럼.
몸에 나쁘지만 달달해서 속절없이 당기는.
▲그러나 둘의 관계는 불씨를 꺼트리고 너저분하게 버려진 꽁초와도 같다(1)
기태주와 은초 사이, 성적 긴장감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감정.
너저분하고 무용한.
6) 담배 5. 마음의 도피처
새아빠가 생길지도 모르는 뒤숭숭한 마음에 독한 담배를 찾는 은초.
담배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기태주가 연상된다. 은초는 어느새 독한 기태주에게 숨고싶어 한다.
4. 소음과 고요
유독 소리에 관한 상반되는 표현이 두드러진다. (특히 1권)
반달 빌라를 잡아먹을 듯한 매미의 울음.
매미보다 더 선명한, 기태주가 부엌 간이창을 두드리는 소리.
기태주와 희진의 정사를 떠올리며 솔플하는 순간 적요하던 방 안에 은초의 신음이 파장처럼 흩어진다.
*파장 ; 비유) 충격적인 일이 있고 난 뒤에 오는 영향. 또는, 그 영향이 미치는 정도나 동안.
(발췌 생략)
기태주가 희진을 찾아와 뭘하고 있는지 온 신경이 쓰이는 순간 느끼는 고요함과도 대비된다.
기태주와 은초, 서로를 앞에 두고 성적 긴장감을 느끼는 순간에도 적요한 가운데 두 사람의 감정은 소란하다.
1) 매미 소리
▲반달 빌라를 잡아 먹을 듯한 매미 소리가 무더운 여름이 온 것을 알린다.
은초를 한 입에 꿀꺽 집어 삼킬 기태주의 존재감처럼.
▲기태주가 부엌창을 두드리는 소리는 반달 빌라를 잡아먹을 듯한 매미소리 보다도 크다.
이 여름은 기태주가 들이닥치리란 암시.
▲옥상에서 은초와 키스한 뒤로 희진에게 달려간 기태주와 그 모습을 본 은초.
이 뒤로 열대야가 시작 된다.
▲매미 소리가 구슬프게 우는 것도 메타포.
매미는 수컷만 운다.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울음소리인데, 더울 수록 더 크게 운다.
기태주가 은초를 생각하며 희진을 찾아간 그날처럼, 기태주를 떠올리게 하는 소리다.
2) 희진언니를 찾아온 기태주가 신경 쓰이는 은초
▲고요하고 적막한 가운데 속이 소란한 은초
3) 적요를 두르고 은초를 휘두르는 기태주
기태주는 소리 하나 없이 존재감만으로도 은초에게 소란하게 다가온다.
4) 사납게 몰아치는 빗소리 대신 방 안을 채우는 은초의 재잘거림
은초의 적막하고 고요한 공간은 반달 빌라를 잡아먹을듯 시끄러운 매미 울음소리와 세찬 빗소리만 가득했는데 기태주를 마주하고 비로소 은초의 재잘거림이 차오른다.
은초의 심경 변화.
5) 막을 수 없이 메아리치는 희진언니의 목소리(환청)
6) 희진언니의 환청이 가신 자리에 남은 기태주의 목소리
▲희진의 죽음과 함께 부재한 기태주.
매미 소리보다도 컸던 기태주의 간이 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희미해져 간다.
▲7년 후 느닷 없이 나타난 기태주.
7)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기태주의 침묵과 은초의 심장소리
기태주의 긍정을 말하는 침묵과 은초의 불안한 심장소리
5. 은초에게 기태주란
▲은초는 일부러 기태주 생각을 떨쳐내려 분주히 설거지를 하지만 찐득한 양념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따뜻한 물에 담가 두면 될 일이지만 이 더운 여름은 그조차 고역이다.
자꾸만 기태주로 향하는 복잡한 생각들은 이 그릇에 붙은 찐득한 양념과도 같다.
단순히 떨쳐내면 되는데 쉽지 않다.
기태주를 처음 본 날과 두번째 만남에서도 손에 끈적한 흔적을 남기며 녹아든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기태주를 처음 본 날의 은초
▲두번째 만남에서 기태주가 은초의 이름을 불렀을 때에도 은초의 손엔 녹은 아이스크림이 질척하게 흐른다.
이토록 그는 뜨겁고 질척이는 존재다.
은초에게 껄끄럽고 불편하지만 찐득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 존재.
6. 붉은색이 상징하는 것
1) 고추장 멸치 볶음
▲자꾸만 기태주로 향하는 복잡한 생각들은 이 그릇에 붙은 찐득한 양념과도 같다. 단순히 떨쳐내면 되는데 쉽지 않다(2)
2) 은초의 붉은 입술(1)
▲담배를 입에 문 은초의 붉은 입술은 .. 속살과 같다.
빨갛게 점화되는 불씨는 성욕과 닮았고, 제 몸을 불사르며 피어오르는 ㅇㄹㄱㅈ을 떠올린다(3)
3) 수건에 묻은 붉은 피
설명 생략
4) 빨갛게 점화되는 담뱃불
[3. 담배가 의미하는 은초와 기태주의 관계] 에서 [3) 담배 2. 담배와 ..(1)] 부분과 동일
빨갛게 점화되는 불씨는 성욕과 닮았고, 제 몸을 불사르며 피어오르는 ㅇㄹㄱㅈ을 떠올린다(4)
5) 석류 맛 아이스크림
석류는 고대부터 다산과 성욕의 상징이다.
어머니의 과보호로 아무것도 모르는 페르세포네에게 한 눈에 반해 지하세계로 납치하여 지상으로 다신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데스도 석류를 내밀었다.
성경에서도 신부(Bride)의 아름다움이나 사랑을 비유할 때 석류를 사용한다.
기태주에게 희진언니를 정리하기 전까지 찾아오지 말라는 말은 진짜로 찾아오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당신이 좋으니까 얼른 이 이상한 관계를 명확히 해주고 날 선택해 달라는 뜻이다.
▲명계의 음식을 이미 먹어버린 페르세포네처럼 은초는 기태주에게 떠날 수 없는 마음이 묶여버렸다.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첫..을 말한다.
여름내내 은초가 산 아이스크림은 없는 형편에도 은초가 챙기고 싶어하는 아끼는 사람들의 몫이었다.
아이스크림=은초의 마음
붉은 석류 맛=돌이킬 수 없는 마음과 경험
질척한 빨간 피와 같은 석류 아이스크림.
떨쳐낼 수 없던 기태주에 대한 생각처럼 찐득하고 붉은 양념의 고추장 멸치볶음의 잔해,
기태주의 성욕과 ..를 닮은 붉은 불씨를 당겼던 담배, 그러나 기태주와의 관계를 이어가며 회피했던 희진언니에게서 흐르는 핏물과 같은 석류 아이스크림.
기태주를 처음 본 날 손에 끈적한 흔적을 남기며 녹아든 아이스크림은 이제 희진의 핏물이 되어 은초의 발치에 고이고 있다.
6) 은초의 붉은 입술(2)
추운 겨울, 뿌옇게 입김이 새어나오는 은초의 붉은 입술.
한기를 느끼는 입으로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 기태주에게 묻는다.
입김 대신 기태주가 물려주었던 담배연기를 품었던 그 입술로.
7) 석류를 으깨 바른 듯한 노을
석류를 으깨 바른 듯한 붉은 노을 지는 저녁에 희진과 약속했던 은초.
그 노을은 피처럼 은초 발치에 고여버렸다.
8) 담배에 묻은 은초의 립스틱 자국
그 여름, 은초에게 담배를 가르치고 간접키스를 했던 기억과
절제하지 못한 첫키스의 강렬함을 불러 일으킨다.
9) 임규진을 집어삼킨 불씨
▲은초를 보는 임규진의 눈길에서 막 불을 지핀 성냥의 심지같은 뜨거움이 묻어난다.
▲그런 임규진을 향한 기태주의 점화
▲발화, 기태주의 욕정을 닮은 사랑은 임규진도 불질러버림.
▲불씨는 결국 화마가 되어 임규진을 집어삼켰다.
9) 붉은 매니큐어
은초에게 매니큐어는, 데면데면한 사이였던 희진과 가까워질 수 있었던 매개체였다.
강서라와 희진의 대비되는 상징이자 복선.
▲은초에게 매니큐어를 발라주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희진에 대한 그립고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강서라의 존재감만큼 강한 붉은 매니큐어
▲치장에는 일가견 없는 희진이 손톱에 물들인 진한 홍색 매니큐어
그늘진 바닥=기태주가 은초에게 숨기고 싶어하는 어두운 일면,
바닥에 떨어진 강서라의 핏방울=발치에 고였던 석류 맛 아이스크림
7. 기천주와 임규진
은초의 눈을 통해 본 기천주는 흉조의 상징인 까마귀를 보는 것 같다는 묘사가 자주 나온다.
임규진과 기천주 둘 다 기태주에 의해 눈을 잃은 사람들이다.
까마귀 무리처럼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인 것을 오합지졸이라 한다. 쓸 데 없는 자들이 모인 무리.
*기천주의 페르소나 같은 임규진
▲임규진
▲기천주
▲임규진
▲기천주
▲임규진
▲기천주
8. 소원 팔찌
은초가 희진을 위로하는 방식
결국 소원을 이뤄준다던 소원팔찌가 자연스럽게 끊어지기 전에 은초와 기태주와의 관계가 끊어졌다.
위험하니까 기태주와 엮이지 말라던 희진언니의 흐느낌이 달라붙는다.
그리고 팔찌가 끊어지길 기다릴 틈도 없이 희진언니의 생이 먼저 끊어졌다.
이 팔찌는 가진 것 없는 은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이자 바람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