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스포주의!!!
등장인물들 성격 확실하고, 좋은 쪽으로나 안 좋은 쪽으로나 일관된데 그 와중에 자기객관화는 잘 돼있어서 웃겼어
감정적이거나 독자 입장에서 소설적 허용으로 넘어갈 상황을 무심하게 지적하면서 현실로 돌려놓는 식의 티키타카가 돋보이는 유머코드도 잘 맞았고
미보 분량에 보면 여주가 남주 나체 가리려고 치마 찢으니까 남주가 니가 마을에 들러서 옷 가져왔으면 됐을 텐데, 하니까 여주가 아 그런 방법이. 그러거나 여주가 남편이 되어달라는 소원 빌었다니까 하녀가 바로 중혼은 징역 십 년. 이러는 거 잘 맞으면 괜찮을 듯?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라 말하는 본인은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데 보는 입장에서는 웃긴 그런 거 알지? 개그맨 중에 김수용 느낌
사건으로 놓고 보면 신, 소원, 반역 등의 소재에 비해 스케일 크지는 않았는데 그렇다고 대충 가볍게 다룬 건 아니고
귀족이 아닌 주인공들 입장에서 겪을 수 있는 적당히 현실적이면서, 감정적으로 시달리지는 않는 시련 수준이야
애초에 이 글의 정체성이 정쟁물보다는 현실적인 개그+로맨스물이라 글 분위기랑 맞아서 괜찮았어
고구마 구간으로 예상했던 두 집 살림하는 거 들키는 것도 비교적 초반부에 나와서 쉽게 넘어갔고, 그것보다는 섭남 캐릭터가 점점 이상해져서-작중 섭남 주변인들도 느낌ㅇㅇ- 존재자체가 고구마가 되긴 했는데 그 외에는 딱히?
상황상 답답해야 할 부분도 여주가 워낙 화통하고, 똑 부러져서 금방 잘 해결해
개인적인 불호 포인트 한 가지는 남주가 소원을 들어주는데 그 소원이 미칠 영향이나 후폭풍 고려 안 하고 마구잡이로 들어주는 느낌이라 그 부분은 살짝 흐린눈하고 봤어
결과적으로 그 소원들도 후반 스토리의 장치로 활용되긴 했는데 소원이 미칠 악영향에 비해 소소하고 소원을 빈 당사자가 악용, 남용을 안 했을 때만 유지될 수 있는 평화라는 점이 좀 걸렸달까
그 외에는 가볍게 보기 좋았어
맠다 때 혈육이랑 나눠서 사느라 리스트 공유했을 때 취향 아닐 것 같다고 까인 거 막판에 충전, 페이백 포인트 들어오는데 하나만 끼워달라고 굽신거려서 샀는데 그게 아쉽지 않을 정도로는 만족스러웠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