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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회화나무 애벌레는 의심이 많다 후기 (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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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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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호 위주에 약스포 있으니 불편하면 백스텝 ㅊㅊ

*
나담 작가님의 신작. 다 읽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일반적인 로맨스를 바라고 읽을 책은 아닌듯하다
배덕감보단 찝찝함이 앞선 소설.


윤진아 작가님답게 여주는 끊임없이 자기 연민, 혹은 끝없는 자기 의심과 위악을 통해 땅 파는 스타일이고
남주는 관계 구도에 있어서 여전히 여주를 억압하는 거대한 권력 체제 및 가해자로 묘사됨


나담 발렌시아도 후반부에 여주를 위해 소비되는 꽃받침캐1 돼서 안타까웠는데 ‘둘의 로맨스는 보여주고 싶고 남주 권력은 비판하고 싶은’ 기조가 여전해서, 나한텐 불호로 남을 수 밖에 없었음
이 책은 그 관계성을 대놓고 겨냥하고 있거든

전작만 읽고 신작은 아직 안 읽었을 사람을 위해 관계 양상을 첨언하자면.
나담은 발렌시아가 가해자가 아니었음에도 '가해자와 같은 기득권 남성'이라는 이유로, 존재 자체로 공포심을 부여했으므로 여주를 향해 조아리게 하는 용도였다면.
이번엔 아예 남주가 그 암묵적 가해자역에 배치되었으니 원만한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가 없음

그러니 어케 로맨스로 받아먹겠어요

아무리 정신승리로 착즙한다 한들
이걸 망한 사랑이라고..조차 할 수 있을까?

이 로맨스는 사회 제도로 인한, 혹은 개인 욕망에 의한 가해와 피해 관계이며
이런 관계에 있어 사랑은 중요하지 않다 말하고 있는 소설을?
*
“하나, 연모가 그리 중할까요?”
회화나무 애벌레는 의심이 많다 2권 (완결) | 위건 저


나름의 의도는 파악이 된다만 앞으로는 굳이 안 찾아볼 작가님이 됐음

로맨스 장르 내 여성 착취를 고발하는 소설이라기엔
'남주 좋긴 해~ 근데 이새낀..내 입장 평생 모르잖아?'에 불과한 독기 가득 독백을 2권 내내 반복하는 여주.

그렇다고 로맨스와 고발이 양립하는 소설이라기엔
내내 증오에 차 위악 떠는 상대를 위해 다른 한쪽만이 사상 개조되고 기이하게 소모되는 관계.

어떤 성애적 텐션도 느낄 수가 없었다.

로맨스 남주의 친절과 사랑은 곧 억압이며, 그런 <남주로부터의 탈출이 여주의 진정한 자유>라고 말하는 전개이기 때문에 양쪽 모두 괴로움으로 시간 보내다 끝남.

절절한 로맨스와 형사취수제 설정을 통한 배덕감을 누리기에도 그렇다고 어떤 깨달음을 얻기에도 애매한 포지션이었음


완벽한 해피엔딩을 원하는 사람에겐 비추
그간 작가님의 취향과 일치했다면 결말과 관계없이 이 작품도 잘 맞을 듯. 특히 (남주캐의 소비 방향은 딱히 상관없는)여주맘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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