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필력이 괜찮았음. 집중력 요즘 많이 안좋은데도 안끊어지고 이어서 잘 읽음.
종열이는 내 로설인생에서 처음보는 종류였어.
일단 잘생겼다기보다는 남성적인 외모 등으로 묘사되고
그 유명한 'C8'이 없으면 말을 못 함. 불주둥이.
그리고 엄청난 구두쇠...
지안(여주)이한테 툭하면 때려치워라 못났다 여시같다 기집애 등을 입에 달고 삼.
기집애가 돈 벌어오는건 싫고 가만히 생활비 까먹는것도 싫어한다.
조금(많이) 구시대적인 가치관임.
그치만 이 불주둥이가 왜 이렇게 말을 하는지, 또 그렇게 말을 하는 이유가 느껴진다.
자낮, 가정환경, 성장환경 등...
이게 불편하면 정말 읽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본인은 흐린눈하기도 했고, 어느정도 이해가 가서 계속 읽었음
중반부까지는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 중후반부를 달릴 때쯤, 점점 '두 사람 이대로 괜찮은가?' 하고 의심이 됨.
남주의 불주둥이는 여전하고, 여주는 여전히 그것에 상처받음.
남주는 상처받은 여주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제대로 하지 않고, 여주는 매사 밝고 부드러운 그 태도로 결국 어물쩍 넘어가는데
이 이유가, 여주는 감방에서 나왔기때문에 오갈데없는 신세라서.
말그대로 남주가 여주를 받아주지 않았으면 여주는 갈곳없음. 두사람이 쌍방이 아니었으면 여주는 진짜 살기위해서 남주한테 기고, 계속해서 아쉬운 태도를 취해야 하는 거였음. 쌍방이라서 다행이지, 그게 아니었으면 여주는 ㅈㄴ불쌍한 입장. (애초에 남주가 좋아하지 않았으면 여주를 데려오지도 않았겠지만)
후반부에서도 남주가 주변인들한테
'쟤가 뭐하다 온건지 네가 알면, 데려갈사람 아무도 없다.'
'지안이가 많이 먹어서 식비가 두배로 들어간다.'
등의 무안주기, 자존감깎기, 트라우마 등을 일으킬만한 말을 하는데 이게 매우 별로였음.
이러는데도 결혼을 한다고? 자꾸 생각이 듦.
두사람이 재회해서
남주가 여주를 사랑하게 되는것도,
여주가 남주를 사랑하게 되는것도
둘다 이해가 갔지만
'지안이한테 이게 최선인가?' 하고 의심됨.
작가가 온갖 불행서사를 여주한테 집어넣은게 단순히
'남주랑 엮이게 하려고'
이 이유밖에 없는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여주는 그 불행서사만 없었으면, 남주 대신 더 다정한 사람을 충분히 만날 수 있었을 거니까.
남주편애 서사&엔딩인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 중반부까진 재밌었는데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