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로판과 구분되는 독특한 면이라고 하면 주제파악의 중요성과 죽음의 카타르시스가 잘 나온것
여성향 장르 특성상 여주는 성장형 캐릭터가 많음. 주인공은 미성숙한 부분이 있고 점차 성장하면서 결말에서 완성되는데
사건비중이 적고 로맨스만으로 진행되는 경우라도 결국 연애에 있어서 갈등을 넘어서 성숙하게 사랑하는게 결말임
그런데 여기여주는 자기 자신이 누군지,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것을 견딜 수 있고 어떤 것을 못참는지
주제파악을 무지 잘하고 있으며 이것이 행동의 근원이 된다.
현실에서 여주는 그다지 잘살거나 매우 행복하거나 하는 것도 아닌 보통의 평범한 집안이고
빙의된 세계의 악녀 에리스가 오히려 미모와 재산이 엄청나지만
여주는 이것이 자기의 것도 아니며 자신을 행복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잘 알고 있음
만약 인과율이 없고 발암 3형제가 정상인이라서 여주가 이 세상에서 에리스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해도
여주는 현실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발암3형제 때문에 더욱 돌아갈 의지를 불태우긴 했지만
발암3형제는 황태자 알렉토, 용사 이아손, 대신관 휘브리스인데
이들 덕분에 죽음의 카타르시스가 참 크게 느껴짐. 여주가 죽을 때.. 여주한테 공감을 했으면서 드디어 죽었다!!
안 죽었으면 내가 원통했을거야ㅠㅠㅠㅠㅠ 하는 심정이 들게하거든
이들과 에리스의 갈등은 상황만 보면 로판에서 남주와 여주사이 피페물에서 볼 수 잇는 갈등인데
이것을 클리셰 비틀기를 해서 만든 대립구도임
사건 비중이 높음에도 캐릭터의 심리서술로 진행되기 때문에 흔히 빙의된 악녀가 태도를 좀 다르게 하니까
갑자기 주변 남캐들이 다 여주를 좋아하는 클리셰를 여기서도 따라가지만
이걸 이 캐릭터가 이런 과거가 때문에 이런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이걸 여주의 달라진 태도가 캐릭터의 트리거를
자극해서 여주한테 집착하는지 설명을 하고 있음.
갑자기 빙의여주가 태도를 바꿔서 바로 여주한테 폴인럽 하는게 아니니 캐릭터 자체로는 이해가지만
굳이 저놈들의 서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로판방에서 줍줍...
설마 저놈이 남주는 아니겠지;;; 하면서 독자가 불안해 할 때 정상인(아나킨) 하나 나옴.
그렇다고 정상인이라서 남주가 된 건 아니다.
아나킨이 유일하게 여주 따라서 이 세계를 넘어갈 수 있었는지 세계관적으로 이유가 나오긴 하지만
그 전에 결국 여주가 사랑하는 남자가 남주가 되는게 로설의 법칙이니까
키워드로 분류하면 다정남에 충신롤 남주이긴 한데 어릴때부터 뒷골목에서 온갖꼴 다 보고 커서
눈치가 빠르고 촉이 좋은 놈이라 캐릭터적으로 여주와 비슷한 성향.. 상황(주제)파악이 가능한 유일한 남주여서
여주가 사랑에 빠질 수 있었던 걸로 보인다.
외전에서 아나킨 과거를 보면 어릴 때 부터 환경적으로나 기질적으로 자신과 주변을 관찰하고 의문을 품는 성향으로
보이는데 원래 이런성향 캐릭터면 무조건적인 충신이 되기 어렵거든 ㅋㅋㅋㅋㅋ
하지만 여주가 이름도 지어주고 근원적으로 의문을 품은 세계에 대한 해답을 해주고... 여주 좋아할 수 밖에 없을걸로....
주인공의 죽음이 패배나 비극이 아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끔 서사가 구성되는 거에 작가님이 필력이 좋다고 생각했다.
빙의된 여주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고 미친듯 구르다가 결국 죽음으로 돌아가는 시녀살려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시녀살려는 미오경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외전보고 며칠 현생 불가했는데 (지금도 떠올리면 눈물이....)
악죽줘는 마지막 완결처럼 완벽히 꽉닫힌 해피엔딩, 그후로 둘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살겠지 싶어서 다행이야
아나킨 만약에 미오경같은 결말이면 작가님한테 항의메일 보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