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후우 일단 심호흡하고 시작하겠음(떠올리면 화가 나서 ㅇㅇ)
제목은 일단 저렇게 적었지만 파랑이 흐른다 재복이도 못지 않게 나쁜놈인거 앎
그래도 이놈은 구르기라도 하지 샌드하우스 정동원은 구르지도 않음
심정은 이해하지만 품지는 못할거 같아
후기는 내가 조금이라도 정동원이라는 인간을 이해해보기 위해 정리하는 차원에서 적는 글이기도 함
남주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성공한 건축가. 그리고 그에 걸맞는 여자와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렸어.
어쩌면 여주와는 평생 마주칠 일 없을만한 상류층 사람임.
그런데 평생 풍랑이라고는 모를 것 같았던 이 남자 인생에 큰 파도가 들이닥침.
부인이 임신으로 인한 후유증, 합병증으로 사망했고
그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하나 있는데
아들이 많이 아파. 백혈병임
인간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야. 오히려 아픈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부성애 넘치는 인간이지.
그런데 모두에게 좋은 사람도 한 사람에게는 얼마나 지독해질 수 있는지 샌드하우스가 보여줌
여주는 고단한 가족사를 가진 여자인데, 아들 못 낳는다는 이유로 어릴적에 쫓겨나듯 이혼한 어머니가 극심한 우울증으로 아팠고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대학도 중퇴하고 바에서 일해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남주의 계략으로 만나고
여주는 남주가 다정하게 대해주는 것에 점점 마음을 열고 사랑하게 돼
하지만 그 뒤에는 잔인한 진실이 기다리고 있음ㅠㅠㅠ
남주 아들이 백혈병이라고 했지?
아이가 살기 위해서는 골수 이식을 하거나 제대혈을 이용한 치료가 필요한데
남주는 이 계획에 여주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어
(여기서부터 이새끼가?!!!!싶었음)
여주는 쌩판 남인데 싶지?
사실 여주는 가족을 부양하고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살았어
그리고 어머니 병원비를 위해 난자를 팔기도 함
그 난자가 우연히도 남주의 부인에게로 가게 됐고, 처녀인 여주는 남주아들의 생물학적 모친이라는 이유로 남주의
저 잔인한 계획에 이용당하게 됨 ㅠㅠㅠㅠ
(이 부분에서 탄식 나옴.... 여주 인생 어떻게 하나 싶어서)
연극은 언젠가 끝나게 되어 있고, 진실이 언제까지고 덮어지진 않듯이
결국 여주가 알 게 돼.
내 인생에도 사랑이 오나 싶었는데 이 모든게 철저한 기만이라는 걸 알고
남주와 헤어지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날 개새끼가 아니지
이때싶 본색 드러내기 시작하는 남주 ㅋㅋㅋㅋ.....
개소리 시전하기 시작하면서 여주를 억지로라도 임신시켜서 자기 아들 낫게 하겠다 윽박지르고
실제로 그렇게 함......
여주가 남주와 헤어지고 정신적 충격으로 자살 시도를 하는데
남주가 발견하고 여주를 병원에 데려갔다가 자기가 ㄱㄱ 해서라도 낳게 하려는 아이가 생긴걸 알게 됨
남주는 의도적으로 여주에게 임신 사실을 숨겨
그리고 다시 다정한 사람으로 돌아가 여주의 건강을 염려하면서 낙태할 수 없을 시기 까지
여주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그리고 삼개월이 다되어 갈 즈음 생리를 두달 넘도록 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된 여주가 마침내 눈치 채고
남주에게 자신의 임신 사실을 물어봄
동원이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수연에겐 그 웃음이 절의 야차상처럼 보였다.
남자는 미친 듯 기뻐하고 있었다. 그동안 드러내놓고 내색할 수 없던 기쁨을
마음껏 표현하고 있었다. 그 표정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수연은 기절할 것만 같았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여주랑 같이 기절할뻔했다면 이해가 될까?
소설 읽다가 소름이 끼쳐서 팔을 문지른 게 얼마만인지
결국 남주가 원하는대로 여주는 아이를 낳기로 해.
남주는 여주의 약점을 아주 잘 이용하는 나쁜새끼거든.
여주의 결핍, 사랑받고 싶은 마음 약한 것에 약한 마음을 철저히 이용해
그래서 아들을 여주와 자주 만나도록 병원에도 데려오고
양심이 있으면 아들을 위해 아이 낳으라는 말까지 여주에게 한다(감히 양심을 누구 앞에서 들이대?)
아이를 낳아주고 그 제대혈로 아들을 치료하면
여주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 물질적으로도 보상을 할거다
라고 말하지만 듣는 여주도 보는 나도 개소리 왈왈로 밖에 안 들려
여자저차 아이를 낳고 여주는 백일이 된 시점에 계약대로 집을 나가겠다고 하지만
인생에 자기 뜻대로 안되는 것 없는 남주 ㅋㅋㅋㅋ
응 여주가 받아줘
그리고 마지막에 무려 "행복해"라고 말하면서 끝나
나는 마지막장에 저 행복해라는 말을 보고 이 책의 제목을 다시 떠올림
<샌드하우스>
임신을 받아들이고 남주가 여주에게 혼인신고도 하고 보통의 부부처럼 같은 침실을 쓰고
아이들에게도 일반적인 가정인 것 처럼 행동하자고 제안하는 부분이 나와
여주는 그걸 '가족놀이'라고 부르고
뭐 마지막엔 결국 둘은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고 나오지만
매리베드가 나았을 거 같은 이야기 였음
여주가 진짜 남주를 사랑해서 받아줬을까 싶다.
가정이 최우선이고 아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남주는 첫째와 둘째 아이를 계속해서 사랑할거고
가정을 지킬거고 여주도 아내로서 아이의 엄마로서 사랑하고 존중하며 살겠지
근데 그게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같았음
남주가 여주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구르고 매달리는 부분이 적어서
독자인 내가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었나 싶고
파랑이 흐른다 이후로 이렇게 여주가 불쌍하기는 또 오랜만이었어 ㅋㅋㅋㅋ
그나마 연수는 재복이 굴리고 욕도 하고 마음졸이게도 만들어서
데리고 살지만, 샌드하우스의 수연에겐 뭐가 남았을까
다 읽고 싱숭생숭하지만 그래도 중간에 못 끊을만큼 재밌었어
자기 새끼 살리려면 악마에게 영혼도 팔고
무슨 나쁜 짓이든 다 할 수있다는 정동원이 조금 이해 가면서도
여주 인생이 너무 불쌍해서 먹먹한 작품임
나쁜놈이지만 안 구르고 후회도 별로 안 하는 남주 좋아하면 꼭 보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