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에게 강력추천
1. 머리좋은 주인공이 고난을 헤처나가는 걸 보고 싶다
2. 회빙환에 질렸다
(신흥 부르주아가 성장하고 신문, 살롱등이 발달하는 산업혁명 초기? 느낌의 서양시대물임)
3. 현실적인 로맨스를 추구한다
4. 소설은 앞뒤 설정이 딱딱 맞고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 . 키워드로만 움직이는 종이인형 같은 인물에 질렸다.
5. 정쟁물, 영지경영물 처돌이다
로판말고 서양시대물? 판타지같은거 안나오는 시대물로설은 재밌는게 하나도 없었는데... 처음으로 개존잼으로 봄
이걸로 나도 인생작 투표 항목 하나 늘었다 ㅇ0ㅇ
소피아는 대대로 북쪽영지를 지키는 집안이지만 "가난한" 귀족 딸임.
농사지을 땅이 적고 그러니 당연히 인구가 적고 인구가 적으니 세수가 부족하고 황실에서 국방비 명목으로 보조하는 예산 아니면 진즉 파산났음.
북부대공이 부유한 로판보면서 '가끔 이게 말이되나....' 하는데 진짜로 가난한 북쪽영주 나와서 1차로 웃겼음
이런 집안사정으로 소피아는 늦은 나이까지 데뷔탕트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데
부유하고 세도가인 위스컴 공작부인 이모가 자기딸 이사벨이 데뷔탕트 하는김에 소피아도 같이 데뷔탕트 하라고 함
공작부인 이모는 신분차이 나는 공작과 결혼으로 신데렐라로 유명한 인물임
가난한 친척이라고 무시하고 자매인 어머니 돌아가신 후 연락 끊긴지 오래라 갑자가 이런 호의를 보이는게 수상하지만
그래도 공짜 데뷔탕트 치르는게 좋겠단 생각으로 소피아는 수도로 올라오게 됨
당연히 위스컴 공작(이모네)이 좋은 의도로 데뷔탕트 같이 하자는게 아니었다
이 나라에는 두 황자가 있는데 그중 황태자(후계자)가 될 프레드릭 황자와 이사벨을 약혼시키기 위해
다른 로버트황자를 망신주고 밟아버리는 조건으로 현재 황후하고 거래했는데 거기에 여주 소피아가 이용당한거임
데뷔탕트 사건으로 소피아는 통수맞고 제국에서 가장 불쌍한 영애로 조롱받게 되는데 위스컴 공작부인은 사과한마디 없이
소피아한테 돈 던져주고 고향영지로 내려가라고 함
이에 두 피해자인 로버트황자와 소피아가 각자 자기목적을 위해 의기투합하여 로버트는 황태자 자리를
소피아는 자기네 영지를 키우기 위해 계약약혼하고 진행되는 이야기임
보통 이런 계약연애 계약약혼물에서는 계약이지만 한쪽이 마음이 생기거나 서로 마음있거나
그런데 상대방은 나를 안좋아하겠지 하고 삽질하는 내용이 주가 되는데 여기선 (물론 로맨스물이니 아주아주 약간 나오긴하는데)
계약연애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여주가 엄청 최대한 집중함. 진짜 이렇게 머리좋고 계산이 빠른 여주 첨봄 ㅋㅋㅋㅋㅋ
남주가 여주한테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고 고백하지만 여주는 더이상 계약약혼으로 얻을 이익이 없다는 판단에 쿨거래였다 ㅃㅃ 해버림
심지어 여주도 남주 좋아하긴 해. 근데 사랑보다 나의 이익이 우선이라서...
이게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유지됨. 남주를 밀어내는건 자기한테 이익이 안되어서 밀어내고 남주를 받아주는건 자기한테 이익이 된다는 판단으로 받아줌
(황제가 우리 아들과 헤어져라 하고 큰돈을 주면 얼른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가는 여주임)
근데도 왜 로맨스물이냐
로판방에서 누가 '저온화상 로맨스'라고 한 거 개터졌는데 이런 현실적 관계, 현실적 인물한테서만 나올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있음
너없이도 잘살 수 있고, 너보다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너를 사랑하는가- 이부분을 엄청 잘 씀.
사랑도 거래도 기본은 '신의'라는 걸 보여줌
두 공작가중 위스컴가문이 망하고 개리스가문이 끝내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건 개리스 가문이 더 똑똑하고 정치질 잘해서가 아님
정치질도 좋고 누구나 자기이익이 가장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기본. 최소한의 선을 지켰냐 아니냐가 갈렸다고 봤음
주변인물과 악역까지 개연성이 쩔어.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전부 이유가 있음
주인공의 소심하고 쩨쩨한 성격 말고도
이사벨의 음험하고 정치질 하는 성격, 프레데릭의 뇌청순, 개리스가문 남매의 거침없고 오만한 성격 전부 그렇게 된 이유가 있고
저 성격을 토대로 해서 행동하고 말함.
이렇게 개연성 있는 인물들이 성격과 배경에 맞춰서 행동하고 거기에 따라 사건이 터지고 해결되는 쾌감이 엄청 큼
어떤 인물이든 그냥 이유없이, 그냥 어떤 일을 하는건 없음. 애가 갑자기 왜 이러지? -이런 생각이 들 수가 없는 소설임
그러다보니 주변에 남주여주보다 매력적이라 생각되는 인물이 나오기도 하고
가끔 악역이나 주변에서 주인공을 구박하거나 선넘는 행동을 하는데 나중에 주인공이 용서하고 잘되면 저건 호구냐;;;; 하고
불호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선 그런게 없음. 상대방을 간보거나 시험하는 행동을 하고 그게 기분나쁘긴 하지만
아예 관계를 끊어낼 만큼의 선 넘는 건 아니라서 나중에 주인공이 화해하고 같은편 되는게 이해가 감.
어떤 관계가 파탄나는 경우는
아무리 나한테 이익되어도 저새끼 만큼은 못참겠다, 내가 손해라도 같이죽자!! 이런 경우에만 파탄이 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쟁물이지만 막 혁명이나 세력다툼으로 암살하고 사람 죽어나가고 그런건 아님. 세계관이 큰 편은 아닌데
칼은 안쓰지만 세치혀로 소문으로 사람을 찌르고 죽이는게 칼로 찌르는 것보다 더한걸 보여주긴 해
남주캐릭이 로맨스 남주로 매력있는건 아닌데 한 캐릭터 성장으로 보면 매력잇음
외전까지 보면 남주과거도 잠깐 나오는데 그 상황에서 저 정도로 혼자 잘 큰 것도 대단하고
그 어떤 피폐물 남주보다 더한 과거사가 있는데 굉장히 정상적 인물임.
보통 책사형 여주보면 자기가문 이익, 자기이익보다 남주를 위해서 머리를 굴리던데
소피아는 끝까지 남주와 결혼하고도 자기이익 자기가문 이익이 우선인게 마음에 들었다.
여주의 쿨거래 계약약혼처럼 진짜 기분좋게 끝까지 읽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ㅍ 인기작과 내가 잘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한 소설임. ㅋㅋㅍ에서 인기있었다고 하는거 나올때마다 바로바로 질러서 읽었는데 로판아닌 로설이라도 하나도 실패를 안함
p.s
정쟁물, 정치물 특성상 조연들이 많이 나옴. 워낙 캐릭터 개연성과 빌드업이 미쳐서 조연캐들이 헷갈리는건 없는데 주인공들만 나오는 걸 보고싶은 취향이면 추천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