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는 안 읽음.
격변하는 시대와 거기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이만큼 조화롭게 쓰실 수 있는 장르 작가가 많이 없을 것 같음.
작가님이 지금이 아니면 이 소설을 쓰기가 어렵다고 하셨는데 나는 소설 몇 편 써보시고 이 시리즈를 쓰셨으면 더 잘 나왔을거라고 생각해.
세계관은 재밌었는데 인물 표현 방법이 전형적인 소설에 나오는 캐릭터 같아. 그래서 전체적으로 주인공의 매력이 부족하다라고 느낌.
처녀작을 이정도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겠지만. 가끔 이상한 부분에서 일본식으로 쓰이는 표현이 나옴.
배경은 거시적이지만 소설은 인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춰서 미시적으로 진행 돼.
격동하는 시대는 많이 본 설정이라 시대 자체보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캐릭터의 행동과 생각이 흥미로운건데
이 시리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다들 시대의 중심에서 지쳐서 떠났거나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이야.
창작물 주인공이 세상 중심에서 살아가면서 바뀌고 바꾸는 역할을 조연에게 맡겨서 주연들의 매력이 깎일 수밖에 없음.
그리고 주인공들이 이렇게 살 수 있는건 어느정도 직위와 권력이 있는 안전한 위치에 있으니까 가능한거라 소설에서 위기가 안느껴졌어.
1부는 초기작이고 주인공들이 세계관 안내 때문에 버려졌다고 생각이 듦.
2부는 본편보다 외전이 마음에 들었는데 작가님이 생각한 배경과 인물상이 잘 나왔어. 이걸 본편에서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3부가 제일 완성도 높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주인공들이 변화하는 세상 중심에서 움직이고 스스로 마무리를 지은 다음 다른 삶을 찾았고 그 과정도 좋았어.
중간이 좀 늘어지고 대립 부분이 짧았지만.
4부는 애매했음. 작가가 인물을 A라는 키워드를 가진 캐릭터이니까 A 내에서만 말하게 하고 행동하게 함. 후기 표 보니까 내 추측이 맞는가 하는?
부족에서 개인의 독립, 자아 확립은 좋았는데 이 마무리 대사와 장면을 여동생이 했음. 이것까지 여주가 했으면 좋았을 거라 생각했어.
5부는 완결편인데 인물들이 더 평범해지고 연출이 일본 애니에 나오는 노린듯한 대사와 장면이 많았다. '보랏빛눈'은 왜 이렇게 많이 나옴.
법 제정하는 과정이 쉽게 만들어져서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들이구나 생각함.
여주인공들이 개성도 강하고 마음에 들었는데 그 매력을 자기가 주인공인 이야기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다음 소설에서 보여주거나 다른 면모를 알 수 있게 하더라.
1부 주인공은 3부에서, 2부 주인공은 4부에서. 연작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재미있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나는 별로였음.
남주들이 정형적인 로판형 남주였고 남조는 스토리를 위해 쓰이고 버려지는 종이남조였음.
특히 작가님이 배경과 사상 설명을 남캐의 대사를 빌려서 할 때 몰입감이 좀 깨질 때가 있었어.
또 묘하게 각 부마다 작가님의 문체가 달라진다고 느꼈는데, 해당 작품을 쓸 때 영향을 받은 소설이 있었었나 나아진다기보다 정리가 안되는 느낌?
잘 봤는데 더 잘 나올 수 있었던 소설이라 끝이 아쉽더라. 연출이나 편집을 출판사에서 손 봐줬으면 대작 하나 나왔을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