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넘길수록 이야기가 끝나는 게 아쉬워서 아껴서 읽고 싶은 마음과 얼른 외전 내용까지 알고 싶은 마음이 교차했어ㅠㅜ
지수혁 김유민 마음 한 구석에 찌르르함을 안겨준 이 싸랑스러운 사람덜.. 난 어딘가 망가진 인물들이 좋더라.. 기형적인 인물들이 서로 교감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느껴ㅠㅜ 왕복 세시간 걸리는 마을도서관에서 겨우 빌려서 읽었는데 보람차다~! 로판방 아니었으면 이 책의 존재도 몰랐을 거얌ㅠ 이제 봉루 노려봐야겠다(불끈) 고마워요 로판방 무묭영애님들!!
364쪽
"이런 내가⋯⋯ 무섭니?"
"⋯⋯조금요."
"난 네가 많이 무서워."
"⋯⋯그런데도."
목소리가 점점 잠겼다.
"그런데도 내리지 않을 거예요?"
문법에 맞지 않는 말 같다. 그녀가 곧 덧붙였다.
"롤러코스터에서."
"⋯⋯그래. 어디까지 가나 한번 끝까지 가 볼 거야."
"어지럽게 빙빙 돌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거예요."
"⋯⋯그럴까?"
그가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눌렀다. 부드럽게 달아오른 숨이 차갑게 식은 피부 위에 열기를 새겼다. 늘 품위 있게 자신을 포장하는 그의 어디에서 이런 폭염같은 열기가 쏟아지는 걸까. 검고, 농밀하고, 아득한 그의 체온.
"그래도 어디든 도착하겠지."
"어디로 가는지는 상관없어요?"
"상관없어."
"⋯⋯."
"난 이미 거기에 올라탔고, 끝날 때까지는 내릴 수 없거든."
그가 살짝 웃었다. 그 웃음소리는 아까보다 공허함이 덜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긴장을 조금 풀 수가 있었다. 유민을 꽉 끌어안고 그가 말했다.
"날 어지럽게 빙빙 돌리다가, 어디에든 갖다만 놔."
"⋯⋯."
"거기가 어디든 네가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난 정말이지 상관없어."
그녀는 왜, 어떻게 자신이 그런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묻지 않았다. 그도 설명할 수 없으리란 것을 어렴풋이 이해했다. 그의 말처럼 그것은 질병과도 같았다. 그녀가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하듯, 그가 그녀를 놓치 못하듯, 그냥 그렇게 되어 버린 것이다.
비가 그칠 때까지, 남자는 오랫동안 그렇게 여자를 안고만 있었다.
지수혁 김유민 마음 한 구석에 찌르르함을 안겨준 이 싸랑스러운 사람덜.. 난 어딘가 망가진 인물들이 좋더라.. 기형적인 인물들이 서로 교감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느껴ㅠㅜ 왕복 세시간 걸리는 마을도서관에서 겨우 빌려서 읽었는데 보람차다~! 로판방 아니었으면 이 책의 존재도 몰랐을 거얌ㅠ 이제 봉루 노려봐야겠다(불끈) 고마워요 로판방 무묭영애님들!!
364쪽
"이런 내가⋯⋯ 무섭니?"
"⋯⋯조금요."
"난 네가 많이 무서워."
"⋯⋯그런데도."
목소리가 점점 잠겼다.
"그런데도 내리지 않을 거예요?"
문법에 맞지 않는 말 같다. 그녀가 곧 덧붙였다.
"롤러코스터에서."
"⋯⋯그래. 어디까지 가나 한번 끝까지 가 볼 거야."
"어지럽게 빙빙 돌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거예요."
"⋯⋯그럴까?"
그가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눌렀다. 부드럽게 달아오른 숨이 차갑게 식은 피부 위에 열기를 새겼다. 늘 품위 있게 자신을 포장하는 그의 어디에서 이런 폭염같은 열기가 쏟아지는 걸까. 검고, 농밀하고, 아득한 그의 체온.
"그래도 어디든 도착하겠지."
"어디로 가는지는 상관없어요?"
"상관없어."
"⋯⋯."
"난 이미 거기에 올라탔고, 끝날 때까지는 내릴 수 없거든."
그가 살짝 웃었다. 그 웃음소리는 아까보다 공허함이 덜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긴장을 조금 풀 수가 있었다. 유민을 꽉 끌어안고 그가 말했다.
"날 어지럽게 빙빙 돌리다가, 어디에든 갖다만 놔."
"⋯⋯."
"거기가 어디든 네가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난 정말이지 상관없어."
그녀는 왜, 어떻게 자신이 그런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묻지 않았다. 그도 설명할 수 없으리란 것을 어렴풋이 이해했다. 그의 말처럼 그것은 질병과도 같았다. 그녀가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하듯, 그가 그녀를 놓치 못하듯, 그냥 그렇게 되어 버린 것이다.
비가 그칠 때까지, 남자는 오랫동안 그렇게 여자를 안고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