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이랑 본편 중에서 더 임팩있는 막 문단으로 가져옴!!
ㅇㅇ = 여주, ㅁㅁ = 남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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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ㅇㅇ는 눈물처럼 속삭였다.
"사랑해요, ㅁㅁ."
언제나처럼 답이 돌아왔다.
사랑한다, ㅇㅇ
2.
얼굴을 대자 일정한 박자로 이어지는 작은 숨결이 그의 이마를 간질였다. ㅁㅁ은 잠든 ㅇㅇ의 뺨에 부드럽게 입 맞췄다.
사랑해, 하고 평생 깨어있는 ㅇㅇ에겐 내뱉지 못할 그 말을 중얼거리며…….
3.
“……사랑해, ㅇㅇ.”
등 뒤에서 들려오는 안온한 속삭임을 들으며, 나는 눈을 감았다.
마침내 찾아온 휴식이었다.
4.
“그럼 이만 가 볼까요, 주인아씨.”
“그럴까, 나의 노비.”
ㅇㅇ은 ㅁㅁ이 내민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리고 천천히 연단을 내려갔다.
북궁의 황제는 황후의 노비다. 그녀의 황후는 그의 주인인 ㅇㅇ. 두 사람은 우레와 같은 함성을 터트리는 백성들 사이를 걸어 내려가며 비로소 부부가 된 인연을 천하에 알렸다.
5.
“ㅇㅇ야.”
남자가 그녀의 귓가에 다정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 말에 ㅇㅇ는 ㅁㅁ의 목을 와락 껴안으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저 또한 작게 속삭이며 답했다.
시뻘겋고 미친…… 아, 아니, 시뻘겋고 멋진……
“저도요.”
사랑하는 나의 ㅁㅁ.
6.
ㅁㅁ, 당신이 다녀가고 난 네르아의 날씨는 신비할 정도로 맑아.
돌아와. 언젠가. 스치듯 지나갈지라도,
당신이 또다시 떠나야 할지라도.
기다릴게, ㅁㅁ.
언제라도.
여기서.
7.
다음번, 당신이 모든 것을 잊고 나를 모를 세계에서는.
“내가 당신을 찾으러 갈게.”
8.
“너는 나를 다시 사랑하게 될 거야.”
“…….”
“내가 너를 사랑하듯이.”
그로써, 예언이었다.
9.
ㅇㅇ는 평소보다 말이 많았고, ㅁㅁ는 평소보다 많이 웃었다. 그런 오후였다. 어쩌면 평범하고, 그래서 특별한.
봄이 깊었다.
아주 많이, 오래오래 사랑할 연인의 봄이.
10.
"이곳에서 한 번도 널 떠나보낸 일이 없어."
쉰 음성으로 속삭이듯 말하자, 그녀가 그의 가슴 위에서 느릿하게 주먹을 쥐었다.
ㅁㅁ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이어 특유의 유쾌함과 자신만만함으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 아가씨. 우리 구면이로군."
11.
이윽고 ㅇㅇ가 빛 속으로 다시 발을 내디뎠다. 너무 밝아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빛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