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수리나무 아래 - 정말 더 이상의 설명을 생략하고 싶지만... 이것만으로도 300화 치니까. 난 리디스토리때부터 상수리어플로 쓰면서 재밌게 봤지만 그때도 꾸금씬은 좀 지루하게 느꼈어. 물론 작가한테 워낙 믿음이 컸고, 그 지루한 꾸금씬 고려해도 타 작품들에 비해서 월등히 재밌었기 때문에 별로 신경 안 썼음. 그리고 뒤로 갈수록 (이건 아마 국내 1세대 판타지 독자들은 이해할 텐데) 그 생생한 판타지 세계관, 전투나 몬스터 내용도 그렇지만, 인물들이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서 작가가 얼마나 이해하고 글 을 쓰는지 절실히 느껴져서 매번 감탄하면서 봤음. 사실 난 판타지 덕후긴 하지만 로맨스도 좋아하는데 상수리 말고는 이 두 가지를 온전하게 충족시켜준 작품 본 적 없는 것 같아.
오래 걸으면 발가락이 쓸리고 종아리는 퉁퉁 붓고, 벗은 신발은 해져 있고 온몸에는 땀 냄새가 나고 그런 와중에 지나가느 숲의 싱그러움이 생생하고, 성에서 생활 할 때는 중세 성의 사람들이 어떻게 계절 하나 하나를 지내는지, 식량은 뭘 먹고, 농지는 어떻게 활용하고 성주는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런 부분조차도 너무 감탄스러웠음.
나는 고증 제대로 하는 거에 대한 기대는 없지만, 자기가 쓴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작품은 싫어해. 고증무새도 싫지만 판타지니까 고증 없어도 된다고 무작정 주장하는 것도 너무 싫더라고. 뭐가 됐든 세계관 설정에 대한 이해와 표현은 있어야지. 흠 상수리는 설명 필요없다 해놓고서 이렇게 쓰다니 미쳤나봐...얼른 다음 작품을
2. 테라리움 어드벤처 - 연재는 리다무로 달리고 단행본 보려고 했늗네 자꾸 이벤트 해서 결국 지른 판타지. 상수리에 너무 에너지를 써서 글 썼더니 패스;;;; ㅋㅋㅋㅋㅋ 일단 추천만 하고 감. 노맨스 판타지 좋아하고, 일상 위트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3. 불행의 기원 - 갑분 현로. 로판방에 씨씨 작가 좋아하는 사람 많을 텐데, 까마귀는 반짝이는 것을 좋아해, 직장내 불순교제 등 전작은 이미 단행본으로 나왔어. 이건 학창시절 첫사랑, 집안 차이, 노란장판, 기억상실 등의 클리셰 키워드인데 솔직히 난 전작 읽을 때 더 재밌었는데 제일 만족스러운 건 이 작품이야. 제일 깔끔하다고 해야 하나? 전작에선 재밌게 읽으면서도 굳이 이게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좀 들어서 ㅎㅎㅎ 작가 작품을 다 좋아라 읽지만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하다보니 곧 죽어도 팬은 못 되는 느낌 ㅎㅎ
정지원, 정혜 작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아 그리고 단행본 존버해도 좋은데, 난 작가가 이런 식으로 집필할 원동력이 되게끔 내가 유연 구매하는 것에도 의의를 두는 편이라 연재든 단행본 존버든 편할 대로 구매 추천해
4. 폐하의 밤 - 아 이거 단행본 나왔는데 요 ㅠㅠㅠㅠㅠ 꾸금용으로 가벼운 로판 소설인 줄 알았는데 감정선 너무 괜찮아서 뒤로 갈수록 홀린듯이 봤다. 물론 생각보다 약한 부분이나 정쟁 부분 허술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로판의 황제 황녀 공작 나오는 소설들에 비하면 난 이정도도 감지덕지였고 무엇보다 좋아한다는 감정에 대한 시선이 좋았어. 여주가 남주 너무 좋아하는 게 싫은 사람한테는 비추. 단행본으로 사도 좋고, 저렴하게 연재로 봐도 괜찮을 듯.
아 그리고 또 뭐있지... 고민해봐야겠네
생각나면 추가할게!
+추가
5. 그림자 없는 밤 - 이걸 빼먹을 뻔 했네 ㅠㅠㅠㅠㅠ 솔직히 로맨스는 좀 약하다고 생각해. 까마귀는 반짝이는 것을 좋아해 처럼 황족 남주 기사 여주 구도에 서로 보면서 헤롱대는 건 비슷한데, 개인적으로 판타지나 기타 작품 완성도는 그림자 없는 밤이, 감정선이나 로맨스는 까마귀가 더 맘에 들었음. 일부러 비교하는 거 아니고 두 개 중 하나라도 본 사람한테 참고하라고 쓰는 거임 ㅇㅅㅇㅋㅋ 특히 그림자 없는 밤은 작가가 유머러스한 상황을 유도하는 데 있어서 서술이 자연스러워서 좋았음. 다만 이런 유머러스한 상황이 중간에 지나치게 많이 나오고 그게 대부분 세상에 갓 나온 뽀쟉하지만 힘은 천하장사인 여주를 우쭈쭈하는 상황과 한끝차이라 그부분이 지루한 사람도 있을 듯. 근데 1부 후반 전개로 갈수록 이것도 수습해서 잘 전개해서 다시 긍정적으로 변했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