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불호덬들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읽은 요한티테의 해석임ㅜㅜ
티테가 계속 이 사랑은 운명이라 하는데 이 책에서 신이 나오니까 신화에 빗대어 해석해보면 '운명'과 '신탁'은 인간은 절대 거스를 수 없는 숙명임.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평범한 사람들(?)은 운명을 바꾸려고 발버둥 치지만 항상 신탁처럼 최후를 맞이함. 바뀌면 그것도 신의 뜻임. 신화에 나오는 사람들의 행동은 이해가 안가는게 많지만 그게 그들의 운명이고 요한과 티테의 사랑은 운명임. 신탁이 마지막에 분명하게 나오고 주인공(요한)은 어느 정도만 알고 있는 것은 이야기에서 많이 쓰이는 장치여서 그러려니 함.
그리고 요한과 티테가 서로 사랑했다는 것은 조연인 쥰과 비스를 통해서 알 수 있음. 소설에서 꼭 전지적 작가 시점이나 주인공 시점이 아니라 조연 시점으로도 주인공의 감정을 알 수 있는데 쥰은 요한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알지만 그것이 티테인지는 모르고, 비스가 요한에게서 느낀 감정과 마지막 장면에서 로켓을 여는 행동으로 요한이 티테를 사랑하는 것은 설명이 됨. 이 장치들이 티테와 요한이 나눴던 대화가 서로를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했던 대화라고 알려줌.
그리고 티테가 작중에서 요한의 행동을 자기식대로 이해하고 짐작하는 장면들이 정말로 요한이 티테를 사랑해서 했던 행동이었음. 요한이 기사를 시켜 티테가 있는 방을 지키거나, 요한이 지하감옥에서 티테를 만나거나, 요한이 티테를 높은 곳에서 지켜보다가 강간범에게서 구해주거나(이걸 한 문장으로 퉁친 작가...), 티테가 사경을 헤맬 때 꿈이라고 생각했던 요한의 고백이 진짜로 있었던 일임. 직접적으로 표현이 안됐을 뿐 요한이 티테를 사랑하는 장면은 꾸준히 나옴.
요한이 티테를 내내 밀어낸 것은 요한이 종전을 위해 죽으려고 했기 때문임. 요한이 남들보다 신탁을 조금 일찍 받았고 거기에 '희생'이 필요할 거라 말함. 그리고 그 희생이 당연히 자신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개인적 해석이지만 많은 로맨스가 그렇듯 머지않아 나(요한)는 죽을텐데 상대방(티테)을 위해서 사랑을 부정하고 함께하지 않는 경우가 있음. 티테를 밀어낸 것은 신관으로서보다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선택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티테는 미친것이 아님. 사람들이 티테를 보고 미친년이라고 한 거지 티테는 자기가 멀쩡하다고 말하고, 다 요한을 사랑해서 나온 과한 행동이라고 설명하고 인정함. 가족, 명예, 우정 다 버린 사랑이라 미쳤다면 미친 거지만 하여튼 티테 본인 스스로는 미친 것이 아니라고 함. 일본식으로 메가데레? 요한이 티테에게 다가오지 못하니까 티테가 다가가려고 스토커 짓을 함. 티테가 자기의 사랑은 타협과 포기가 없다고 했잖아. 그런데 요한의 사랑은 참고 지켜보는 사랑이었고 같으나 다른 사랑이어서 티테는 물러나게 됨.
만약 이 둘이 사랑만 외쳤다면 평범한 소설이었겠지만 요한과 티테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무를 끝까지 버리지 않았어. 둘 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요한은 교황으로서 티테는 리베로 가의 장녀로서 희생을 각오하고 이행함. 티테는 자기 가족을 사랑하고, 왕가였던 가문을 자랑스러워하고, 요한을 만나기 전까지는 명문 리베로 가의 장녀다웠고, 자신의 사랑 때문에 가문이 욕먹는 걸 슬퍼했다고 작가가 주지함. 티테가 희생한 이유는 요한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있겠지만 이러한 귀족의 의무감도 있었다고 생각함. 정말로 이야기 속에 나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귀족이라는 거지.
또 이야기에 나오는 엑스트라(사람들)도 재밌었어. 티테가 가문에서 외면당하니까 사람들의 비난과 폭력이 직접적으로 바뀌고, 티테가 제단으로 걸어갈 때 비틀거렸지만 사람들은 그걸 보며 기품있는 걸음걸이라고 해. 또 제물이 티테임을 알고 나서 진짜 제물을 찾으려고 하고 요한이 티테가 제물이 맞다고 말을 해도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다가 요한이 모든 인류를 사랑하기에 신이 티테를 제물로 받아들였다고 감동하지. 어리석으면서도 평범한 민중의 모습이야.
흔한 클리셰이지만 작가가 짧은 글에 이 정도로 담아냈다는 것이 재밌었어. 어지간한 중편보다 재밌게 읽은 단편임. 이렇게 글을 쓰면 반박글이라고 하던데ㅜ 절대로 불호덬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고 재밌게 읽은 사람은 이런 시점에서 재밌게 읽었다는 뜻에서 올린 글....실드... 한 소설의 다양한 감상글.... 내가 안경원숭이 작가님 글은 개그코드가 맞아서 좋아하는데 전혀 다른 스타일의 글을 봐서 우쭈쭈가 들어간 해석일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