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인데 내가 심심해서 올려봄ㅋㅋㅋㅋㅋㅋ
유명작, 좀 덜 유명작 섞여 있는데 다들 로판방에서 언급 있었던 작품들이야
ㅇㅇ= 남주이름, xx = 여주이름이야!!
+) 정답 댓글에 있어!!
1.
“아까 왕자에게 했던 말, 듣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무서워서 묻지 못했는데 이제 물어볼게요. 날 사랑하나요?”
얼굴을 감싸 오는 커다란 손이 뜨거웠다. xx는 거기에 가볍게 얼굴을 비비며 웃었다.
“답을 알면서 묻지 마세요, 나의 기사님. 나야말로 계속 물어보고 싶었어요. 당신은 날 어떻게 생각해요?”
“사랑합니다.”
2.
“가지 마요. 내가 잘못했어요.”
“…….”
“내가, 내가 정신이 잠깐 나갔나 봐요. 내가 괴물 새끼라서 그래.xx 씨도 알잖아요, 내가 얼마나 미친놈인지.”
“…….”
“xx 씨 없으면, 나 죽어요. 나 이제 당신 없으면 못살아. 앞으로 xx 씨가 시키는 거 뭐든 다 할게요. 내가 개소리 지껄여서 화 많이 났죠? 뺨이라도 후려갈길래요? 혓바닥이라도 자를까? 발이라도 핥으라면 그렇게 할게요. 응?”
3.
“언제는 네가 알아주길 바랐고, 언제는 네가 영영 모르길 바랐어. 내 마음인데 나도 갈피를 못 잡겠어. 그런데 지금은 겁이 나. 네가 날 미워할까 봐 너무 무서워서……”
ㅇㅇ이 서럽게 흐느꼈다.
“좋아해 달라고 하지 않아. 다만 미워하지만 말아 줘. 네가 부담스럽다면 다시는 말하지 않을게. 네가 신경 쓰지 않도록 할게, 그러니까.”
“…….”
“그러니까, 그냥 이대로 지내면 안 될까…….”
4.
“내 사랑은 그렇게 고귀하지 않거든. 내 머릿속에는 널 어떻게 옭아맬까. 어떻게 네가 주저앉게 할까, 그런 생각뿐이야. 나아진 척 말해도 여전히 다른 사내들이 널 보는 게 화가 나고 매사 전전긍긍이고.”
(중략)
“조금이라도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단장을 하고,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싶어서 검을 들었지만, 너무 서툰 꼴은 보이고 싶지 않아서. 네게 한 발 정도는 어울리는 사내가 되고 싶어서 백조처럼 물 아래서 발버둥 친 거야.”
5.
아무리 바라보아도 맞춰지지 않는 시선.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기억되지 않는 존재.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린 소녀의 멍한 두 눈을 바라보며 그는 늘 바라고 열망하였다.
“……xx.”
“예.”
네가 나에게 대답해주길,
“xx.”
“……예.”
네가 나의 두 눈을 바라봐주길.
“xx…….”
“예. ……예, 전하.”
밝은 햇살 아래서도 눈을 맞추고 이 아이와 아는 척을 하고 싶었다.
6.
“너는 내 거야.”
못을 박듯 말이 이어졌다.
“그러니 네 배 속에 든 것도 전부 내 거야.”
커다란 손바닥이 배 위를 훑고 지나갔다.
“네가 가질 내 새끼, 감히 건드릴 생각은 하지도 마.”
7.
“고결한 당신으로부터 내려지는 작은 자애의 손길로 이 타락한 영혼이 구원받기를 바라 마지않았습니다. 공주께서 웃으실 때, 공주께서 제게 감사하다 말해 줄 때 이 어두운 앞길에 한 줄기 빛이 내려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제 공주님이 아니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네, 제가 그만 공주님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중략)
“제가 어찌 여신의 사랑을 받는 이를 여신의 품에서 빼앗아 올 수 있겠습니까. 공주께서는 그분과 함께하였을 그때 가장 행복해 보이셨습니다. 그 뜻은 고결하고 아름답습니다. 당신과 같은 고귀한 분을 어찌 저 같은 낮은 자 안에 가두어 버릴 수 있겠습니까. 공주님께서 제게 버리지 말아 달라 하였지요? 아닙니다, 그렇게 될 것은… 저일 가능성이 더… 높지 않겠습니까?”
8.
“아무 데도 못 가.”
피보다도 더 검붉은 눈으로 남자가 말했다. 그의 말이 폭력처럼 xx의 귓속에 쑤셔 박혔다.
“네가 어디로 도망가든 그곳을 모조리 소멸시킬 것이다.”
“…….”
“그러면 다시 내게로 돌아올 수밖에 없겠지.”
그 말을 한 후 남자는 빨간 입꼬리를 들어 올려 활짝 웃었다. 사라진 그의 왼쪽 팔, 핏줄기를 내리 흘리면서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웃고 있는 ㅇㅇ.
9.
“사랑해…….”
ㅇㅇ는 xx를 올려다보며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사랑해…….”
나 같은 괴물이 이런 말 해봐야 끔찍하고 무섭고…… 싫기만 하겠지만. 널 사랑해……, 널 너무 사랑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미안해…….”
아프게 해서 미안해.
“제발…….”
그는 xx의 무릎에 엎드려 고개를 묻었다.
“제발…… 용서해줘…….”
용서해줘…….
“버리지 말아줘…….”
10.
“……난 그대를 사랑하지 않아. 그저 그래.”
ㅇㅇ는 여전히 xx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저 그대가 내 아내라 배려하는 거야. 행여 그대만큼 짐이 그대를 사랑한다 착각하지는 않는 게 좋을 거야.”
“네, 폐하. 알고 있어요.”
“……알고 있긴 뭘 알고 있다는 거지? 어느 멍청이가 별로 마음에도 없는 여자를 위해 헤브론 같은 거대 영지를 주고, 죽여도 시원찮을 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배려를 한단 말인가? 루트비히의 납치 계획? 놈이 그만한 깜냥이 될 성싶나? 그대의 곁에서 완전히 떼어 내려면 완전히 망가뜨려야 하기 때문에 붙인 죄명이지. 실제로 감히 혼인 전날에 그대를 찾아가서 야반도주를 하려 한 것은 사실상 납치나 다름이 없고. 그따위 놈은 거죽을 벗겨 성벽에 매달아도 성에 차지 않아.”
“…….”
xx는 ㅇㅇ의 괴이한 말에 입을 다물었다. ㅇㅇ 스스로도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횡설수설에 말이 맞지 않았다.
“짐은 절대로 그대의 고백에 감격했다거나, 사랑에 보답을 받은 것 같은 기분에 당황한 것이 아니야.”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