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https://www.marieclairekorea.com/culture/2021/09/band-era/?utm_source=naver&utm_medium=partnership
다시 밴드의 시대가 도래할까
시즌제를 선언한 '슈퍼밴드'로 미루어 본 밴드 음악의 미래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밴드>가 시리즈를 선언했다. 마치 <쇼미더머니>처럼.
다시 밴드의 시대가 시작될 거란 기대일까? 스쳐 지나가는 바람일까?
밴드 음악이 태생적 한계를 넘어 주류로 진입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본다.
밴드는 돈이 되지 않는다. 과거에도 과히 돈 벌기 쉽진 않았다.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는 한국 밴드는 영국, 미국, 일본의 밴드 시장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돈이 돌던 시기(그만큼 음악적으로 폭발적인 신이 존재하던 시기)에 음악을 시작한 사람들이다. 밴드를 배제하면 그 많은 이벤트, 라이브, 페스티벌 라인업을 채울 수 없던 예전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라도 있었다. 이제 더 값싸고 편리한 대안이 차고 넘친다. 마치 지금의 종이 매체가 게임 회사를 콘텐츠 기업으로 보고 벤치마킹하듯, 이름부터 ‘가상 악기(VSTi)’인 저세상 경쟁자도 있다. 경제 효율성을 우선하는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는 데 밴드는 실패했다. 게다가 이 변화가 세상을 그늘지게 만든 것도 아니다.
밴드의 비효율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다른 창의적인 음악적 방법이 나왔다. 이를테면 샘플러, 오토튠 등 과거의 음악가들이 비웃던 도구들이 보다 크고 많은 가능성과 연결됐다. ‘그들만의 리그’였던 힙합과 아이돌 음악의 변화한 위상도 위상이지만, 밴드보다 배고팠던 예컨대 전자음악 뮤지션들에게도 이전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갔다. 그 세대 영민한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밴드들이 사라지자, 각자도생의 길에서 더 많은 숨겨진 음악들이 그늘을 벗어났다. 유튜브에 다 있으니 접근이 어려울 것도 없었다. 그중 앰비언트로 말하자면, 편안한 배경음악으로서의 기능성이라도 있었으며 적어도 밴드보다 ‘쿨’했다.
망한 데다 잊히는 상황도 충분히 절망적인데 밴드라는 형식의 태생적 한계가 밴드 시대의 종말을 가속화했다. 그들을 보면 마치 동시대를 살지 않는 듯이, 극단적으로 자신들만의 세계에 사는 듯이 보인다. 밴드는 음악을 표현하는 기본적인 형태라기보다 그냥 니치(niche)시장이 됐다. ‘전 세계가 열광할 글로벌 K-밴드’ 결성을 목표로 시작한 JTBC의 경연 프로그램 <슈퍼밴드 2>가 뛰어든 시장이다.
(중략)
<쇼미더머니>에 몇 번씩 출연하는 래퍼들이 흔해졌다는 전언이다. <쇼미더머니>를 일종의 ‘미션’으로 설정하고 스스로를 더욱 몰아치다 보면 실력이 비약적으로 늘어서 하나의 큰 목표 삼아 계속 도전한다고. <슈퍼밴드> 시리즈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글로벌 K-밴드’ 같은 허망한 목표보다는 그들에게 지속적인 성장의 시간을 주는 프로그램이라는 것만으로도 <슈퍼밴드> 시리즈의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그들이 그들로 머물 수 있게 해준다면, 그래서 살아남는 것 따위가 아니라 내가 밴드의 시대를 열어보겠다는 야망을 계속해서 가질 수 있게 한다면. <슈퍼밴드 2>의 황린이 입버릇처럼 한다는 말이 바이닐의 전성시대도 예측 못한 안개 속의 현대에, ‘다시 밴드의 시대가 도래할까?’라는 의문에 대한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해보기 전에 안 된다고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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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정 우영(프리랜서)
photography WWW.SHUTTERSTOCK.COM, 아크레인(기탁)·위엔터테인먼트(크랙샷)·정나영·조기훈 제공
reference 2021년 9월호
트위터에서 보고 읽어봤는데 재밌게 읽어서 다른 덬들도 같이 읽어보자고 들고 왔어!
나도 슈밴으로 밴드판 유입된 거라 슈밴 얘기도 공감되더라
#밴드붐은온다
다시 밴드의 시대가 도래할까
시즌제를 선언한 '슈퍼밴드'로 미루어 본 밴드 음악의 미래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밴드>가 시리즈를 선언했다. 마치 <쇼미더머니>처럼.
다시 밴드의 시대가 시작될 거란 기대일까? 스쳐 지나가는 바람일까?
밴드 음악이 태생적 한계를 넘어 주류로 진입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본다.
밴드는 돈이 되지 않는다. 과거에도 과히 돈 벌기 쉽진 않았다.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는 한국 밴드는 영국, 미국, 일본의 밴드 시장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돈이 돌던 시기(그만큼 음악적으로 폭발적인 신이 존재하던 시기)에 음악을 시작한 사람들이다. 밴드를 배제하면 그 많은 이벤트, 라이브, 페스티벌 라인업을 채울 수 없던 예전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라도 있었다. 이제 더 값싸고 편리한 대안이 차고 넘친다. 마치 지금의 종이 매체가 게임 회사를 콘텐츠 기업으로 보고 벤치마킹하듯, 이름부터 ‘가상 악기(VSTi)’인 저세상 경쟁자도 있다. 경제 효율성을 우선하는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는 데 밴드는 실패했다. 게다가 이 변화가 세상을 그늘지게 만든 것도 아니다.
밴드의 비효율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다른 창의적인 음악적 방법이 나왔다. 이를테면 샘플러, 오토튠 등 과거의 음악가들이 비웃던 도구들이 보다 크고 많은 가능성과 연결됐다. ‘그들만의 리그’였던 힙합과 아이돌 음악의 변화한 위상도 위상이지만, 밴드보다 배고팠던 예컨대 전자음악 뮤지션들에게도 이전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갔다. 그 세대 영민한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밴드들이 사라지자, 각자도생의 길에서 더 많은 숨겨진 음악들이 그늘을 벗어났다. 유튜브에 다 있으니 접근이 어려울 것도 없었다. 그중 앰비언트로 말하자면, 편안한 배경음악으로서의 기능성이라도 있었으며 적어도 밴드보다 ‘쿨’했다.
망한 데다 잊히는 상황도 충분히 절망적인데 밴드라는 형식의 태생적 한계가 밴드 시대의 종말을 가속화했다. 그들을 보면 마치 동시대를 살지 않는 듯이, 극단적으로 자신들만의 세계에 사는 듯이 보인다. 밴드는 음악을 표현하는 기본적인 형태라기보다 그냥 니치(niche)시장이 됐다. ‘전 세계가 열광할 글로벌 K-밴드’ 결성을 목표로 시작한 JTBC의 경연 프로그램 <슈퍼밴드 2>가 뛰어든 시장이다.
(중략)
<쇼미더머니>에 몇 번씩 출연하는 래퍼들이 흔해졌다는 전언이다. <쇼미더머니>를 일종의 ‘미션’으로 설정하고 스스로를 더욱 몰아치다 보면 실력이 비약적으로 늘어서 하나의 큰 목표 삼아 계속 도전한다고. <슈퍼밴드> 시리즈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글로벌 K-밴드’ 같은 허망한 목표보다는 그들에게 지속적인 성장의 시간을 주는 프로그램이라는 것만으로도 <슈퍼밴드> 시리즈의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그들이 그들로 머물 수 있게 해준다면, 그래서 살아남는 것 따위가 아니라 내가 밴드의 시대를 열어보겠다는 야망을 계속해서 가질 수 있게 한다면. <슈퍼밴드 2>의 황린이 입버릇처럼 한다는 말이 바이닐의 전성시대도 예측 못한 안개 속의 현대에, ‘다시 밴드의 시대가 도래할까?’라는 의문에 대한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해보기 전에 안 된다고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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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정 우영(프리랜서)
photography WWW.SHUTTERSTOCK.COM, 아크레인(기탁)·위엔터테인먼트(크랙샷)·정나영·조기훈 제공
reference 2021년 9월호
트위터에서 보고 읽어봤는데 재밌게 읽어서 다른 덬들도 같이 읽어보자고 들고 왔어!
나도 슈밴으로 밴드판 유입된 거라 슈밴 얘기도 공감되더라
#밴드붐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