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룸을 운영하고 있고, 세입자 중에 중국인 유학생이 있어.
그리고 아직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 해서 여러가지 나한테 물어보는 친구인데...
내가 중국어 잘 하거든.
근데 어제 일하는데 갑자기 전화와서 엉엉 울면서 말하는데 내가 잘 못 알아 듣겠어서
그냥 있다가 얘기하자, 나 일하는 중이다 했더니
무묭씨 미안하다고, 나 길거리에서 폭행당해서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에 진단서 떼러 왔다.
근데 내일 경찰서 가서 진술서 작성해야 하는데 바쁘면 혼자 다녀오겠다 하길래
그냥 같이 가준다고 함.
난 어차피 출근이 늦거든.
출근이 늦은 만큼 퇴근도 늦어서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 술도 안 깨고(매일 밤 마시는 맥주ㅠ) 정신도 안 들어서
천천히 일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봄.
버스에서 갑자기 누가 뒷통수를 쳐서 왜 때리냐고 물어봤더니 말도 안 하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길래 따라 내려서 왜 때렸냐고 또 물어보니까
다짜고짜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패대기쳐서 발로 찼다고.
얼굴이랑 갈비뼈쪽에 붓고 무릎 까지고 그랬다고 하더라고.
얼굴 보기엔 심하진 않았는데 문제는 내일 방학이라고 집에 간대...
부모님이 보시면 분명 걱정하실 텐데 어쩔거냐고 물어봤더니
부모님한텐 말 안 하고 며칠 친구 집에 있다가 집에 간대.
아.... 그러고 경찰서 갔는데
한 시간동안 조서 작성하고 나왔어.
근데 나한테 통역비 준대.ㅇ ㅅㅇ 오....? 진짜여? 했는데 통역했으니 준대.
.... ㅇㅅㅇ 난 좋다. ...
갑자기 아침부터 무뜬금 알바한 기분.
세입자 친구가 고맙다고 밥 사준다고 했는데
경찰에서 나 알바비 준대 걱정 마. ㅇㅅㅇ 이러고 옴.
그보다 더 시강이었던 게... 옆 자리에서 조서 작성하던 사건..
집에서 칼부림을 했다고....
술 먹고 정신 없었다는데
여전히 부인이랑 헤어질 생각 없다고 진술하는데
너무 궁금했지만 무서워서 고개도 못 들었음...
그 부인도 곧 와서 남자한테 따지고 어쩔 거냐고 하며 화해하고 돌아가는데
난 보는 것만으로도 조금 무서웠어.... 내가 흘깃 보니까 옆 자리에서 진술서 작성하던 형사님이
그 사람 한칸 더 옆으로 가라고 해주시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