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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내가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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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0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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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어

산산히 부서져 사라지고 싶었어

내일에 대한 기대가 조금도 남아있지 않아서

오늘의 내가 견딜 수 없이 한심해서

과거의 일들이 끝없이 발목을 붙잡아서


'내 모습을 사람들이 한심하게 생각하겠지'

'나는 숨만 붙어있는 시체나 다름 없어'

'나는 정말 무가치해'

그런 생각을 하는 날들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지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어

한심하면 어때

혼자서 못하겠으면 도움을 받으면 돼

누구나 타인에게 도움을 받고 살아가는데

정말로 힘들면 지나가는 누구라도 붙잡고

미친척 도와달라고 엉엉 울어라도 봐야지 싶었어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저 쉬고 싶다면

모든 걸 내려놓고 쉬어야 해

나는 설거지도 안하고 한참 씻지도 않고

진짜로 할 마음만 드는 일만 하는 날을 보냈어

한동안 그러고 나면

신기하게 아주 조금, 뭔가를 할 의욕이 생기더라





일단 살아야지, 살고 봐야지


살아야 뭐라도 할 수 있는 건데


죽을만큼 힘든데 무리해서 멀쩡한 척 하면 안되겠더라고


스스로 한심하고 쪽팔리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근데 그 기분이 내가 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아니잖아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듣는 게


내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인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아니니까





살아 숨쉬고 있는 동안에는

반드시 기회가 있어

웃을 수 있는 기회

세상에서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기회

나와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나

나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기꺼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

모든 가능성이

아직 오지 않은 시간 속에 잠들어 있어






마음에 깊은 상처가 있는 사람들은

죽을만큼 괴로운 시간을 보내본 사람들은 알아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나는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도 있어

그건 아무나 할 수 없는 굉장한 일이야



그래서 나는 살기로 했어

도움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진 지금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고

나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어




마음을 말로 표현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마음을 표현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라서

내가 제대로 설명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야

하지만 살아도 돼

그렇게 생각해



내 이야기가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두서없이 적어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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